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134) - 영등포구 양평동1가의 '와룡각'
퇴근을 맞이해 주는 중국집 아닌 중식당. 흔하지 않아 참으로 좋아합니다. 때문에 마음 맞는 곳이 생기면 참 귀해지기도 하는데요. 특이하게 멘보샤를 강력하게 추천하고 있는 집이 있었으니, 희소가치 또한 있다고 하겠습니다. 복식으로 강하게 하오를 외치고 금요일 저녁의 퇴근길로 방문해 보았습니다.
역시나 필자 외에도 퇴근길 중식당의 미(味)를 즐기는 이들로 북적이더군요. 문래역과 영등포구역 사이에 위치한 어느 중식당의 이야기입니다. '와룡각'이 백서른네 번째 고독한 먹기행의 주인공입니다.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본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도착한 '와룡각'의 모습입니다. 웬일로 연인이 중식이 어떻겠냐는 반가운 제안을 던져 찾게 된 '와룡각'이었는데요.
인근으로도 유명 중식당 하나가 또 있는 듯했으나, 조금 덜 알려진 쪽이어서 그리고 준수한 평들을 확인하고 고민 없이 이곳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찾아 입장하니 필자와 같은 직장인들로 아주 북새통을 이루고 있더군요.
나도 껴줘. 라는 어린 시절의 마음에로 그 분위기에 동참한 필자입니다. 메뉴판부터 척 펼쳤는데 음. 저 '와룡(瓦龍)'은 무슨 용을 뜻하는 것인지는 당최 모르겠습니다. 뭐 여하튼 간 짜장면은 기본으로 골라 담아뒀구요. 바로 눈을 돌린 것은 추천 메뉴였습니다.
아, 그런데. 이 지점에서 조금 힘들었습니다. 이 집에서 가장 강하게 밀고 있는 듯한 면보샤인가? 아님, 필자가 좋아하는 가지볶음이냐라는 기로에 서게 되었거든요. 그런 고민이 무색하게 가지를 싫어하는 연인으로 인해 면보샤로 갈 수밖에 없었으니, 가지볶음이란 소재를 담는 것은 나중을 기약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주문 후 금세 윤기 좌르르 짜장이 나와주었구요. 게살 튀김 멘보샤도 즉시 서포트를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소주 한 잔까지 곁들이니, 크. 근사한 퇴근길 중식 한 잔의 상 완성. 이 얼마 만인가 싶었네요. 참 나이가 들면 들수록 느끼함에 소주만 한 궁합은 또 없다는 생각입니다.
자 먼저 허기를 달래기 위해 짜장부터 시작. 음, 면은 조금 얇은 편의 짜장인데요. 맛은 무난하게 맛있습니다. 일반적인 배달의 집들 대비 야채의 식감도 조금 더 살아있는 것 같고 말이죠.
참고로 주류를 주문하면 저 짬뽕 국물을 같이 내주시는 듯한데, 이 또한 참 오래간만이라 좋았습니다. 요샌 짜장면에 짬뽕 국물이 쉽사리 나타나주질 않으니 말이죠. 쌩큐!
이어 멘보샤로 시선을 조심스럽게 옮겨보았습니다. 흠, 이 제대로 만들어진 멘보샤는 또 처음이라 쑥스럽네요. 아직 블로그엔 소개한 적 없는 소재기에 어색하기도 한 사이입니다.
칠리소스 찍어 가볍게 한 입을 해보는데, 음. 좋습니다. 빵은 압착을 시켜서 그런지 얄쌍한데, 때문인지 새우 완자의 맛이 강하게 느껴지더군요. 지금껏 먹어봤던 인스턴트성 멘보샤와는 확실한 구분점이 되겠습니다. 더해 까뭇까뭇한 가루 탓인지 꼬소롬한 맛이 톡톡 치고 들어오는데, 당최 어떤 녀석인지는 정체를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간 정의하자면 시중의 녀석들보단 당연히 맛있습니다.
