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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편/은평구

(은평구/응암동) 조기구이, 동태탕에 돌솥밥 ’바다생선구이전문’

고독한 먹기행 (269) - 은평구 응암동의 ‘바다생선구이전문’

 

뻔하지 않은 먹개론(槪論)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관찰형 아재

지갑만 얇아졌을 뿐. 광고성, 홍보성의 글은 일절 없습니다.


음식뿐만 아니라 분위기까지 흡족하게 삼켰다.


 

굳이 먼 길 찾아가지 않아도 되는 동네 인근 슬세권의 음식점들. 은평구로 거주지를 옮긴 후 주변의 슬세권 맛집들을 찾아다니다가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니 시들시들해지기 할 때쯤. 또 하나가 불쑥 나타나줬습니다. 별생각 없이 찾은 생선구이집 하나가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심어줬는데요. 얼마 전 ‘전라도 밥상’에 이어 이곳도 상당히 괜찮은 곳이라 자부할 수 있는 곳이죠. 이곳 또한 동네 주민들을 위한 터줏대감 같은 집의 향기가 풍기더군요. 이런 동네인들이 방문할 수 있는 집, 좋아합니다.

 

 

이날은 왠지 그런 날이었습니다. 찝찔한 조기구이 한 점에 쌀밥 한 숟갈 하고픈.

그렇게 찾다가 일요일 초저녁으로 응암동 소재의 생선구이집을 찾았는데요. 이거 앞으로 두 번의 카드는 더 쓰지 않을까 싶네요. 조기구이가 먹고 싶어 방문하니 아주 반갑게 화답을 해줬습니다.

응암동의 ‘바다생선구이전문’이 이백예순아홉 번째 고독한 먹기행의 주인공입니다.

 

 

 


게시글 하단의 요약 정보만 참고 가능


 

 

 

 

 

 

때아닌 조기가 덜컥 생각나던 날.

조기, 이 작지만 짭조름하고도 기름진 생선은 필자에겐 어린 시절 아버지와의 기억과도 통하는 생선입니다. 조기찌개, 구이 등 아버지께서 즐겨드시던 음식이었는데요. 그때의 전 잔 가시가 많고 비릿한 특유의 진한 향 탓에 유독 손이 잘 가지 않는 생선이기도 했었지요.

그런데 웬걸. 자라며 아버지의 입맛을 그대로 따라가게 된다더니. 지금은 눈앞에 조기가 있다면 바로 주머니에서 공깃밥을 꺼내 밥 한 숟갈부터 푸고 보는 필자가 되었습니다.

 

입맛을 따라가는 건지 당신의 삶을 복기하며 쫓고 있는 건지 또 모르겠네요.

 

 

 

 

자, 그렇게 우연히 발견한 도보권의 집. 입장했습니다. 절반 정도는 좌식이라 좌식으로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요. 주변을 슥 둘러보니 동네 맛집의 특유의 분위기, 기분 좋은 소리 등이 눈과 귀를 자극합니다. 내부가 화려하지도, 음식이 화려하지도 않은데, 이 동네 사람들이 자주 찾을 법한. 숟가락과 젓가락 부딪히는 소리만 들리는, 그런 소박한 집.

이때 당시의 발견이 나쁘지 않은 것 같다는 촉이 오기 시작했구요.

 

조기구이와 동태탕으로 주문한 필자였습니다.

 

 

 

 

기본 찬입니다.

‘이거, 상당히 괜찮지 않은가?’ 서울의 공식을 벗어난 기본 찬. 이 집 사장님의 손맛을 거친 듯한 찬들입니다. 

김치 역시도 푹 익어 느껴지는 아린 맛이 담근 김치에서만 나는 특유의 시원한 맛. 간은 좀 있는 편인데, 동네 인근의 백반집 정도로는 거부감 없는 수준입니다.

서울에선 이런 곳이 귀합니다. 반찬 하나하나 집만의 손이 깃든 생선구이 백반집이라. 서울의 무수한 유명 체인점 부럽지 않네요.

 

 

 

 

음식들이 나오기 시작했는데요. 갑작스럽게 툭 하고 등장한 복병은 바로 이 돌솥밥. 이건 조금 의외였습니다. 별도로 주문해야 할 줄 알았는데, 메뉴당 기본이었나 봅니다. 숭늉까지 덤입니다.

 

 

 

동태탕

 

나오자마자 동태탕의 국물 한 번 떠봤습니다. ‘음, 시원하니 깔끔하다.’ 꽤나 얼큰한 탕의 스타일인데, 음. 좋다. 몇 번은 더 오겠구나란 생각이 이 지점에서 스쳤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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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 좔좔 밥내음 물씬 풍기는 돌솥밥이야 뭐 말할 것도 없었고 말이죠.

 

 

 

 

조기구이

 

마찬가지로 훌륭합니다. 노랗게 구워진 조기구이입니다. 생긴 것만큼이나 짭조름하게 밥과 입에 착착 달라붙네요, 붙어. 이후 삼치나 갈치로도 한 번 가봐야겠구나. 잠깐이지만 상 하나 놓고 동그랗게 앉아 어머니가 발라준 생선 한 점에 밥 한 숟갈 야무지게 떠먹던 기억도 떠올랐습니다.

 

 

 

 

그렇게 즐기는데, 저녁때를 맞춰서 식당을 찾은 인근 주민들의 방문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가격도 요즘에 비하면 심히 저렴하단 생각이었구요. 돌솥밥까지 나와주니 음식의 맛뿐만 아니라 동네 맛집의 분위기까지 흡족하게 삼켰네요. 특별히, 과하게 묘사할 것이 없는 동네의 생선구이 정식집이지만, 이런 집. 참으로 애정이 갑니다. 흠잡을 것 없이 좋았습니다.

 

 


은평구 응암동의 ‘바다생선구이전문’

- 영업시간 정보는 아쉽게도 획득하지 못했다.

- 주차도 불가해 보였다.

- 테이블식 반, 좌식 절반의 구조

- 화장실은 방문해 보진 않았으나 외부에 위치로 추정

- 돌솥밥이 기본으로 제공되는 것이 인상적인 생선구이 및 백반 전문점

- 기본 찬의 간은 조금 있는 편이다. 다만, 전반적인 음식에서 손맛이 느껴졌던 집으로, 지방의 백반집도 약간 생각나게 하는 집이다.

- 저녁시간 안정적인 흐름으로 손님들과 회전 중인 가게의 모습. 거의 모든 방문객이 동네 사람들 같았는데, 이 부분 또한 마음에 들었던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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