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태국

(태국/방콕) 족발덮밥과 무끄럽, 미쉐린 선정의 ‘나이엑 롤 누들’

고독한 먹기행 (229) - 태국 방콕의 ‘나이엑 롤 누들’

 

뻔하지 않은 먹개론(槪論)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관찰형 아재

지갑만 얇아졌을 뿐. 광고성, 홍보성의 글은 일절 없습니다.


높은 듯 낮아 눈높이에 맞았던 미쉐린 식당.


 

상당히 마음에 들었던 방콕의 미쉐린 선정 음식점이었습니다. 희한하리만치 개인적인 취향 탓으로 지금껏 미쉐린과는 인연이 없었는데요. (평양냉면을 제외하고) 뭔가 태국에서는 좀 가능성이 보였다 하고 싶네요. 당연히 음식 문화의 기반 자체가 다르다 보니 가능했던 것도 같습니다.

여하튼 간 이번에 소개할 곳은 ‘이런 분위기가 미쉐린이라고?’ 싶었는데 ‘미쉐린이구나.’ 하고 맛있게 즐겼던 곳입니다. 사전 조사 중 유명 맛집으로도 툭툭 등장하기도 했었는데, 차이나타운에 위치한 미쉐린 가이드 선정의 식당. 메뉴는 궁금했던 동남아의 족발덮밥과 숭숭 썰어낸 삼겹살 튀김, 무끄럽입니다.

 

 

본디 끈적한 족발과 밥의 조화를 그리 즐기지 않는 필자이기에 경험 비교가 불가하긴 했으나, ‘이곳의 족발덮밥은 어떤 맛일까?’ 라는 궁금증을 장착하고 찾아가 봤습니다. 방콕의 차이나타운, 역으로 치면 왓 망콘역(Wat Mangkon) 인근에 위치한 국숫집. 고독한 먹기행으로 ‘나이엑 롤 누들(ร้านก๋วยจั๊บนายเอ็ก)’을 이백스물아홉 번째 고독한 먹기행으로 소개해 보겠습니다.

 

* 나이엑 롤 누들: 까꾸로 읽는가 봅니다. ร้านก๋วยจั๊บ (국숫집, 꾸어이짭 상점), นาย (Mr. 씨),  เอ็ก (엑). 대략 요런 단어들로 검색이 되는데, 엑 씨의 국숫집, 꾸어이짭 상점으로 해석하시면 되겠습니다. 꾸어이짭은 삼겹살 튀김을 얹은 쌀국수라 합니다.

 

 

 


게시글 하단의 요약 정보만 참고 가능


 

 

 

 

 

 

 

딸랏너이 골목의 ‘홍시앙꽁(추후 소개 예정인 강 둔턱의 커피숍)’에서부터 걸어왔습니다. 생각보다 고되진 않았는데, 갑작스럽게 펼쳐지는 차이나타운의 홍빛 간판들과 붐비는 사람들로 인해 눈이 살짝 피로해지긴 했습니다. 본래 이곳에선 굴전도 만나볼 생각이었으나 이 또한 빠른 영업 종료를 캐치하지 못하고 허탕을 쳤네요.

음식점들이 일찍 열고 일찍 닫는다는 점은 살짝 불편하긴 했습니다.

 

 

 

 

이제 기댈 곳은 미스터 엑뿐, 엑 아저씨뿐입니다. 도로변으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누가 봐도 많은 이들이 입구에서 줄을 서 있었으니까요. 그래도 굉장히 빠른 회전율로 거의 웨이팅이 없다시피 느껴질 정도로 입장은 순탄했습니다.

그나저나 과연, ‘이런 분위기가 미쉐린 선정의 집이라니.’ 태국의 미쉐린은 좋게 말하자면 깐깐한 격식과 차별이 없단 생각입니다. 태국 문화와도 닮았습니다.

 

 

 

 

 

메뉴를 주문함과 동시에 입장하는 방식입니다. 메뉴판 뒷면에 누들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주요 목적은 족발 덮밥과 딮 프라이드 크리스피 포크로(Deep Fried Crispy Pork) 표현된 무끄럽, 삼겹살 튀김이었습니다. 펼지와 연인 각각 한 그릇씩을 주문했네요. 한화 약 3~4천 원 정도의 접시당 가격인지라 ‘아 태국의 미쉐린은 가격에도 격이 없구나!’ 란 생각을 했습니다. 쌩큐입니다.

보다 부드러워 보이는 돼지고기 우둔살(엉덩이살) 덮밥과(족발 덮밥과 큰 차이는 없어 보였습니다.) 무끄럽을 하나씩 주문했습니다.

 

 

 

 

무끄럽(삼겹살 튀김)과 돼지고기 우둔살 덮밥(족발덮밥)

 

오픈형 주방에서 아주 빠르게 탕탕 무언갈 치는 것도 같다가 촥 뿌리기도 하고, 이리저리 재료가 튀며 분주히 만드는 모양새였습니다. 금세 등장했는데요. 태국 음식스러운, 과하지 않은. 바로 이 다음을 기약하고 도모할 수 있는 한 그릇의 양으로 등장했습니다. 덮밥의 경우 흔히 아는 것들과는 다르게 양념이 상당히 묽은 편입니다. 적셔져 나온 듯한 느낌도 드네요.

