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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편/은평구

(은평구/진관동) 후띠우 쌀국수와 반세우, 바나나튀김 ‘포옹싸’

고독한 먹기행 (293) - 은평구 진관동의 ‘포옹싸’
 

뻔하지 않은 먹개론(槪論)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관찰형 아재
지갑만 얇아졌을 뿐. 광고성, 홍보성의 글은 일절 없습니다.


잔잔하고 은은하면서도 화려했다.


 
태국 방콕 먹기행 이후로 그런 생각까지 했습니다. 필자의 DNA. 조상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동남아의 지분이 상당 부분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
그도 그럴 게 실제로 태국 또는 일본을 방문하면 동남아인 또는 오키나와인으로 자주 오해받곤 했습니다. 심지어 이번 방콕에선 같은 한국인이 영어로 묻는가 하면, 경동시장에선 영어로 호객을 당하기까지 하였으니. 각설하고 이런 연유로  내재된 동남아의 지분이 상당하기에, 현지 음식에 대한 호불호가 없는 게 아닐까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그 정도로 잘 맞았단 이야기입니다.
첫 만남 당시엔 이질적이긴 했지만, 본토에서 느낀 동남아 음식은 거부감 없는 매력 덩어리 그 자체였으니. 그렇게 현지의 맛을 그리다가 유사한 결로 한 곳을 점찍어두게 되었는데.
 

 
방문 후 빨리 소개해야겠구나 싶었던 게 올해 3월 말이면 구파발 인근의 다른 위치로 이전을 한다고 한다. 고로 따뜻한 신상의 카드로 바로 꺼내들었다.
구파발역 오피스텔 상가층에 위치한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 ‘포옹싸’를 이백아흔세 번째 고독한 먹기행으로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포옹싸(Pho ong xa, Phở Ông Xã) : 로마자 표기로 챗 GPT에 물어보니, 남편의 쌀국수, 신랑의 쌀국수 등으로 해석이 된다고 한다. 왠지 남편일 것 같은, 사장님으로 추정되는 분은 서빙을 전담하고 계셨는데. 또 다른 해석인 남편이 좋아하는 쌀국수가 더 맞지 않나 추정해 본다. 주방에 계신 분들 및 아내로 보이는 분들은 현지인 가족분들로 보였다.

 
 
 


게시글 하단의 요약 정보만 참고 가능


 
 

 
 
 

 
도착한 포옹싸입니다. 필자는 주말 점심으로 방문했습니다. 아주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새로움이 생각난다면 동남아가 제격. 우낙 추운 날씨로 집콕 위주였던 최근 몇 주였기에 분위기를 내보고자 모처럼 차도 끌고 찾았습니다.
 
 
 

 
그렇기에 먼저 주차 정보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어렵지 않게 가능합니다. 신식 오피스텔 건물의 지하 주차장이었으니까요. 은평 헤스티아 2차 지하 주차장에 주차 시 1시간이 무료 지원됩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올라오면 바로 앞 포옹싸를 마주하실 수 있는데요. 다만, 웨이팅을 하게 되신다면 시간은 살짝 간당간당할 수 있겠네요. 필자는 1시간 지원 후 천 원이 추가로 나왔습니다.
물론, 이 또한 3월 말이면 의미 없는 정보이긴 합니다.
 
 
 

 
바로 이전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동안 누적된 인기를 기반으로 더욱 트인 곳으로 진출하나 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오피스텔 상가다 보니 접근성이 취약했음에도, 어떻게 손님들로 계속해서 붐비는 포옹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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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 시에도 내부는 꽉 차 있었습니다. 주말 12시 15분 정도를 기준으로 약 10분 정도 웨이팅 후 입장했습니다. 그리 넓지 않은 내부다 보니 더 큰 확장을 고려할 수도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확장일지는 가봐야 알겠지만)
 
 
 

 

 
자, 이제 자리를 잡고 메뉴판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필자가 주목한 메뉴라면 처음 들어보는 후띠우 쌀국수와 방콕에서도 만난 적이 있었던 바나나 튀김. 연인은 반세우였습니다. 후띠우와 반세우는 처음 접하는 메뉴였습니다. 지도 앱으로 확인하니 이곳의 대표이길래, 쌀국수는 이견 없이 소고기 아닌 후띠우로 진행합니다.
후띠우 쌀국수, 흔히들 접하는 북부식 포(Phở)와는 다른 남부식(호찌민 일대의) 쌀국수라 합니다. 육수와 면, 토핑 등에서 차이가 있고 진한 소고기 맛 아닌 달큰한 맛이 도는 쌀국수인 모양입니다. 새로운 건 설레죠.
 
