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76) - 경남 통영시 광도면 죽림리의 'THE애기김밥'
무수히 많던 꿀빵, 충무김밥보다도 매력적이고 기억에 남는 녀석.
통영을 방문하며 음식 선정은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인상 깊은 맛집의 느낌이야 적었지만, 그래도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을 정의하긴 꽤나 쉬웠거든요. 이번에 소개할 음식도 꿀빵, 충무김밥과 마찬가지로 이 지역에서 특화되어 있는 대표적인 음식 중 하나입니다.
바로 풍문으로만 듣던 우짜. 방송을 통해서도 통영에만 있다는 녀석을 몇 번 접했었는데, 이제야 만나봅니다.
거제도를 방문하는 길로 겸해 들르기 좋더군요. 일흔여섯 번째 먹기행의 주인공은 통영시에 위치한 분식전문점, 'THE애기김밥'의 우동+짜장, 우짜입니다.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본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방문하자마자 좀 놀랐습니다. 이 한적한 동네에 이런 크기의 분식집이 있었으니 말이죠. 분식집을 넘어 흡사 가족 분식 레스토랑과도 같은 느낌의 집.
널찍하면서도 깔끔한 실내에 그런 느낌을 받았나 봅니다.
여하튼 간 먼저, 이 집을 선택한 이유는 약간 현지인들이 자주 애용 집인 것 같아서입니다. 많은 리뷰가 달린 집들보다도 정말 이 동네의 사람들이 찾는다는 느낌이 강했기에, 목표했던 우짜를 접하기 위한 장소로 선택하게 된 것이지요.
참, 지금 사진을 보면서도 느끼는 것이지만, 이 정도 규모의 분식점. 정말 흔치 않다는 생각입니다.
키오스크를 통해 우짜와 미니, 아니 이 집에서는 애기군요. 애기김밥을 주문한 필자구요. 큼직한 분식바를 활용한 셀프바가 있어 이것저것 미리 준비를 했습니다. 오뎅을 주문하지 않아도 국물을 가져갈 수 있는 건 좋네요. 게다가 청결한 내부의 분위기까지 더해져 음, 뭔가 아침부터 느낌이 좋았습니다. 셀프바에 진열된 김치 또한 씁쓰름하고 거친 맛이 나질 않는 것이 국산 김치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정.
주문한 녀석들이 등장했습니다. 꼬마김밥이죠. 맛은 참 좋았습니다. 씁쓸하지만은 이거 전날의 충무김밥보다도 좋았습니다. 분식에서 주력의 서포터로서 딱 그만큼의 적절한 역할을 하는 꼬마김밥. 깔끔한 내부만큼이나 맛도 깔끔하고 정갈합니다.
이어서 우짜입니다. 직접 마주하니 더욱 신기합니다. 우동과 짜장의 조합이라. 채 썬 단무지와 어묵 정도로 고명은 그리 많지 않은데요. 뜨거운 국물에 단무지라는 조합도 익숙하지 않은 조합이긴 합니다.
그렇게 스윽 맛을 보는데, 음. 먼저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미니 짜장범벅에 뜨거운 물을 조금 많이 부어서 먹는 짜장라면의 느낌. 아, 그런데 보니 저 단무지만의 역할이 있었군요. 달큰함, 매콤함에 약간의 신맛까지 공존하는 맛인데, 매콤함과 신맛이 기분 좋게 더해져 느끼함을 확 잡아줍니다.
섞은 사진을 보면 더욱 이해가 가시려나요? 대략 이러한 모양새입니다. 정말 우동도 아니고 짜장도 아닌 녀석. 초록색의 무언가가 있으면 더 좋았을 것도 같았는데, 생각은 나질 않았습니다. 여하튼 간 저에겐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되려 독특한 각지의 분식들을 접하며 실망한 경험이 꽤나 있었는데, 이 특이한 녀석만은 예외처리를.
뭐, 그렇게 든든한 한 끼 식사를 마치고 거제도로 향한 필자입니다. 역시, 현지인들의 감이 제일 정확하죠. 가는 길로 경유하기도 좋고, 통영 마지막 날 방문해도 좋겠습니다.
유명 맛집들 보다도 소박하지만 뭐랄까, 반짝반짝하는 아침이었네요. 'THE애기김밥'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경남 통영시 광도면 죽림리의 'THE애기김밥'
- 영업시간 09:00 ~ 22:00 /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 주차 가능 (전용 주차장이라기엔 애매하지만 가게 뒤편으로 4~5대 정도 수용 가능한 공터가 있다.)
- 테이블식 구조로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 / 화장실은 내부에 위치 (남녀 공용)
- 분식집 치고 상당히 넓고 쾌적한 내부, 흡사 가족 분식 레스토랑이라 해도 될 정도.
- 통영에서 거제도로 이동하기 전 아침으로 방문하기 좋았다.
-미니김밥과 라면 등, 분식 위주로 서비스 중인데, 현지인들의 좋은 평이 많은 것 같아 방문한 집.
- 통영만의 독특한 음식 중 하나인 우짜(우동+짜장)도 만나볼 수 있다.
- 굉장히 친절했던 직원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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