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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편

(전북/군산시) 전국 5대 짬뽕집 방문기, '복성루'의 짬뽕과 물짜장

고독한 먹기행 (20) - 전북 군산시 미원동의 '복성루'

 


녀석을 위해 이 먼길 굳이 찾진 않겠지만, 군산에 온다면 으레 고향 친구처럼 만나러 갈 듯하다.

단, 정시에 만날 수만 있다면...


전북 군산시, 정말 짬뽕의 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국내 짬뽕의 시작은 여기다라는 설이 굉장히 지배적인데, 전국 5대 짬뽕으로 손꼽히는 집들이 모여있을 뿐만 아니라, 그냥 중식당 자체가 굉장히 많습니다. 바다가 인접한 지리적인 장점에 화교들이 자리 잡아 정착했다는 짬뽕. 필자도 찾아가 봤습니다.

 

게다가 전북에서만 만날 수 있는 고대하던 음식, 물짬뽕은 덤입니다. 충남 서천과 지리적인 경계로 맞닿은 전북 군산시, 스무 번째 먹기행이네요. 전국 5대 짬뽕으로 등장하는 집, '복성루'입니다.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본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자, 향하는 길부터 살펴보시죠. 충청남도를 벗어나 전라북도 군산으로로 진입하는 대교, '동백대교'입니다. 멀리 군산에서 유명한 '월명공원'도 모습을 드러내더군요. 바다 위 대교를 건너자 충남에서 전북이 된 셈인데요. 유명 짬뽕을 만나러 군산까지 향하게 되었으니, 필자와 어울리진 않지만 설레는 건 사실입니다. (내친김에 가볍게 군산 투어도 병행한 필자입니다.)

 

 

그렇게 조금 늦은 지난 점심, 오후 1시쯤 되었을 겁니다. 도착한 '복성루' 앞인데, 와 이거 장난이 아니네요. 가게 맞은편으로 늘어선 줄, 보이시나요? 저 줄의 약 3배 정도 되는 길이로 대기라인이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이게 과연 맞는 건가? 되뇌인 필자였습니다.

 

 

번호표는 없습니다. 오로지 도착한 순번대로 입장하는 방식입니다. 관리 요원이 없어서 그런지 줄이 빠지는 속도감은 꽤나 느린 편입니다.

하지만 방법이 없었습니다. 군산까지 왔으니 말이죠. 영업시간도 16시까지로 짧은 편. 언제 또 기회가 닿을지 모를 일이니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까마득한 긴 줄의 꼬리가 된 필자입니다. 심지어 얼마 지나지 않아 필자의 뒤로도 꼬리를 무는 이들이 더욱 생겨났으니, 이거 중도에 이탈하기도 어렵더군요. 고문이 따로 없습니다.

 

아직도 웨이팅은 참 익숙하지가 않네요.

 

더해 걱정이 앞서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웨이팅은 맛을 반감시킨다는 지론을 믿는 필자인데요. 특히나 저의 경우 상상력이 과한 탓에, 기다리며 떠올리고, 과연 어떻길래 이렇게 많은 사람이?, 얼마나 맛있길래? 등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쳐 나가는 편입니다. 그러다 보면 정작 마주하기도 전에 음식은 유니콘 설화급 상상의 조미료가 가미되어 있으니, 기대와 같지 않아 실망을 자주 하는 것이지요. 당시도 그러할까 걱정이었던 게 사실입니다.

 

 

대기하는 줄 정면으로 보이는 전자세상 간판. 저 공간은 식당 공간은 아닙니다. (즉, 별관 격의 다른 식사 공간은 아니란 의미입니다.) 햇빛이 강할 경우 잠시 들어가 있거나, 대기 중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는 공간. 음, 녀석까지도 식당이었다면 회전율이 더욱 빨랐을 텐데. 배보다 배꼽이 큰 공간이더군요.

 

'복성루'는 저 끝으로 보이는 문이 열린 작은 건물입니다.

 

 

그렇게 인내를 거듭하니 드디어 줄지 않을 것만 같던 줄이 줄어들고 슬슬 가까워졌습니다. 식사 중인 손님들도 보이는군요. 음? 그런데 웬걸.

 

 

가게 입구 쪽, 즉 식당으로 들어가는 입구로 2~3팀 정도가 또 대기 중이던구요. 아무래도 주변이 도로다 보니, 횡단보도를 사이에 두고 맞은편으로 줄이 형성, 이후 입장 임박팀들이 한두 팀씩 입구 쪽으로 이동하는가 봅니다.

 

 

겨우 입장했습니다. 나름의 웨이팅 경험치가 소폭 증가했습니다. (웨이팅은 피하는 터라 레벨업까진 아직 한참 뒤겠지만 말이죠.)

 

 

살펴보시죠. 홀의 테이블석과 함께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좌식의 공간이 마련되어 있더군요. (점점 보기 힘들어지는 좌식이지만 아직 지방엔 이러한 구조의 집이 꽤나 많다는 생각입니다.)

 

 

기다란 구조로 1~2인을 위한 카운터석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는데요. 필자는 이곳으로 안내를 받았습니다.

