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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편/은평구

(은평구/역촌동) 웨이팅 필수, 이베리코 플루마와 작살 삽겸 ‘옥탑방’

고독한 먹기행 (289) - 은평구 역촌동의 ‘옥탑방’

 

뻔하지 않은 먹개론(槪論)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관찰형 아재

지갑만 얇아졌을 뿐. 광고성, 홍보성의 글은 일절 없습니다.


정말 다양한 것을 잘 버무린 정성이 느껴지는 고깃집.

고기 2인분 먹고 나왔을 뿐인데, 다양한 맛을 경험한 기분이다.


 

이 집 앞을 지날 때마다 웨이팅이 없는 걸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은평구 역촌동의 줄을 서는 독특한 컨셉의 이베리코 고깃집입니다. 삼겹살, 부속구이라는 큼직한 분류에 이베리코라는 선택지 하나가 더 추가되었네요.

약 7년 전쯤으로 기억합니다. 급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한 이베리코 전문점. 현재는 당시와 같은 열풍은 아니지만 매장들이 늘어나고 자리 잡기 시작하며, 이젠 이베리코 흑돼지라는 선택지가 국내에도 굳건히 자리를 잡게 되었지요.

 

 

그 덕에 이젠 동네에서도 익숙한 분위기의 삼겹살이 물린다 하면, 이베리코를 선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은평구 역촌동의 줄 서는 이베리코 흑돼지집입니다. 지하철역 구산역 인근으로 ‘옥탑방’을 이백여든여덟 번째 고독한 먹기행으로 소개해 보겠습니다.

 

 

 


게시글 하단의 요약 정보만 참고 가능


 

 

 

 

 

 

독특한 색감의 옥탑방의 모습. 매번 이 앞으로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길래 궁금해하던 찰나, 날을 잡고 방문했던 필자였습니다.

 

 

 

 

현란하다란 표현은 안 맞는 것 같고, 왜인지 고깃집과는 어울리지 않는 그런 색상. 내부도 그러했습니다. 독특하지 않나요? 연둣빛, 녹빛의 색상이 지배적이구요. 바닥은 인조잔디가 깔려 있었는데, 의자도 벤치 비슷한 걸 보면 정말 옥탑방의 느낌을 주려 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단점이라면 조금 답답할 수 있는 내부란 점입니다. 창문이 큼직한 메뉴판들로 가려져 있어서인지 필자는 옥탑방보단 반지하 또는 2층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더욱 받았습니다. 그래도 뭔가 시작부터 컨셉이 있긴 하네요.

 

 

 

 

불판 또한 그렇습니다. 디귿자형 판이 기름이 튀는 것을 방지해 주는가 봅니다.

 

 

 

 

메뉴판으로 넘어가서. 당연히 이베리코가 지배적이죠. 딱 봐도 큰 글씨, 가장 대표로 치는게 작살 삼겹과 이베리코 플루마였는데요. 플루마는 당시가 처음이었습니다. 스페인어로 깃털이란 뜻의 플루마는 목과 등 사이쯤 되는 부위인데 깃털처럼 가볍고 부드럽다 해서 붙어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대략 이 정도 부위에 위치한 게 플루마라 하네요. 작살삼겹과 함께 플루마 각각 1인분씩 주문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내부 탐색을 해보는데, 설명이 굉장히 많은 집입니다. 인테리어와 컨셉이 잘 맞아 떨어진다 해야 할지, 이벤트가 많은 집이라 해야 할지. 독특한 사이드들도 더러 보이고 주류의 종류 또한 한라산까지 꽤나 다양하게 보유 중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등장한 기본 세팅. 일반적인 고깃집과는 참 다릅니다. 이베리코가 원래 이런 건지는 당시가 처음이라 모르지만, 고수까지 나와 적잖이 놀랐네요. 거기에 김이라니.

 

 

 

 

이건 요즘의 컨셉일지 모르겠지만 구이에 곁들일 재료들도 이리 튀고 저리 튀는 느낌. 흥미를 유발하는 좋은 쪽으로, 정신없습니다.

 

 

 

기본 김치찌개

 

그리고 등판한 김치찌개입니다. 기본이라기엔 굉장히 푸짐했는데요. 무수한 찬들도 그렇고 인심으로는 다른 고깃집 저리 가라입니다. 맛은 김치찌개 중심이긴 한데, 어묵과 두부가 들어가 잡탕찌개의 느낌이 좀 강합니다. 상당히 걸쭉하고 진한 것이 술안주로는 좋겠네요.

 

 

 

 

그리고 등장한 작살 삼겹과 플루마. 초벌이 되어 까무잡잡한 티를 내며 등장했습니다. 사전 정보처럼 작살 삼겹은 칼집이 상당히 깊은 편입니다.