 

반응형

 

 

 

‘그런데 이거 보기완 다르게 상당히 진하지 않은가?’ 맛이 배었습니다. 이렇게 간단한 듯하면서도 깊을 수가 있나? 입에 넣자마자 마음에 든다라는 표현이 밥풀 튀듯 바로 튀어나왔습니다. 그리고 저 껍데기와 메뉴판을 보지 않았더라면 소고기 양지란 착각이 들 정도로 부드럽고 결결이 부서지는 식감. 확실히 이날 ‘아이콘시암’의 ‘쑥시암’에서 만난 노점의 것들과는 깊이감이 다르네요.

 

 

 

 

이건 생각보다 임팩트 약했는데, 너무도 예측 가능한 익숙한 맛입니다. ‘하긴, 그래도 삼겹의 단면이 보이게 튀기는 건 흔치 않긴 하지.’ 여하튼 간 진정 과하지 않으면서도 깊은 듯한 태국의 향이 필자의 몸으로 서서히 침투했다 하겠습니다. 이 작은 접시에 옹기종기 모인 녀석들로 인해 말입니다.

 

 

 

 

‘더욱 강렬히도 느껴봐야겠구나.’ 필자의 태국 음식 플로우는 이러했습니다. 시작은 달큰하게, 그리고 서서히 다양하게.  피시소스와 식초 등을 적절히 가미를 해준 뒤 슥삭 비벼 한 입을 해봅니다. ‘크으, 별것 아닌 조미 하나로 인해 땀이 날 줄이야.’

분명 날이 더워서가 아니었습니다. 아주 단발적인 화한 맛이 머릿속을 톡치며 펴져갑니다. 동남아식 매운맛은 심이 취향을 저격하네요.

 

 

 

 

 

그런데 이 작은 한 접시에서 색감은 미미하더라도 존재감을 크게 발휘하는 녀석이 있었으니. 바로 저 나물무침입니다. 정체는 모르겠습니다. 갓나물이라 해야 할지 모르겠으나, 고기 덮밥의 곁들임으론 아주 그만인 녀석입니다. 한국스러운 맛이 있어 그런지 친근한 맛도 꽤 많이 느껴졌네요. ‘없었으면 이 한 접시가 그저 그랬겠지.’ 접시판의 대주주. 아주 극찬을 했습니다.

그렇게 소박해 보이다만 소박하지 않은 태국스러운 한 끼도 또 한 번 완료.

 

 

 

 

 

유난히 복작복작했던 차이나타운에서 정겹기도 하면서도 만족스러웠던 한 끼였습니다.

 

여행 중 고작 두 번의 미쉐린 식당이었지만 이곳 ‘나이엑 롤 누들’을 만나며 느낀 점이라면, 태국의 미쉐린은 필자의 눈높이에 있었다는 점. 분주함 속에서 유독 소박하면서도 깊은 맛을 느낀 집으로도 기억에 남습니다.

 

 

 


태국 방콕의 ‘나이엑 롤 누들(Nai Ek Roll Noodle, ร้านก๋วยจั๊บนายเอ็ก)’

- 영업시간 매일 07:30 ~ 익일 00:30

-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가보지 않아 모르겠다.

- 평일임에도 웨이팅이 있었으나 회전율이 좋아 그런지 줄은 금세 빠졌다.

- 입장과 동시에 메뉴를 주문하는 방식

- 방콕 차이나타운에 위치한 미쉐린 가이드 선정의 집.

- 필자의 목표는 국수보다도 족발덮밥과 무끄럽이었다.

- 우리나라에서 아는 미쉐린보단 정겹고 친숙한 분위기, 그리고 맛. 그럼에도 푸드코트, 야시장보단 깊은 맛이다.

- 드시는 중에 태국 피시소스 등의 조미는 꼭 첨가를 권장.

- 함께 나온 나물무침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없었으면 그만한 매력을 못 느꼈을 것이다.


 

 

 


함께 읽으면 좋을 ‘고독한 먹기행’의 또 다른 태국 방콕 관련 글

 

(태국/방콕) 현지 아침의 소고기 쌀국수와 est 콜라 ‘썽 포차나’

고독한 먹기행 (219) - 태국 방콕의 ‘썽 포차나(Sung Phochana)’ 뻔하지 않은 먹개론(槪論)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관찰형 아재지갑만 얇아졌을 뿐. 광고성, 홍보성의 글은 일절 없습니다.굳이 찾으려

lonelyeating.tistory.com

 

(태국/방콕) 순게살 푸팟퐁커리와 얌운센탈레 ‘쏨분 시푸드‘

고독한 먹기행 (221) - 태국 방콕의 ‘쏨분 시푸드(Somboon Seafood)’ 뻔하지 않은 먹개론(槪論)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관찰형 아재지갑만 얇아졌을 뿐. 광고성, 홍보성의 글은 일절 없습니다. 태국

lonelyeating.tistory.com

 

(태국/방콕) 맥주 안주로는 딱! 오징어알 튀김, 짜뚜짝 주말시장의 ‘아케 아로이’

고독한 먹기행 (224) - 태국 방콕 짜뚜짝 주말시장의 ‘아케 아로이’ 뻔하지 않은 먹개론(槪論)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관찰형 아재지갑만 얇아졌을 뿐. 광고성, 홍보성의 글은 일절 없습니다. 방

lonelyeating.tistory.com

 

(태국/방콕) 새우부터가 다르다. 팟타이와 똠얌 ‘아이스옌’

고독한 먹기행 (220) - 태국 방콕의 ‘아이스옌(Ice Yen)’ 뻔하지 않은 먹개론(槪論)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관찰형 아재지갑만 얇아졌을 뿐. 광고성, 홍보성의 글은 일절 없습니다.아무리 노는 물이

lonelyeating.tistory.com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