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234) - 태국 방콕의 ‘푸야이 리 레스토랑(Puyai Lee Restaurant, ร้านข้าวแกงบ้านผู้ใหญ่ล)’
뻔하지 않은 먹개론(槪論)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관찰형 아재
지갑만 얇아졌을 뿐. 광고성, 홍보성의 글은 일절 없습니다.
태국 여행 시 누구나 머릿속으로 한 번쯤은 염두에 뒀을 아침 가정식 노상 뷔페. 티비 프로를 통해 많이들 접하셨을 겁니다. 직접 방문해 보니 이른 시간부터 점심까지의 음식 장사가 한창이었던 태국은 가히 아침 강국이라 할만하더군요. 하기야 오래 전의 우리나라와는 정반대로 여성이 주도적으로 돈을 번다 하고, 때문인지 많은 이들이 집밥보다는 외식을 주로 한다고 하니 어느 정도 납득은 갑니다.
그런 아침의 코스를 경험하고 싶어 선정한 곳입니다. 아침 가정식 뷔페 비스무리하단 점도 들어맞았구요. 야외까진 아니었으나 그 특유의 골라 담는 태국 아침의 분위기가 맞아떨어졌습니다.
샘욧역(Sam Yot) 인근에 위치한 곳으로 밥이 담긴 접시에 원하는 찬을 골라 담을 수 있는 집입니다. 읽는 그대로 ‘푸야이 리 레스토랑(Puyai Lee Restarant, ร้านข้าวแกงบ้านผู้ใหญ่ล)’을 이백서른네 번째 방콕 먹기행으로 소개해 보겠습니다.
* 태국어 상호를 구글 번역기를 통해 돌리니 ‘반 푸야이 리 라이스 앤 카레 레스토랑’으로 확인이 된다.
상호는 주인장의 이름 같은데, 번역 그대로 카레 기반의 찬들이 많다. 직원의 설명을 듣고 이해하기론 인당 60바트에 반찬 3개를 골라 담을 수 있는 걸로 이해했는데, 리뷰를 보니 반찬마다 20~30바트 정도의 가격으로 추가 주문도 가능한 모양.
말이 통하질 않아 밥 한 접시를 더 주문했던 필자라 되는지 모르겠지만 참고하시면 좋겠다.
게시글 하단의 요약 정보만 참고 가능
오로지 직감을 기반으로 구글 맵스 기반으로 찾아내 방문한 집입니다. 한참의 거리에서 액정을 터치하며 살펴본 집을 직접 발로 찾는 기분이란, 필자가 유별날지 모르겠지만 참 묘합니다.
여하튼 뷔페처럼 반찬이 깔린 모양새며, 한 접시에 여러 음식들을 골라 담아 먹는 사진들을 보고 ‘옳거니! 이 집이 현지다.‘ 싶었는데요. 숙소에서 도보로 이동 가능한 거리였기에 바로 예정지로 담았던 곳입니다.
그렇게 만났습니다.
구글 맵스에서도 대략 이런 사진들을 보고 점찍어뒀었죠. 정말 현지일지는 모르겠지만 각종 태국식 이름 모를 찬들이 한가득입니다. 여행 맛집으로 익숙하게 누구에게나 정의되어 있지 않은 음식들 위주의 구성. 좋지 않습니까?
그래도 국물이 진득한 건 대부분 커리류였고, 비주얼이 흡사한 카오팟무쌉으로 보이는 녀석도 있었습니다. 만나고 싶었던 호이라이 팟프릭파오(조개 볶음 요리)도 보이는 듯했구요. 솔직히 맞는지는 잘 모릅니다.
살짝의 탐색전 후 입장부터 한 뒤 자리를 잡았구요. 한 접시의 가격을 어찌 물어보고는 본격적으로 반찬을 담기 시작했습니다.
이 또한 시간이 좀 흐른지라 기억이 정확하지 않음은 사전에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
반찬을 담을 수 있는 한 접시, 즉 인당 60바트 정도 했던 것 같습니다. (한화 약 2천 5백 원) 그럼 3개 정도의 반찬 선택이 가능했습니다. 구글 리뷰엔 반찬을 기준으로 가격이 적혀있었는데요. 필자가 말이 통하질 않으니 주인장이 반찬 3개 꼴인 60바트로 퉁친 건진 또 모르겠습니다.
살짝 불안했던 건 주인장으로 보이는 이 빼곤, 도통 말이 통하질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번역기를 돌린 태국말을 내밀어도 알아듣질 못하니, 이거 중국인이 운영하시는 식당이 아닌가도 싶었네요. (아닌 듯합니다.)
자, 그렇게 가격을 듣고는 적당하겠다 싶어 진행했습니다. 접시에 밥부터 담아주시고는 어느 반찬을 담을지 여쭈어보십니다.
가장 우선이었던 건 카레입니다. 동남아식 커리는 방콕 선경험자인 연인에게도 자주 들었었으니까요. 익숙한 색감의 돼지 커리를 하나 담아주고, 이후엔 아는 녀석들로 골라 담아봤습니다. 재밌습니다.
카오팟무쌉과 호이라이 팟프릭파오(오로지 추정) & 돼지고기 커리
그 결과물인 필자의 첫 번째 접시입니다. 이도 저도 아닌 모양이긴 했지만 설렜습니다. 소통이 되질 않아 메뉴는 알 수 없었기에 추정입니다. 밥 위에 얹어진 것이니 다진 돼지고기볶음 찬은 카오를 뺀 팟무쌉이라 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네요.