 

 

 

작살 삼겹과 이베리코 플루마

 

본격적으로 굽기 시작했습니다. 딱 봐도 살코기가 많은 플루마. 이거 돼지고기의 색감이 맞나 싶을 정도로 울긋불긋한 색감인데, 이 판이 펼쳐지니 이제야 내외부의 이질적인 색과 좀 조화가 되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다채로운 찬들만큼 다채로운 색도 담을 수 있는 곳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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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벌이 되어 나오다 보니 금세 구워집니다. 더욱 아름다운 색깔로 변해가는 삼겹과 이베리코. 스페인과 한국이 손을 잡은 순간입니다.

 

 

 

 

잘못 표현했네요. 맞대결입니다. 반도 국가끼리 본격적인 대결. 한국 대 스페인전을 시작해 보겠습니다. 플루마부터 소금에 찍어 한입을 해보는데. 음, 식감이 굉장히 풍부합니다. 소고기의 살치살을 먹는 느낌도 들고 말이죠. 훈연의 향 때문인지 고기 전만에서 햄을 먹는 듯한 기분도 살짝. 왜 줄을 서는지 알겠네요.

생소하기에 특이하긴 한데, 맛있습니다.

 

 

 

 

그렇게 스페인과 한국 돼지의 화합의 장. 플루마도 괜찮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승리는 대한민국이었습니다. 플루마는 곁들임이 좋아 감안은 되었지만 기대했던 만큼 부드럽게 녹는 식감까진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물리는 감도 조금은 있었기에 기름진 부위였던 삼겹을 더 쳐주고 싶네요. 그래도 다양한 맛과 조합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연인과 방문하기 좋은 고깃집. 젊은 세대들은 정말 좋아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그나저나 김에 싸 먹는 삼겹이라니 생각도 못했는데, 생각보다 매력이 있습니다.

 

 

 

코다리 비빔밀면

 

고기 2인분과 함께 전반전은 마무리했는데요. 특이하게 코다리 비빔밀면이란 녀석도 있길래 주문해 봤습니다. 이건 좀 많이 아쉽네요. 당연히 로컬의 부산 밀면보다는 떨어진단 생각이기에, 큰 기억엔 남아있지 않습니다.

 

 

 

이베리코 소세지

 

허나 또 하나의 펀치가 있었으니, 바로 이베리코 소세지. 가격도 그렇고 부담이 없어 꽤나 마음에 들었던 메뉴였습니다. 정량을 추구하는 이들이 추가 주문하기에도 좋겠습니다. 소세지도 고기처럼 정성스럽게 구워주시기 시작하는데.

그렇구나. 이 집은 뭐랄까 모든 부분에 나름의 정성이 가미된 듯한 곳. 심지어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제때 구워주시는 직원분들까지. 다채로운 찬만큼이나 준비성과 정성이 느껴지는 곳. 인기 있는 집은 이유가 있나 봅니다.

 

 

 

 

 

그렇게 소세지로 마무리했습니다. 웨이팅이 있는 것만 제외한다면 전반적으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지인이 동네를 찾는다면 모시고 싶은 곳. 간만에 정통 삼겹살을 벗어난 이베리코 일탈은 나름 성공적입니다.

 

짚불로 초벌을 해서인지 그 훈연의 향도 인상적이었던 고깃집. 돼지고기 아닌 또 다른 장르를 만난 것 같은 기분도 듭니다. 햄 같은 고기를 먹은 것 같기도 하고, 그래. 이게 이베리코. 가볍게 배우고 갑니다.

은평구의 줄 서는 고깃집, 옥탑방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은평구 역촌동의 ‘옥탑방’

- 영업시간 12:00 ~ 22:00 (라스트오더 21:00)

- 매주 화요일 정기휴무

- 18시 이후로는 항상 웨이팅이 있는 듯했다.

- 주차는 가능하나 굉장히 협소해 보이기에 추천하진 않는다. (건물 뒤편으로 4대 정도 수용 가능해 보였다.)

- 4인식 테이블로 채워진 구조 (의자가 벤치 같은 모양새다.)

- 화장실은 외부에 위치

- 짚불과 숯불에 초벌 되어 나오는 고기, 때문에 고기만 나오면 빠른 시간 내에 접할 수 있다.

- 직원분들이 직접 구워주신다.

- 고기와 함께 다채로운 맛의 조합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특징 (소량의 치즈, 고사리, 대파김치, 소스 등 상당히 다채로운 곁들임이 있다.)

- 기본 찌개는 어묵이 들어간 김치찌개, 이는 잡탕찌개에 가까운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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