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206) - 은평구 대조동의 ‘삼냉이’
연말이자 회식의 계절이 찾아왔습니다. 점점 모임의 자리가 줄어들어가는 슬픈 나이에 접어든 지금. 이 집이면 회식 자리론 꽤나 운치가 있지 않을까 가만히 생각해 봤네요. 물론 동네는 서울의 한 구석 은평구라 필자를 포함한 도처에 수많은 직장인들에겐 해당사항이 없지만 말이죠. 불광동 인근의 직장인들에겐 소소한 팀 회식 정도의 자리는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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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약간 당시의 분위기 보태 이 집은 마치 드라마 속 회식 장소와 같은, 그런 느낌의 집이었습니다. 주민의 입장인 필자에겐 이따금 생각나면 소소하게 방문할 수 있는 곳이니 그저 친구 하나 새로 사귄 셈인데. 소개해 보겠습니다.
회식의 단짝이죠. 우리에겐 너무나도 익숙하지만 세세하게 그 분류를 나누자면 종류도 가지각색인 삼겹살입니다. 그 분류 중 이 집의 메인 카테고리라면 ‘묵은지를 곁들인’이자 상세로는 ‘직접 뽑은 칡냉면’ 정도 되겠네요. 거기에 인상 깊었던 사장님의 서비스 정신까지 말이죠.
은평구의 불광역 NC백화점 인근으로는 ‘독도쭈꾸미’와 함께 즐겨찾기에 추가할만한 곳이었습니다. 묵은지 삼겹살 플레이스. 이백여섯 번째 고독한 먹기행은 대조동에 위치한 ‘삼냉이골’입니다.
※ 상세한 요약 정보는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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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NC백화점 뒤편에 위치한 ‘삼냉이골’의 모습입니다. 확실히 그런 게 있단 생각입니다. 간판과 상호가 주는 알 수 없는 신뢰감 말입니다. 평소 인근을 지나면 목격할 수 있는 한창 시간대의 손님들보다도 필자의 관심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저 네 글자의 상호였는데요. 그렇게 꼭 한 번은 방문해 보자 생각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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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을 잡고 실행에 옮깁니다. 막상 들어가 앉아 보니 느낌 아닌 느낌이 옵니다. 분위기가 살짝 잘 들어왔다 싶은 생각을 안겨줬는데. ‘이런 분위기. 어디서지? 꼭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그런 때가 있지 않나?’ 아, 저런 깡통집에서 절친한 이들과, 또는 퇴근 후 동료들과 소주 한 잔 부닥치고 싶은 집. 딱 그런 기분을 불러일으키는 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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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판으로 시선을 옮겨보겠습니다. 고기의 가격은 시세 대비 그럭저럭인 편입니다.
가장 포인트라면 단연 묵은지란 키워드와 함께 직접 뽑는 육수의 칡냉면. 자연스러운 고깃집의 본식과 후식 코스이죠. 묵은지 삼겹살 2인분을 주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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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집마다 방식도 구성도 제각각인 기본 찬입니다. 여기까진 무난한데 꼽자면 저 겨자장이 조금 특이하더군요. 시큼한 맛의 고기용 양파 겨자장입니다. 맛이 특이하고 훌륭하다기보단 전혀 예상을 못했기에 집어 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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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멸치 베이스의 된장찌개를 좋아하는 칼칼한 것이 고런 된장찌개도 등장했습니다. 잘 맞는 스타일이라 마음에 들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전 여기에 약간 학창 시절의 향수가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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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지 삼겹살
자, 바로 메인입니다. ‘삼냉이골’의 묵은지 삼겹살을 불판에 안착시킨 필자인데요. 크으, 좋네요. 불판의 꽃 큼직한 묵은지가 ‘먹음직’이란 단어를 곁들여 줍니다. 사장님께서 옆에서 설명을 곁들여 주시는데, 전라도에서 직접 공수해 오시는 묵은지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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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그 맛을 보니 좋고, 인정합니다. 삼겹살이면 무조건적으로 김치를 구워대는 연인 또한 흡족스러워했고 말이죠. 뭔가, 오래간만인 것도 같습니다. 삼겹에 붙었다가 사람 입맛에 붙었다가, 침이 고이게 하는 묵은지는 말입니다.
생각보다 아쉬웠던 건 이후 고기를 접하고 나서였는데, ‘너무 느긋하게 구웠나?’ 질긴 감이 느껴집니다. 남은 한 줄을 살짝만 구워보니 이거 덜 구웠어야 했나 싶네요. 이 또한 김치처럼 집집마다 다른 것 같습니다. (어느 집은 바싹 구워야 하는 곳이 있고, 어느 곳은 바싹이 바로 되기 직전이 딱이기도 하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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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어느 정도 고기를 즐긴 후 계속해서 눈길을 가게 했던 녀석. 바로 이 칡냉면을 빼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육수를 직접 뽑는다라니. 흔히 아는 고깃집의 후식 냉면보단 공수가 꽤나 들어간 듯해 여간 궁금했단 말이죠. 등장해서 마주하니 보기엔 일만 고깃집 냉면과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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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육수 한 입을 떠 넣으니 툭. ‘음?’ 외모만 보고 얕보지 말라며 입안을 툭 치는 냉면의 육수였습니다. 무슨 뜻인가 하면 일반적인 후식 냉면에 비해 깊이감이 있는 느낌. 육향이랄까요? 평양냉면에서 느낄 은은하면서도 진한 향들이 느껴졌습니다. ‘좋다. 좋아. 삼겹살에 이런 금칠 냉면이라면 참 좋겠다.‘
고깃집 냉면으로는 이 집이 은평구 제일일 것이라는 사장님의 말 또한, 묵은지와 마찬가지로 인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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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맛도 맛이고, 분위기도 분위기였지만 친절을 곁들여 열심이신 사장님 덕분에 맛과 기억이 더 살아난 것도 같습니다.
은평구 대조동, NC백화점 뒤편에 위치한 묵은지 삼겹살집, ‘삼냉이골’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은평구 대조동의 ‘삼냉이골’
- 영업시간 12:00 ~ 24:00 (라스트오더 23:00) / 매주 목요일 정기휴무
- 주차는 불가하다. (식당에서도 인근 유료 주차장 이용을 권장 중)
-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내부에 위치로 기억 (남녀 공용)
- 큼직한 묵은지가 불판에 3~4할 비율로 올라가는 전형적인 묵은지 삼겹살집.
- 된장찌개는 기본으로 등장했던 것 같다. 멸치 베이스의 된장찌개로 고깃집 치고 마음에 들었다.
- 바싹 구워버린 탓인지 고기는 그렇게 마음에 와닿진 않았으나 묵은지는 상당히 맛있더라.
- 냉면 또한 직접 뽑은 육수로 만든 냉면으로 맛을 보면 실로 깊이감이 있는 편. 은평구 고깃집들 중에선 단연 가장 인상 깊었던 고깃집 냉면이지 않을까 싶다.
- 음식도 음식이지만 사장님의 친절한 정신. 좋더라. 항상 그렇지만 맛이 무난해도 서비스에 따라 느끼는 감은 배가 된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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