매콤한 메기볶음과 계란찜 & 피시커리
이건 필자보다도 훨씬 진취적이고 과감한 연인의 픽이었는데요. 보기만 해도 과감함이 넘칩니다. 이곳이 메기볶음이 유명한 듯해서 선택했다고 합니다. 계란찜은 뭐 비스무리하니 익숙한데, 피시커리는 돼지 커리와는 다르게 사진 속 존재감이 미미합니다.
이게 근거였나 보네요. 벽면에 붙어 있는 메뉴판인데요. 큰 의미는 없습니다. 여하튼 간 매콤한 메기볶음과 개구리볶음 등의 키워드가 간판 및 메뉴판에서 번역되어 나오는 걸로 보아 이곳의 메인은 맞는가 봅니다. 연인은 유명세를 공략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해 볼까? 하다가.
언제 또 찾겠나 싶어 성에 차질 않아 60바트를 추가하고 한 접시를 더 주문했습니다.
연인이 먹고 싶어 하는 걸 골라온 것인데, 삶고도 겉은 튀긴 계란. 알 수 없는 브로콜리, 알 수 없는 주인장의 추천 반찬 등. 추천 반찬은 생소한데 슴슴하기까지 해 맛과 모양새도 잘 기억에 나질 않네요.
그렇게 본격적인 식사를 시작했습니다. 이곳은 기본 소스들 외에도 매운 양념이 떡하니 있었기에 가미해 가며 즐겨봤습니다.
음, 확실한 건 여행 중 현지에서 즐겼던 푸팟퐁커리, 팟타이 이런 녀석들과는 차원이 다른, 레알 태국의 향신료가 느껴진다는 점입니다. 정말 강합니다.
흡사, 한국의 일반적인 식당에서 맹맹한 된장찌개를 즐기다가 시골의 진하디 진한, 졸일 대로 졸인 구수한 된장을 만난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현지인에겐 맛있을 외지인에겐 강렬한 맛입니다.
이땐 몰랐는데, 유독 카오팟무쌉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향은 이후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라임잎의 향이었나 봅니다. 이렇게 새로운 거 또 하나 느꼈습니다.
기억에 남는 걸 정리해 보자면,
메기볶음은 끈적하게 졸인 녀석인데, 특유의 흙내는 어쩔 수가 없습니다. 살짝살짝 툭툭 느껴지기에 매운 볶음보단 전반적으로 달달한 조림에 가까운 느낌이었구요.
카오팟무쌉 돼지고기볶음은 맛은 있으나 간이 강하고 라임잎 특유의 쨍한(기존의 맛과는 정반대로 달리려는 듯한) 향신료의 향이 듬뿍이었습니다. 호이라이 팟프릭파오도 이는 마찬가지였네요.
계란은 삶은 줄 알았으나 겉은 튀겨내서인지 처음 느끼는 식감입니다. 인스턴트 도시락 계란 같기도 합니다.
커리는 묽은 편이라 너무나 밥에 찰싹 스며들어 지배력은 약했는데, 그럭저럭 즐길만했습니다.
갑작스레 등장한 이 국물은 좀 한국적이었습니다. (돼지인 듯하지만) 소고기뭇국의 향. 많이 시켜서 준 건지, 서비스일지, 기본일지 모를 국물입니다. 고수나 기타 향신료의 향도 은은한 것이 온전히 고기 비중만 높여 끓여낸 국물입니다.
느낀 그대로 전반적인 평가를 해보자면 현지의 맛집은 맞는가 봅니다. 무엇보다도 현지의 손님들이 참 많았습니다. 그리고 향신료의 맛에서 짐작할 수 있듯 정말 이건 태국의 맛이 듬뿍 밴 맛이 아닐까 싶은 기분이었구요.
다만 확실히 짚어야 할 건, 위생적으로 취약한 이들은 스타일이 맞지 않겠단 생각입니다. 정말 날 것 그대로의 시장 느낌이 나는 음식점이거든요. 그래도 필자에겐 새로운 경험이 우선이라 거부감 없이 만족스러웠습니다.
느끼는 맛 모든 게 생소했으니까요. 한국에서 이미 접해본 것들과는 다른, 예측 불가한 몇 수 위의 음식들이었으니까.
다만 솔직히 여행 중 내내 아침으로 즐길 순 없겠단 생각입니다. 너무 현지고 강렬합니다.
태국 방콕의 ‘푸야이 리 레스토랑(Puyai Lee Restaurant, ร้านข้าวแกงบ้านผู้ใหญ่ลี)’
- 영업시간 06:00 ~ 15:00
- 매주 일요일 정기휴무
- 샘욕역(Sam Yot) 인근에 위치한 식당
-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가보지 않아 모르겠다.
- 밥 한 접시에 반찬을 골라 담아 즐기는 전형적인 태국 뷔페식 아침 백반
- 현지 가정식일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간 시장 반찬가게의 스멜이 물씬이다.
- 1접시에 3개의 반찬을 담아주셨는데, 접시당 60바트. 총 3접시를 주문해 180바트 정도 나왔던 것 같다.
- 소고기뭇국 비슷한 국물이 기본으로 나오긴 했는데, 돼지고기 육수 같았다.
- 굉장히 강렬한 현지의 맛. 메기볶음과 개구리볶음이 메인인 듯한데, 이름 모를 음식들이 한가득이다. 설레는 것도 있지만 경계심이 드는 것도 사실.
- 그래서일까? 사전에 접했던 한국에서의, 그리고 태국에서 접한 널리 퍼진 음식들과는 다른 예측 불허의 맛. 향신료도 보다 강렬했다.
- 그럼에도 이런 곳을 원하고 즐기는 타입이라면 굉장히 마음에 들지도. 모든 것이 새롭고 진정 현지스러웠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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