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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편

(동작구/노량진동) 추억의 햄치즈 팬케익 ‘오가네팬케이크’

고독한 먹기행 (257) - 동작구 노량진동 컵밥거리의 ‘오가네팬케이크’
 

뻔하지 않은 먹개론(槪論)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관찰형 아재
지갑만 얇아졌을 뿐. 광고성, 홍보성의 글은 일절 없습니다.


 
서울에 정착한 지도 나름 15년도 더 된 세월인데, 아직도 익숙지 않은 동네가 꽤나 있습니다. 조금 더 젊었을 시기에 돌아다녀 볼 걸 싶지만, 앞으로도 개척할 미지의 땅이 많다는 사실이 다행이기도 한 필자입니다. 게다가 당시엔 맛도 모르고 그냥 먹어대던 시절이었으니 크게 남는 것도 없었겠네요.
그런 곳들 중 한 곳이 노량진입니다. 시험엔 뜻이 없었으니 인연이 닿지 않았구나 싶기도 한데, 유독 이름만으로도 익숙한 동네를 서울 길쟁이인 연인과 찾아가 봤습니다. 연인의 추억의 음식을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오가네팬케이크’의 종류별 팬케이크. 모형이지만 사진과 같이 독특한 모양새다. 일종의 팬케익 핫도그.

 
본래 수산시장 방문이 목적이었으나 연인의 추억과 함께 먼저 방문한 그곳은 컵밥거리의 어느 팬케익집.
서울서 나고 자란 연인에겐 젊은 시절 추억의 음식이라고 합니다. 독특하기도 해 필자의 마음에도 들었습니다. 노량진 컵밥거리에 위치한 ‘오가네팬케이크’가 이백쉰일곱 번째 먹기행의 주인공입니다.
 
 

 


게시글 하단의 요약 정보만 참고 가능


 
 

 
 
 

 
화창한 어느날에 도착한 ‘노량진컵밥거리’. 몇 달 전부터 연인이 추억의 노량진 팬케익이 그립다며 노래를 불렀던 터라 필자도 적잖이 기대를 좀 했습니다. 컵밥거리도 궁금했고 말이죠. 예전과는 다르게 깔끔하게 단장된 듯한 모습이었는데요. 이런 풍경이었구나. 고시생들로 보이는 이들이 음식을 포장해 이동하는 모습도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늘의 목적인 ‘오가네팬케이크’. 타코야끼도 판매 중인 듯했는데, 음? 했던 건 가게 앞 전시된 팬케익 모형 때문이었습니다.
 
 
 

 
생전 처음 보는 모습의 팬케익이었으니까요.
샌드위치 같은 스타일이라 들어서 팬케익 면면이 층을 이루겠거니 했는데, 돌돌 말린 방식일 줄이야. 이거 참 독특하면서도 독보적인 모습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팬케익 말이에 가득 담긴 샐러드도 그렇고 말이죠. 재밌네요, 재밌어. 서울 미개척지의 묘미. 맛을 보지도 않고 사진만 찍는 상태였는데도 큰 발견과 획득을 이루어 낸 듯한 기분입니다.
 
 
 

 
내 손안의 작은 행복이라, 적절한 한 줄의 표현입니다. 길거리 음식이어서 조잡하게 생겼을 알았는데, 모습 또한 아기자기 소꿉놀이 장난감처럼 생겼으니. 작은 행복 인정입니다.
그렇게 연인이 즐겨 먹었다던 햄치즈 팬케익을 하나 주문해 봤습니다.
 
 
 

햄치즈 팬케익

 
모형 아닌 실물로 만난 녀석은 이러했습니다. ‘아, 이런 것이었나?’ 조합이 신선하고도 신선합니다. 부드러운 시폰 케이크에 듬뿍듬뿍을 감싼 듯한 느낌. 전혀 다르긴 하지만 팬케익의 달콤한 향기가 전병과도 비슷하다 느꼈는데, 그만큼 짙은 그윽하게 달콤한 향이 느껴집니다. 그 안을 적시는 가볍고 산뜻한 맛의 샐러드와 짭조름한 소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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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인근의 간이 테이블에서 녀석을 시식해 보았습니다.
 
 
 

 
정말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맛입니다. 질척한 샐러드와 부드러운 핫케익이 섞여 더욱 그런 듯합니다. 잘 구워진 빵인가, 샌드위치인가, 핫도그인가 하는 기분. 입안에서는 그 경계를 허물고 다 한 데 섞입니다.
다만 연인이 그리운 맛이라던 말은 충분히 납득이 갔습니다. 비유를 들자면 그래, 군대리아의 느낌. 가공 샐러드에 패티와 맛스타 딸기잼을 한데 모아 먹는 그 중독성 있는 맛. 느낌이 꽤나 흡사합니다. 우유와 딸기잼 바른 쌀빵을 담가먹던 그 끈적한 맛도 그렇고 말이죠. 그런 녀석이었네요.
 
 
 

 
빼어난 맛은 아니지만 시간 지나면 생각날 법한, 그런데 쉽사리 만날 수는 없는 녀석. 군대리아와도 많이 닮았네요.
특정 시절의 추억과 애환이 녹아난 맛. 그렇게 정의하기로 했습니다. 노량진을 또 찾는다면 가볍게 들릴만 하겠습니다.
 
노량진컵밥거리에서 만난 ‘오가네팬케이크’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동작구 노량진동 컵밥거리의 ‘오가네팬케이크’

- 영업시간은 확인이 불가했다. (사전 유선 문의를 권장)
- 주차는 불가하다. (인근 공영 또는 민영 주차장 이용)
- 현금 또는 계좌이체만 가능.
- ‘노량진컵밥거리’에 위치한 점포로 딱 간단한 간식 정도다.
- 개당 2천 5백 원 ~ 3천 원 정도의 가격. 포만감을 느끼려면 2개 정도는 먹어줘야 하겠다. 그래도 저렴한 편.
- 각 잡힌 모양의 뜨거운 팬케익이 소세지와 듬뿍 샐러드를 품은 모양새. 흡사 팬케익+샌드위치+핫도그가 섞인 듯한 느낌이다.
- 작은 점포지만 1991년부터 장사를 해왔던 곳.
- 어찌 보면 그 시절부터 단짠이라는 기가 막힌 조합을 추구했단 것인데, 설탕을 뿌린 핫도그처럼 참 선구적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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