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15) - 서대문구 천연동의 '니하우객잔'
음식과 실내의 분위기로 인해 가슴이 두근대다 못해 아팠다.
설렘과 긴장감을 함께 주는 집이다.
이집을 만나게 된 인연이라면 굉장히 단순합니다. 솔직히 말해 이름(가게 상호)에 매료되어 무작정 방문했다고나 할까요? 니하우도 니하우지만 객잔이라니. 딱 봐도 이름부터 중화포차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요. 독립문역과 서대문역 사이에 위치한 곳입니다.
많이 늦은 시간에 소개하게 되었네요. 열다섯 번째 이야기로 소개하게 된 집은 천연동에 위치한 '니하우객잔'입니다.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본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굉장히 싸늘한 골목에 위치해 있습니다. 인적이 드문 탓인데요. 서울역에 가는 길. 버스 차장 밖으로 자주 바라봤던 골목인데, 이런 곳에 중화포차가 조용히 자리 잡고 있었더군요.
인근으로는 독립문 '영천시장'이 위치해 있는데요. 그곳에서도 조금 벗어난 골목에 자리 잡고 있으니, 참으로 희소가치가 높다 할 수 있겠습니다. 접근성도 떨어지고, 유명 상권은 아니니, 아는 사람만 갈 수 있는 곳이지요. 빛바랜 간판이 벌써부터 범상치 않은 포스를 뽐내기 시작합니다.
들어와 봤습니다. 손님이 차지 않은 내부입니다. 이거 참 붉네요. 순간 내부 인테리어에 압도당했습니다. 느와르 영화에서나 보던 색감이 화면을 지배하는 그런 인테리어입니다. 감탄하니 사장님이 10년은 더 된 벽지라 하시네요.
시간까지 묵어 나름의 진귀한 가치가 있는 내부입니다.
참 강렬하지요? 이거 짜장면 두 그릇 먹고 가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술을 시키지 않는다면 실수하는 듯한 느낌. 이러한 감성 더해 당시 필자는 긴장감이 도는 객잔에서 무림의 고수를 기다렸습니다. 출입문으로 발이 촤르륵 열렸더라면 아주 딱 떨어질 분위기네요.
자, 그렇게 나름의 감성은 뒤로 무르고, 메뉴판 먼저 살펴보시죠. 다행입니다. 짜장면과 짬뽕은 없네요. 전반적으로 봤을 때 술과 함께 즐기는 전형적인 야간형 중식당입니다. 노리고 왔지만 마음에 듭니다. (이런 집 흔치 않거든요.)
익숙한 요리류, 주식류, 안주류와 술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두반생선을 주문하려한 필자인데, 아 아쉽게도 재료가 공수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선택한 것은 탕수육과 술국(얼큰탕)이었습니다. 술은 고량주로 가려 했으나 기피하는 연인으로 인해 아쉽게 소주로 갑니다.
주문과 함께 내부를 살피는데, 특이한 소품들이 많군요. 나름 협찬(?)이라 합니다. 연태구냥 달력도 그렇고, 역시 붉은 색을 좋아하는 나라답게 벽면도 빨간데, 소품까지 빨갛습니다.
술국이 먼저 나왔습니다. 얼큰탕인데요. 말이 술국이지 짬뽕탕에 가깝네요. 죽순, 새송이, 청경채, 오징어, 배추가 주를 이룬, 그런 불맛 가미된 짬뽕탕입니다. 맛도 그윽하군요. 하오(好)를 연발한 필자입니다. 재료도 전반적으로 신선한 느낌이라 좋군요.
이어 '니하우객잔'의 탕수육도 등판해 줬는데요. 이곳에서 나름 주문이 가장 많은 메뉴인가 봅니다. 그래서 시켰는데, 잘 시켰다 싶네요.
항상 논란이 된다는 부먹, 찍먹 논란.
필자가 느끼기에 부먹, 찍먹에 정답은 없는데요. 다만, 말할 수 있는 것은, 정말 맛있는 중식당은 항상 부먹을 고수한다는 점입니다. (저만의 경험상 그랬습니다.) 여하튼 간, 오늘은 영화 속 하정우씨가 되야겠네요.
그렇게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추운 날이었는데, 추운 날 기름진 중식에 목을 쓰리는 술 한잔은 최적의 조합이죠.
아, 탕수육은 그냥 합격입니다. 들어간 건 목이버섯과 양파뿐인데도 맛있네요. 튀김옷과 소스가 붙는 맛이 참 좋습니다. 술안주로는 제격이에요. 일반 중국집의 양보단 조금 적은데, 그래도 힘아리 없는 탕수육보단 알찬 녀석입니다.
때문에 소스까지 싹싹 비우고 말았습니다. 서대문에서 발견한 중식당 맛집입니다. 다른 메뉴들도 궁금해 지네요. 가까웠더라면 정말 자주 들렀을 거예요.
참으로 조용한 골목에서 때아닌 만족감 얻고 떠나네요.
역시나 제가 나가니 손님들로 들어찹니다. 질투가 나네요. 필자보다 먼저 알고 있던 욕심꾸러기 손님들에게 말입니다.
낮은 천장처럼 지붕마저 낮은 것은 기분 탓일지, 사진 탓일지 분간이 잘 되질 않습니다.
빠트릴 수 없겠네요. 인근으로 점포들이 마감 중인 늦은 시간의 '영천시장'입니다.
아무래도 외진 곳이지만 인근에 시장이 있으니, 시간만 맞는다면 방문해 보고 '독립문' 인근을 산책해도 좋을 듯합니다.
그렇게 늦은 밤의 적적함을 달래준 곳.
'니하우객잔'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서대문구 천연동의 '니하우객잔'
- 영업시간 매일 17:00 ~ 23:00
- 독립문역과 서대문역 사이에 위치 (역에서는 조금 거리가 있음)
- 주차는 불가
-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내부에 위치해 있으나 재래식으로 불편이 따름
- 영화 '범죄와의 전쟁'과 같은 느낌으로 술 한잔하기 좋은 야간형 중식당
- 낮은 천장과 붉은 톤의 인테리어가 상호에 걸맞는 분위기를 자아냄
- 인기 메뉴인 탕수육은 부먹 (찍먹파인 필자지만 단순히 부었다기엔, 튀김과 붙는 궁합이 좋아 거부감이 없었음)
- 서투르게 친절하셨던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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