고독한 먹기행 (272) - 은평구 응암동의 ‘산동성옛날수타짜장’
뻔하지 않은 먹개론(槪論)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관찰형 아재
지갑만 얇아졌을 뿐. 광고성, 홍보성의 글은 일절 없습니다.
그 시절의 추억을 먹으러 오곤 한다.
생애 첫 수타짜장에 대한 기억은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어느 백화점의 지하 푸드코트에서였습니다.
수타 반죽의 부드러움을 강조하기 위함인지 모르나, 제 기억으론 수타짜장들엔 꼭 알알이 감자가 들어가 있던 것으로 기억을 합니다. 그땐 동네의 중국집이라도 반죽을 치대고 실타래 면을 뽑아대던 수타짜장면집을 적지 않게 볼 수 있었는데요. 시대가 바뀌고 배달 앱이 전성기를 맞이하며 더욱 보기 힘들어진 것도 같습니다. 날로 간편함이 지배하는 세상이 되어가는 중이니까요.
그런 추억으로 방문했던 집입니다. 그저 근처로 수타짜장이 있다는 반가움에 찾아갔던 집, 맛의 대단함보다도 추억을 먹으러 가는 편입니다. 이백일흔두 번째 고독한 먹기행의 이야기로 응암동에 위치한 수타짜장집, ‘산동성수타짜장’을 찾아가 보겠습니다.
게시글 하단의 요약 정보만 참고 가능
도착한 산동성수타짜장의 모습입니다. 수타짜장을 하는 집에서 볼 수 있는 면을 뽑는 장면을 내외부에서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입구부터 전면의 유리로 면이 탄생하는 과정을 확인하실 수가 있지요.
식당의 영업시간 및 주차 관련 정보도 참고를 해주시구요.
입장했습니다. 주말 점심은 손님들로 북적북적거립니다. 이중 홀의 구조로 조그맣게 룸도 지원을 하는 것 같았는데, 홀 쪽으로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메뉴로 넘어가서, 이런 건 예전과 많이 달라졌지요. 한잔 세트의 메뉴. 보면 혼밥, 혼술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이 또한 삶의 트렌가 되며 중국집의 구성 또한 이에 맞게 진화를 해왔습니다.
키오스크 주문의 방식 또한 마찬가지. 만나러 온 손짜장만은 여전히 수타를 유지 중입니다. 쌩큐!
수타짜장과 함께 볶음밥, 거기에 라조육을 주문한 필자입니다.
옛날 손짜장(수타면 짜장)
등장한 산동성옛날수타짜장의 손짜장입니다. 이곳에서 처음 만났을 당시 굉장히 반가웠습니다. 필자가 갖고 있는 기억 그대로 감자를 알알이 품은 수타짜장이 등장했으니까요. 그 시절의 향수가 관통합니다.
확실히 식감으로만 보자면 보다 부드러운 건 맞구요. 일반 짜장 대비 맛의 바디감은 월등합니다. 감자도 들어가 있고 전분 걸쭉함이 강해 범벅의 느낌도 나는데, 일반 짜장에서 느낄 수 없는 다른 매력이 있지요. 소스도 울긋울긋한 면에 잘 붙어 따라 올라옵니다. 꼭 기억 속 백화점 푸드코트 지하 손짜장 코너엔 나이가 있으신 분께서 수타면을 뽑고 계셨던 것도 같은데, 허겁지겁 즐기던 그 기억이 지금도 선명합니다.
볶음밥
끈적함을 싫어해서 그런진 몰라도 연인은 필자만큼 수타짜장을 좋아하진 않았습니다. 때문에 주문한 볶음밥입니다.
라조육
첫 방문 당시엔 탕수육으로 갔었는데, 이번엔 라조육으로.
깐풍이 매콤달달 바스락 볶음에 가깝다면 라조육이나 기는 걸쭉 튀김 범벅이라 보시면 됩니다. 소스 차이 또한 확연히 다른데, 팔보채 소스에 가까운 화한 걸쭉 소스. 어쩔 수 없이 튀김이 범벅이 된 모양이라 느끼함이 없을 순 없지마는 깐풍기 대비 기름끼는 덜 느껴지고 좀 더 깔끔하게 떨어지는 맛입니다. 괜찮았습니다.
아무래도 일반 짜장 대비 묵직하고도 끈적한 감이 있어 반 정도를 먹은 이 지점에서, 한 번 털어는 줘야죠. 고춧가루를요.
가만 보면 은근히 평가가 어려운 것이 짜장면이 아닐까도 싶습니다.
워낙 대중적으로, 일상적으로 접하고 있기도 하고, 만날 당시의 공복 컨디션에 따라 느끼는 맛이 너무 크게 좌지우지되거든요. 이삿날 신문지 몇 장 깔고 이름 모를 근처 중국집 배달로 허겁지겁 달콤하게 즐기듯, 분위기를 굉장히 많이 타는 음식이란 생각입니다. (가끔은 포장마차의 단출한 기계짜장 한 그릇이 너무도 끝내주게 다가오듯)
때문에 매번 방문했을 때마다 그리 공복은 아니었기에 아슬아슬했지만, 그래도 무난하게 잘 비워냈고 일반 짜장 대비해선 훌륭하단 생각입니다. 부드럽고도 쫀득한 수타의 면과 짜장, 반가운 감자까지. 잘 즐기고 갔습니다.
마찬가지로 같은 날 방문한 아이들을 둔 가족 손님을 보며 그런 생각을 했네요. 언제인가 아이들도 필자와 같이 손짜장을 추억하고 있지 않을까?
은평구 응암동의 ‘산동성옛날수타짜장’
- 영업시간 11:00 ~ 21:30 (라스트오더 20:30)
-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 주차는 가게 앞으로 2대 정도 대시는데 갓길 주차다 보니 가게에서도 지양 권장 중
- 일반적인 중국집보단 동네에서 규모 있는 중식당쯤 되는 집이다.
- 옛날손짜장, 수타짜장을 선보이는 집으로 가게 입구에서부터 수타 반죽을 치대는 모습도 볼 수가 있다.
- 손짜장에는 필자가 느끼는 수타짜장들과 마찬가지로 감자가 들어가 있다. 굉장히 좋아하는 요소다.
- 키오스크 주문의 방식이고, 한 잔 세트 등으로 요즘 기호에 맞춰 세트 메뉴도 구성 중.
- 맛은 전반적으로 무난하다. 이런 표현이 적절할까 모르겠는데 확실히 일반 중국집 대비 음식에 바디감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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