평소 월남쌈을 좋아하는 연인이 선택한 반세우. 반쎄오라고 더 많이 불리는 듯하는데, 이 녀석은 베트남식 부침개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상세한 맛은 이후 문단들에서 기술하겠습니다. 거기에 방콕에서 감흥이 짙었던 바나나 튀김을 추가해 어렵지 않게 메뉴를 결정했습니다.
 
 
 

 
뜨끈하고 진한 자스민티 주전자가 먼저 등장. 시작부터가 베트남, 아니지. 이곳의 분위기 자체가 베트남입니다. 남자 사장님의 가족분들로 추정되는 현지 분들의 소리가 주방에서 뚝딱뚝딱 울립니다. 테이블에 턱을 괴고 기대어 홀로 방콕의 추억에 피식 미소를 지었습니다.
여하튼 이 자스민차가 꽤나 괜찮았던 게, 무얼 먹지 않은 상태에서도 입안을 개셔내 주는 듯한 기분을 줍니다. 처음 만나는 동남아 음식을 접하기 전후로 입을 산뜻하게 가셔내긴 참 좋았다 하겠습니다.
 
 
 

 
그리고 동남아에서 빠질 수 없는 감초 군단이죠. 이전 방콕 먹기행에서 왜 이 표현을 진즉 쓰지 않았을까? 이 씬에서 감초 역할을 하는 없어선 안될 조연들입니다.
쌀국수 하면 다들 아시는 소스 해선장, 매콤한 스리라차, 라임즙, 액젓. 그리고 저 멀리 홀로 떨어진 다대기 종지에 담긴 녀석은 똠얌의 향이 물씬이길래 여쭈어보니, 맵싹한 레몬그라스 절임이라십니다. (전 후띠우 쌀국수가 밍숭한 감이 있어 똠얌처럼 녀석을 더 하니 좀 더 괜찮았습니다.)
 
주변을 살피고 나니 이제 슬슬 음식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는데요.
 
 
 

 
먼저 이후 등장할 반세우 쌈을 위한 라이스페이퍼와 고수, 그리고 양파입니다.
 
 
 

바나나 튀김

 
사이드인 바나나튀김과 연유입니다. 방콕에서 만난 주전부리보단 무거운 느낌이길래 유심히 관찰했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게 바나나를 통으로 튀긴 눅눅하게 기름진 떡 같은 것이었다면.
 
 
 

 
이곳은 바스락빠스락의 느낌입니다. 바나나와 쌀가루 등의 반죽 재료를 믹싱해 펴 튀겨낸 모양. 즉, 튀김옷과 바나나가 섞여있는 겉바속눅눅의 식감이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아, 이렇게도 가능한 것이었구나.’ 베트남식인지, 아님 한국의 바나나가 본토보단 달콤함이 덜하기에 이런 방식을 쓰는 건지는 또 모르겠습니다.
 
 
 

 
가위로 싹둑 잘라 연유 소스에 찍어 한 입을 하는데, 음. 맛있네요. 어찌 보면 방콕 만득이 가이드 형님께 선물 받은 바나나 튀김보다도 더욱. 간이 어느 정도 배어있기에 순수하게 달다기보단 달콤 70 대 짭조름 30의 조합입니다. 단짠의 조합은 실패가 없습니다.
 
이건 맥주 안주로도 아주 제격이겠다 싶어 연인에게 집에서도 부탁해 보기로 했습니다. 두고두고 생각날 때 먹고 싶은 맛이었습니다.
 
 
 

 

반세우(반쎄오)

 
이제부턴 줄줄이 메인이 등장합니다. 먼저 노란 반죽옷을 입고 등장한 반세우. 색이 강렬한 게 아닌데도 모양새로 인해 상당히 화려합니다. 라이스페이퍼에 오이와 상추 등 각종 야채와 함께 속재료를 섞은 후, 둘둘 말아 느억맘 소스에 쿠욱 찍으면 완성입니다. 라이스페이퍼는 빳빳하지만 상당히 얇아 따로 적시지 않아도 입에 들어가는 즉시 녹는 편입니다.
 
 
 

 
요렇게 싸서 월남쌈처럼 말아 저 그릇에 담긴 느억맘 소스에 찍어드시면 됩니다. 이 뭐라 할까, 반미 속재료가 들어간 월남쌈. 채소들도 있기에 월남쌈과도 흡사합니다. 그런데 확실한 차이 하나는 있었으니. 바로 저 튀겨낸 반죽이 그렇습니다. 달콤한 코코넛 향이 물씬 풍기거든요. 가장자리는 바삭한 게 안쪽으론 수분이 닿아 계란 반죽에 가까운 느낌. 달콤한 향이 가미가 되기에 여기서 차이가 확 갈린다고 하겠습니다.
다만, 아쉽게도 재미는 있었으나 완전히 필자의 취향에 부합하진 않았습니다. (물론, 연인은 그릇을 비울 기세였습니다.) 좀 잔잔한 맛에 달달한 향이 풍겨 그랬는지도 모르겠네요. 부침개보단 크레페에 가깝다 하는 게 맞는 것도 같습니다.
 
