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287) - 은평구 역촌동의 ‘금원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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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만 얇아졌을 뿐. 광고성, 홍보성의 글은 일절 없습니다.
함흥냉면, 모르던 시절엔 그저 시큼한 육수의 냉면은 모두 함흥냉면이구나 정도로 치부했었습니다.
오장동을 방문하기 전까지는 말이죠. 훈연의 육수와 양념장에 까드득한 간재미회가 듬뿍 들어간, 그 투박하면서도 그윽한 회비빔냉면. 맛을 보고는 함흥냉면, 흔해 빠진 냉면 아닌 아예 별개의 매력적인 장르로구나. 처음 느낀 신선한 기억이 납니다.
그런 함흥냉면의 성지, 오장동을 방문하기 전. 은평구 동네에도 괜찮은 평의 함흥냉면집 하나가 있어 방문했던 이야기입니다. 당시의 가격으로도 저렴한 편이었고, 맛도 출중했습니다. 그리고 회가 올라간 냉면에 빠져 오장동을 방문한 계기가 되었다고도 하겠습니다.
은평구 역촌동에 위치한 ‘금원냉면’을 이백여든일곱 번째 이야기로 만나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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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이 깔끔하게 꽉 찬 폰트의 간판이 눈에 띄어 궁금했었던 찰나,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정통 함흥냉면과 평양식 왕만두. 동네이니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당시 내부는 굉장히 깔끔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탁 트인 오픈형 주방이었구요. 하얗게 차려입은 사장님으로 추정되는 자리를 잡고 계셨습니다.
상단의 메뉴판을 살피는데, 역시 메인은 함흥냉면인 회냉면. 고명으로 올라가는 간재미회무침도 별도 메뉴로 다루는 걸 보고 괜찮게 하겠구나 신뢰감이 들었습니다.
다만 점심이었기에 당시엔 회냉면과 평양식 왕만두로 주문.
뜨끈하고 시원한 육수가 나왔습니다. 살짝 얼큰한 끝맛이 느껴졌는데, 좋았습니다. 당기는 맛.
회비빔냉면
그리고 등장한 회비빔냉면. 면의 색감이 짙고 투박한 오장동의 것보단 부드러운 면이었구요. 양념은 이미 비벼진 스타일이랄까요? 오장동 함흥냉면을 처음 접했을 당시 평소 알던 것과는 전혀 다르구나 느꼈었는데, 이곳은 익히 아는 것과 비슷하기에 장벽이 있거나 하진 않습니다.
고명과 함께 슥슥 비벼 한입 들이켜 보는데, 음. 달큰한 비빔양념이 얄쌍한 면과 함께 잘 딸려 들어옵니다. 익숙하게들 아시는 잘근잘근 비빔냉면의 식감입니다. 쿰석쿰석 간재미회까지 더해져야 함흥냉면 완성.
맛있습니다. 동네의 집으론 나쁘지 않다 생각하네요. 값도 저렴한 편에 속하니 오장동 꼭 찾지 않아도 근방으로 함냉이 상시 대기하고 있는 느낌. 왜인지 끝에 물리는 감이 찾아와 완냉은 하지 못했으나,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방문해 보길 잘했네요.
평양식 왕만두
냉면도 냉면이지만 이 만두에 큰 점수를. 애호박이 가득 들어간 만두인데 맛이 참 단아합니다. 그리고 군더더기 없는 편안한 맛. 조미된 속으로 인해 금세 물리는 만두보단 당연히 이런 수제 집만두. 당연한 소리긴 하지만 10배는 낫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만두가 정말 좋았는데, 이는 이후에 포장으로도 만나야겠다 동네 특권이 바로 번쩍 떠오릅니다.
접근성만 좋았다면 더욱 사람들로 들끓지 않았을까 싶네요. 당연히 멀리서 찾기엔 오장동과 같은 의미를 얻을 수도 없고 부담만 크기에, 그저 동네 사람들이면 오장동 부럽지 않은 집이 되겠습니다.
은평구 역촌동의 ‘금원냉면’
- 영업시간 11:00 ~ 20:00 (라스트오더 19:45)
- 동절기 매주 화요일 정기휴무
- 재료 소진 시 조기 마감될 수 있다.
- 주차는 불가하다.
-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외부에 위치로 추정
- 함흥냉면과 평양식 왕만두를 선보이는 집.
- 동네의 가성비 함흥냉면집으로 맛도 출중하다.
- 만두에 대한 기억이 상당히 좋았다.
- 접근성은 좋지 않지만 가격도 그렇고, 그저 동네인들에겐 오장동 부럽지 않을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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