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275) - 송파구 방이동의 ‘봉피양 방이점’
뻔하지 않은 먹개론(槪論)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관찰형 아재
지갑만 얇아졌을 뿐. 광고성, 홍보성의 글은 일절 없습니다.
고기로 맛을 낸 진한 평양냉면.
냉면에 유혹되어 왔다가, 소고기에 관심을 품게 되는 그런 집이었다.
강남을 방문할 일이 지극히 적은 편이고 여전히 어색하다 느끼는 필자입니다. 부자가 되긴 글렀는지, 늘상 필자와는 맞지 않다 생각하곤 하는데요. 그나마 가끔 들르게 된다면 식사를 해결하러 주로 평양냉면집을 방문하곤 하는 정도입니다. 때문에 이번 글은 모처럼의 강남이지만, 유난히 날씨가 좋던 어느 날. 역시 평양냉면 한 그릇 때리러 방문한 날에 대한 이야기되겠습니다. 올림픽공원을 찾을 일이 있었기에, 그전으로 겸해 찾아가 봤습니다.
미쉐린 가이드 빕구르망에 선정이 된 적 있는 집, 평양냉면으로도 강남권에서는 꼭 거론되는 집이기도 하지요. 유명 평양냉면집이자 유명 갈빗집의 계열사 상호인 ‘봉피양’을 이백일흔다섯 번째 고독한 먹기행으로 가볍게 소개해 보겠습니다.
게시글 하단의 요약 정보만 참고 가능
마찬가지로 미쉐린에 선정된 적이 있는 ‘벽제갈비’의 자매 아닌, 자녀 상호격 되는 곳이 봉피양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분이 운영하다가 인수된 곳이기도 합니다. 소개할 봉피양과 나란히 붙어있니와 벽제란 상호를 곳곳에서 엿볼 수 있어, 솔직히 냉면집에 방문한 것인지 유명 갈빗집에 방문한 것인지 헷갈리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메뉴판은 참고하시되, 좀 예전의 기억이라 금액이 다를 수 있음을 감안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방문 당시가 집필 전이라 사진도 충분치가 않습니다.
평양냉면
뭐, 그저 평양냉면 한 그릇 때리러 온 자리였기에 바로 평냉 한 그릇씩 주문.
계란 지단, 무생채, 얼갈이물김치, 소고기 한 점이란 표현을 쓰고 싶은, 제육 또는 수육을 한두 점 얹은 봉피양의 평양냉면입니다.
한눈에 보시기에도 육수가 진해 보이지 않나요? 물론, 맛도 상당히 진했습니다. 이곳도 초심자에겐 꽤나 용이한 평양냉면집입니다. 면수를 품은 면과 육수가 섞이기 전의 육수. 보통은 섞이면 맛이 중화되곤 하는데, 이곳은 그 후에도 농도 있고 간이 있는 육수가 어느 정도 유지되는 편입니다.
기름기도 살짝 느껴지는 느끼한 향의 진한 육수. 이는 거의 고깃집 평양냉면의 공통분모라 생각되는데, 고기를 다루는 집의 평양냉면이어서 그렇지 않나 싶습니다.
평양냉면을 주문하시면 사진과 같이 서비스 수육이 함께 등장하는 것도 특징인데요.
고명의 구성은 살짝 다르긴 하지만 육수를 처음 한 입을 머금은 순간. 개인적으론 상암동, 마찬가지의 고깃집 평양냉면 배꼽집의 흡사한 향을 떠올린 필자였습니다. 저 얼갈이김치가 고명으로 나오는 것도 비슷한데, 육수에서 딸려오는 기분 좋은 고기 비릿한 향도 비슷합니다. 상암 배꼽집을 자주 즐겼었기에 오래간만에 느낀 향수처럼도 다가왔네요.
수육의 경우 껍데기 부분의 향과 식감은 좋았으나, 고명에 들어간 편육과 충돌하는 맛으로 살짝 아쉬운 감은 있었습니다. 그렇게 돋보이진 않았다 하겠습니다.
면을 풀고 본격적으로 후루룩할 시간. 머금으면 고소한 향이 도는 것이 딱 봐도 메밀의 함량이 높습니다. 면의 굵기도 굵직해 막국수와 흡사한데, 이 또한 배꼽집과 많이 닮았네요. 한가득 담으면 묵직하게 담기는 스타일이라 포만감 있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완냉 후 사이드를 시키지 않았음에도 그 포만감이 다른 평양냉면 대비 묵직했습니다.)
그리고 이 집의 독특한 점, 아무래도 고기를 다루는 집이라 그럴까요? 올라간 냉면의 편육이 여태 만난 집들 중 가장 빼어났습니다. 잘 삶은 소고기 수육이나 제육을 한두 점 얹은 것만 같은. 때문에 기술했다시피 서비스 수육의 존재감이 약했던 게 아닐까도 싶네요.
적당히 식어 질기지도 않고, 신선한 고기 육질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절로 생각이 듭니다. ’이 집 고기 참 맛있겠구나.’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벽제갈비를 한 번 느껴봐야겠다. 그런 생각으로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평양냉면집들을 여럿 들리며 느끼는 것이긴 한데, 고깃집만의 평양냉면. 이것도 이만의 매력이 있단 생각입니다. 그릇에 코를 박으면 풍기는 그 쿠리쿠리한 비릿한 육향. 의미가 있던 집은 고춧가루 필동이에게 늘 의정부 계열을 꼽긴 하지만 배꼽집도 그렇고, 고깃집의 육향 가득 평양냉면도 참 무시할 수 없는 장르 중 하나란 생각입니다.
송파구 방이동의 ‘봉피양 방이점’
- 영업시간 매일 11:30 ~ 22:00 / 라스트오더 21:00
- 한창의 시간엔 웨이팅이 있다고 했으나, 토요일 12:30 방문 기준 웨이팅은 없었다.
- 주차 가능. 같은 곳인 벽제갈비 건물에서 발렛파킹을 지원한다.
- 식후 발렛 비용은 2천 원. 현금만 가능했던 것 같다.
- 본관 / 신관 / 별관으로 나뉘어 있으며 벽제갈비 건물이 바로 옆인데, 평양냉면 봉피양과 함께 한식벽제라는 곳에서 운영 중인 하나의 브랜드로 보시면 된다.
- 때문에 내부는 평양냉면집보단 고깃집에 모습에 가깝다.
- 전형적인 육향 가득 고깃집 평양냉면의 스타일도 이 집의 특징. 고기 후식으로 잘 어울릴 것 같은 평양냉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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