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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편/은평구

(은평구/녹번동) 쌀밥을 부르는 반찬형 삼겹살집 ‘토종생도야지’

고독한 먹기행 (193) - 은평구 녹번동의 ‘토종생도야지’


밥에 기름진 고기 한 점, 마늘 한쪽, 쌈장 한 꼬집!

여긴 흰쌀밥 한 숟갈을 부르는 반찬형 삼겹살집.


 
만인이 사랑하는 삼겹살. 이번엔 삼겹살에 대한 먹개론을 펼쳐 볼까 합니다. 필자의 경우 이 삼겹살에도 나름의 분류를 규정하고 있는데요. 냉동삼겹살, 생삼겹살 등의 명칭이 아닌, 개인적인 취향에 따른 분류입니다.
 
첫 번째, 술안주를 위한 삼겹살(조명은 어두워야 하며 도시락, 볶음밥, 껍데기 등의 사이드가 많으면 오케이!)
두 번째, 금요일 퇴근을 위한 삼겹살(술안주형과 비슷하긴 한데, 조명은 밝아도 된다. 스테인리스 원형 테이블을 갖춤과 동시에 시끌시끌한 특유의 분위기가 있어야 한다.)
세 번째, 밥과 잘 어울리는 반찬형 삼겹살(찬이 많아 나와줘야 한다. 삼겹의 두께감이 중요한데 냉상보단 두껍고 생삼보단 얇아야 한다.)
 

 
유별날 수 있겠지만은 대략 위와 같은 분류입니다. 여하튼 간 그중에서도 세 번째, 반찬형 삼겹살은 흔치가 않은데요. 세 번째에 해당하는 곳을 만나 지금도 꾸준히 만나고 있기에,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위치는 거주지 인근 은평구의 녹번동입니다. (불광역에 가깝습니다.)
이런 반찬형 삼겹살집에서 쌀밥에 적절한 두께의 삼겹살 한 점, 마늘 한 점, 쌈장 한 꼬집의 한 숟갈을 좋아하는 필자에겐 이 집이 참 딱이더군요. 고기의 질도 인근의 유명집들 대비 높았고 말이죠.
 
백아흔세 번째 이야기네요. 위치를 딱 지정하기가 애매합니다. 그저 역촌에도 불광에도 녹번에서도 인근이라 할만한 곳에 위치한 ‘토종생도야지’를 한 번 소개해 보겠습니다.
 
 


※ 상세한 요약 정보는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사진을 업로드하면서도 ‘안녕?’ 하고 인사했습니다. 그만큼 정겹고도 반가운 ‘토종생도야지’입니다.
가게 외관으로 소개 중인 메뉴가 참 많지요? 이곳을 찾길 전엔 지나칠 때마다 불안 요소라고 생각했었는데 명백한 기우이자 오해였습니다. 가만 생각해 보면 묵직한 요리류를 많이 다루는 만큼 반찬 가짓수도 상당히 많을 테니 반찬형 삼겹살집으로는 제격이었나? 싶은 생각이 드네요. 억지로 끼워 맞춘 느낌도 납니다.
 
 
 

 
내부는 이렇습니다. 신발을 신고 바닥을 한 칸 올라서야 하는데, 이건 누가 봐도 과거에 좌식이었다 싶은 내부죠. 테이블을 봐도 흔한 삼겹살집의 테이블 아닌 식당형 테이블이고 말이죠. 그나저나 좌식도 꽤나 괜찮았을 것 같은데, 아쉽긴 하네요.
 
 
 

 
여하튼 간 자리를 앉아 보이는 건 공감이 가면서도 어딘가 기묘한 불경과도 같은 불효자에 대해 읊조리는 멘트였습니다. 이거, 글귀도 색도 강렬해 조금은 읽기가 벅찹니다. 막줄의 고기를 꼭 대접하라가 핵심이지 않을까 구태여 의미부여를 해보고 싶은데, 꾸짖음이 대부분이니 말입니다. 헛기침을 한 번 했습니다.
 
 
 

 
음식으로 돌아와 메뉴판 먼저 보겠습니다. 역시 다루는 가짓수가 꽤 많은 편인데 하나 같이 묵직한 메뉴들입니다. 솔직히 먹기 전까진 가성비란 느낌은 받지 못했네요. 아마, 이 동네에 가성비집들이 참으로 많아서일 겁니다.
 
삼겹살 2인분을 주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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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기본 찬이 나와주었는데, 음. 일반적인 삼겹살집보단 찬이 꽤나 후하기도 하고 하나하나 손맛이 조금 들어가 있는 느낌이 물씬입니다. (이후 몇 번 고추장아찌를 담그는 모습도 봤었습니다.)
흔히 등장하는 시판일 가능성이 농후한 명이나물보단 좋네요. 물론 은평구 삼겹살집으로 유명한 ‘싸리골’에 비하면 살짝 약하긴 하더라도, 기본 등장품들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었습니다.
 