 

 

아직 가게 밖 대기인원이 많은 만큼 주문도 속전속결입니다. 대략 1시간을 기다렸으니 이미 주문 메뉴는 머리에 각인을 시켜둘 수밖에 없겠지요? 이전부터 접해보고 싶었던 물짜장과 이 집의 대표 메뉴 짬뽕을 주문했습니다.

 

상호나 외관은 중국집인데 메뉴들은 식사류 위주로 생각보다 단출해 놀란 필자이기도 합니다.

 

 

기본 찬이 나왔구요. 춘장도 세팅해 줍니다. 춘장은 살짝 찍어 맛을 봤는데요. 음, 꽤나 묽은 스타일의 춘장입니다. 묽은 것과 다르게 맛은 꽤나 구수하니 진하더군요.

 

 

그렇게 이곳의 대표 메뉴. 짬뽕이 먼저 등장해 줬습니다. 상당히 푸짐합니다.

 

 

이어 물짜장입니다. 음? 걸쭉한 것이 울면, 유산슬 비스무리하군요. 얼큰한 색상의 물짜장을 생각했는데, 허여멀건한 물짜장이 나와 꽤나 생소하고 절묘했습니다.

 

 

잠시 당황스러움은 접어두고, 면이 불기 전에 짬뽕부터 살펴보시죠. 홍합살을 발라내 껍질을 따로 건져내면 건더기가 그리 많진 않은데요. (풍성하지만 오래 끓인 탓에 풀이 많이 죽어있는 스타일입니다.) 때문인지, 국물이 상당히 진하더군요. 그리고 아주 조금 느껴지는 생소한 감칠맛. 달다 해야 할지, 고소하다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얼큰한 국물과는 상반되는, 깊숙이 파고 들어가는 듯한 특유의 맛이 국물을 넘길 때마다 느껴집니다.

 

 

국물만큼이나 강한 인상을 준 것은 바로 면이었어요. 첫입부터 입안에 한가득 담기는 것이 상당히 굵더군요. 일반 중국집에서 느끼지 못한 면발의 굵기입니다. 쫄깃함도 상당합니다. 면이 참 좋네요. 국물이 면에 배어 딸려오는 느낌도 좋고 말이죠.

이후엔 어쩔 수 없어 서서히 불어 맛은 덜했지만, 첫입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만 국물은 조금 더 뜨거웠으면 좋았겠다 싶은 생각입니다.

 

 

바로 급히 물짜장으로 넘어갔습니다. 겉은 하얘도 맛은 아니겠지 했는데, 이거 생각보다 맛이 심심해 놀랐습니다. 달콤한 맛도 느껴지는데요. 그런 약간의 달콤함, 짬조름함, 느끼함이 섞인 듯한 맛이었는데, 짜장의 향은 거의 없다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전북만의 물짜장이지만, 군산식과 전주식(필자가 사전에 염두에 두었던)으로 나뉘어져 있는 건가? 했는데, 이후에 들어보니 이것이 원조 물짜장 격인 듯합니다. 하얀 모습에서 지금의 빨간 모습으로 진화했다고 하는데요. 흔히 알려진 빨간 물짜장은 2세대, 위의 백짬뽕 같은 스타일은 1세대라 합니다.

 

그래도 뻘건 모양새의 물짜장을 목표했던 지라 기대와 달라 아쉽습니다. 이건 꽤나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저에겐 오래 먹기엔 느끼한 감도 조금 있었구요.

 

 

급히 고춧가루를 투입해 처방해 줬는데요. 음, 이러니 훨씬 더 낫더군요. 제 취향에 가까워진 맛입니다. 아쉽지만 빨간 물짜장은 이후 전주 방문을 기약하기로 했습니다.

 

 

자, 그렇게 군산까지 찾아 방문한 '복성루'. 확실히 제 경험으로 짬뽕 맛만으로 보자면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다만, 불가피한 웨이팅, 더불어 그로 인해 맛이 반감되는 아쉬움은 어쩔 수가 없더군요. 물론 불가하겠지만 기다리지 않고 우연히 마주한 집이었다면, 정말 감동하고 먹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확실히 면과 국물에서는 이 집만의 무언가를 느꼈기 때문에 말이죠.

 

'복성루'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전북 군산시 미원동의 '복성루'

- 영업시간 10:00 ~ 16:00 / 매주 일요일 정기휴무

- 전용주차장은 없어 주차는 불가하지만, 주변 활용 가능 (도보 3분 거리로 공용주차장도 위치, 전북 군산시 미원동 336-14)

- 테이블식, 좌식, 일렬의 카운터석이 혼재된 구조

- 화장실은 외부에 위치 (남녀 공용, 웨이팅 중에도 이용 가능)

- 필자의 경우 주말 13시 기준, 1시간 웨이팅 후 입장

- 감칠맛 나는 국물의 짬뽕이 대표 메뉴. 첫맛에 굵고 쫄깃한 면발이 인상적

- 물짜장의 경우 꽤나 심심하고 달달한 맛으로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음 (사진 및 설명 참고, 전주의 빨간 물짜장과 다르게 하얀 물짜장 스타일)

- 기나긴 웨이팅, 웨이팅이 없었다면 극찬했을 집

- 웨이팅에 대한 안내 및 관리는 없으나, 직원분들은 대체적으로 친절하고 유쾌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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