허나 솔직히 쟁쟁한 비교 대상이 없고 첫 만남이라 그런지 단박에 평가하기가 참으로 힘드네요. 뭐 쉽게 쉽게, 당시의 첫 만남으로 멘보샤는 이 친구가 자동 1등이 되었다고 해두죠. 더욱 쟁쟁한 녀석을 만날 기회가 있다면 그때 한 번 자웅을 겨뤄보기로.
시그니처이기도 하고 처음이기에 이 집 면보샤는 꼭 맛을 보아야 한다 고집 부린 필자로 인해, 짜장 한 그릇, 멘보샤라는 허한 구성으로 식사는 금세 끝이 났습니다. 때문에 주문한 탕수육 소짜도 소개해 보겠습니다. (물론 가지볶음이라면 더욱 좋았겠습니다만)
탕수육은 역시 부먹.
뭐랄까 저만의 개인적인 맛집 공식 중 하나인데요. 정말 맛있다고들 하는 중식당은 대개 자차이무침이 등장하고, 탕수육은 부먹으로 등장한다 생각합니다. 뭐, 이 집도 역시. 녀석 또한 짜장과 같이 무난하게 잘 먹었습니다.
뭐랄까, 전반적으로 흠잡을 데 없는 맛있는 중국집. 개인적으로 추구하는 극상의 우와의 단계까진 미치진 못했으나, 면보샤라는 특이한 포인트와 함께 무엇보다도. 퇴근길 한 잔의 분위기로 만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좋았습니다. 친절하신 사장님의 서비스도 빠질 수 없었고 말이죠.
퇴근길의 만만한 중식도 개의치 않는 편인데, 빼어난 수준의 중식 한 잔이니 더욱 좋지 않겠습니까? 기회가 닿는다면 가지볶음으로 한 번 찾아봐야겠습니다. 그렇게 글도 마무리.
'와룡각'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영등포구 양평동1가의 '와룡각'
- 영업시간 11:30 ~ 21:30 / 매주 일요일 정기휴무
- 주차는 불가하다.
-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외부에 위치했던 것으로 기억(가보지 않아 정확진 않다.)
- 일반적인 중국집 대비 격이 한 단계 있는 중식당이라 하고 싶다. 자차이 무침이 기본으로 함께 나오는 화상집 말이다.
- 이 집의 추천 메뉴로 멘보샤와 가지볶음 등이 있었는데, 가지볶음 또한 놓치기 아쉬웠으니 메뉴 선정이 힘들었다 하겠다.
- 맛있는 멘보샤를 접한 경험이 없다 보니 비교는 힘들었으나, 시판용 멘보샤보단 당연히 맛의 깊이가 있고 월등하다. 알 수 없는 특유의 꼬소롬한 향의 맛도 동반하는데, 무엇인진 모르겠다.
- 그래도 전반적으로 준수한 맛. 친절하시고 적시적소 서포트해 주시는 서비스까지, 만족스러웠다.
- 앞으로 퇴근길 문래역 인근의 중식당으로 정기적인 만남을 추진하게 될지도.
'서울 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용산구/남영동) 지리적 특성에서 기인한 미군부대식 모듬스테이크, '털보집' (0) | 2024.05.26 |
---|---|
(은평구/역촌동) 백숙보다도 부드러운 전기구이 통닭, '장구통' (2) | 2024.05.24 |
(종로구/공평동) 모든 것이 다닥다닥 양념 꼼장어와도 같았던 집, '공평동꼼장어' (0) | 2024.04.17 |
(종로구/익선동) 수제 루꼴라피자와 속초 맥주를 만날 수 있는 곳, '크래프트루' (3) | 2024.04.13 |
(은평구/역촌동) 야무진 막창과 등갈비에 사장님 손맛까지 한통속, '먹쇠등갈비막창구이' (2) | 2024.04.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