담근 김치가 아닌 듯한 김치가 제일 아쉬웠는데, 뭐 녀석은 이후 기름에 구워졌으니 논외로 두기로 하겠습니다. 동네 삼겹살집에서 매번 이렇게 혼자 진지해지는 필자입니다.
 
 
 

삼겹살 2인분

(1인분에 180g)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삼겹살을 안착시켜 봤습니다. 반찬형 삼겹살로는 마음에 드는 두께감입니다. 좋네요. 어린 시절의 집이 구멍가게였기 때문에 외식의 기억은 현저히 적은 필자였는데요. 때문인지 항상 이런 류의 삼겹살은 어린 시절 부모님과 그 좁은 공간에서 신문지 깔고 앉아 먹었던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합니다.
 
 
 

 
역시 기본으로 찌개까지 나와주네요. 이는 정확하지 않은데 멸치 베이스라 좋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굽기 시작하는데 아,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거 굉장히 기대 이상입니다. 어머니의 반찬형 삼겹살. 그보다는 살짝 두께감과 묵직함이 있긴 하지만 통합니다. 마침 당시가 부모님을 모시기 위해 제주로 출발하기 전날이었는데, 복귀하고 이곳에 또 들렀습니다.
 
단박에 느낀 점이라면 생각보다 고기의 질이 높다는 점이었는데요. 지체 없이 바로 쌀밥에 고기 한 점 마늘, 쌈장 한 소끔 얹어 한 입을 해보는데, 음. 이건 제대로 표현이 안됩니다. 기름지면서도 짭조름하게 입에서 도는 맛, 거기에 바삭한 식감까지. 공복엔 최고입니다.
 
 
 

항정살

(마찬가지로 1인분에 180g)

 

제주에서 복귀한 날 저녁으로 방문해 주문한 항정살도 추가 소개 이어보겠습니다. 녀석 역시 배신을 하지 않네요.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비빔냉면

 
마무리로 주문한 냉면은 평범한 고깃집의 냉면입니다. 이건 크게 기억에 남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그냥 정말 좋아 집중이 되었던 건 고기의 질. 쌈 채소도 제쳐두고 밥에만 얹어도 맛있는 맛. 어린 시절 집삼겹살에 대한 추억이 있어 필자가 유별난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전 그랬습니다. ‘이런 소소하게 생긴 으른들의 아지트 같은 집에서 발견이 있을 줄이야.‘
 
번외로, 요새와 어울리지 않는 정보라 생각하는데요. 이런 집은 워낙 업체 정보에 변동이 있거나 묵혀둘 수 있으니(웹상의 정보 변경에 익숙지 않다 보니) 정말인지는 모르지만, 확인되는 영업시간은 무려 새벽 6시까지입니다. 재차 방문해 보니 알 것도 같습니다. 한창일 시간에도 사람이 없어 의아해했었는데, 넉넉한 영업시간 덕에 뜨문뜨문 찾는 듯했으니 말이죠. 때문일지 매번 바뀌는 아주머니의 모습에 누가 사장님인지는 당최 모르겠으나 방문은 만족이었습니다.
 
앞으로도 현재도, 은평구 동네의 반찬형 삼겹살은 여기가 되겠고, 되었습니다.
먼발치에 사는 분들에게까지 소개하긴 어려워 아쉽지만, 동네인들은 그저 열심히. 은평구 녹번동의 ‘토종생도야지’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은평구 녹번동의 ‘토종생도야지’

- 영업시간 매일 17:00 ~ 새벽 06:00 (가게에서도 이를 어필하듯 언제든 편한 시간대에 방문하면 된다고.)
- 주차는 불가하다 보는 게 마음 편하겠다. (21시 이후 대로변 주차가 가능하단 정보를 얼핏 듣긴 했다.)
-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외부에 위치 (가게 바로 앞으로 딸린 화장실로 남녀 공용)
- 묵직한 메뉴들을 가짓수 있게 선보이는 집인데, 소소한 식당형 고깃집이라 해두겠다.
- 적절한 두께감으로 밥과 즐기기 좋은 반찬형, 반주형 삼겹살이라 칭하고 싶은 집.
- 반찬들도 가짓수는 많은 편이란 생가깅고, 그때그때 조금씩 바뀐다. 맛도 전반적으로 준수하다.
- 무엇보다 칭찬하고 싶은 것은 고기의 퀄리티. 인근의 고깃집들과 비교해서 느끼기에도 이런 백반집스런 식당의 삼겹살 질이 월등해 조금 놀랐다.
- 마찬가지로 항정살, 오리로스 또한 좋아 이후로도 자주 주문했다.
- 가성비는 아니다. 다만 반주형 삼겹살집으로는 제격이라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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