같은 동남아의 결을 열렬히 느끼고 싶어 찾았는데, 조금 약하긴 했습니다. 그간 동남아는 매한가지다 생각했기 때문이죠. 방콕을 다녀오고 나서야 이제 좀 분리가 되고 이해가 되네요.
태국은 향이 톡탁톡탁 맛이 튄다면, 베트남 남부는 잔잔바리에 고요하다.
 
 
 

후띠우 쌀국수

 
이건 또 어떠할까? 색감부터가 익히 아는 베트남 쌀국수완 꽤나 달랐습니다. 고명들도 확실히 일반 소고기 베이스와는 다르게 새우, 메추리알, 당근 등 다채로운 편입니다. 메추리알이 들어간 쌀국수라니, 이런 것도 있었구나. 어디 한 번 이 참에 남부를 제대로 즐겨보기로 합니다.
 
 
 

 
저 마늘 간장을 곁들여 간을 해 드시라고 합니다. 면은 알고 있는 베트남 쌀국수와는 다르지 않았기에 생략하고, 역시 보이는 모습처럼 국물도 좀 차이가 있네요. 은은한 쌀국수입니다. 진하게 우려낸 소고기 베이스의 것과는 다르게, 혼재된 돼지와 닭육수의 달큰한 느낌이 확실히 난다고 할까요? 겉보기에만 화려했지, 그 맛은 북부식보단 여린 녀석입니다.
 
 
 

 
이는 방콕에서 돼지고기 쌀국수를 처음 만났을 때와 살짝 비슷한 느낌입니다. 당시에도 소고기보다 진하지 않은 달큰한 감에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것도 굉장히 유사합니다. 아무래도 필자의 취향은 소고기와 숙주 위주의 진한 쌀국수가 취향인가 봅니다.
 
 
 

 
그럼에도 동남아의 DNA. 솔직히 취향을 타는 것인지 심심한 감은 있었지만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화려하면서 새로웠고, 극찬까진 아니어도 만족스러웠던 주말 점심이었습니다.
 
 
 

 
소고기 쌀국수와 반미 등을 접하진 않아 아직은 잘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먹은 음식들을 기준으로 후미진 접근성의 구파발에서 이 정도라니, 하고 보다 이목이 집중된 것도 같았는데. 이런 곳들이 자리를 옮기면 본래의 아기자기한 분위기의 맛은 사라져 좀 걱정이긴 하네요.
 
그래도 다음에 또 구파발 진관동을 찾게 될 때, 심심하고 은은한 동남아가 생각난다면 들를 의향이 있단 말과 함께. 앞두고 있는 이전 후 귀추가 궁금해지는 포옹싸다.
 
 
 


은평구 진관동의 ‘포옹싸’

- 영업시간 11:00 ~ 21:00 (브레이크타임 16:00 ~ 17:00, 라스트오더 20:30) / 매주 일요일 정기휴무
- 주차 가능 (은평 헤스티아 2차 지하 주차장 주차 시 1시간 무료 지원)
- 대중교통 이용 시 구파발역 3번 출구에서 도보 5분가량 소요
-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오피스텔 건물 안 화장실을 이용 (남녀 구분)
- 주말 12시 반쯤의 점심을 기준으로 한 10분 정도 웨이팅을 했다. (내부가 협소한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은 있다.)
- 이 구역에서는 알아주는 베트남 음식점으로 블루리본에도 선정된 이력이 있다. 블루리본 도서에서도 포옹싸만 떡 하니 나온다.
- 일반적인 베트남 음식점과 다르게 남부식으로 확인되는 후띠우 쌀국수와 반쎄오를 만날 수 있다.
- 다만, 후띠우 쌀국수는 소고기 진한 맛과는 반대로 은은하고 달큰한 맛이 강한 편.
- 바나나튀김은 맥주와 친구 시키고픈 별미였다.
- 방문 시 현지를 찾은 듯한 느낌도 들었는데, 주방 및 여사장님으로 보이는 분이 현지 분이신 듯했다.
- 구파발에 있어 인기가 집중되는 점도 있겠다.
- 이번 달 말 장소 이전 예정 (본문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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