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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편/경기도

(경기/고양시) 잘 달여진 듯한 진한 평양냉면 ‘양각도 일산본점’

고독한 먹기행 (218) -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의 ‘양각도 일산본점’
 

뻔하지 않은 먹개론(槪論)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관찰형 아재
지갑만 얇아졌을 뿐. 광고성, 홍보성의 글은 일절 없습니다.


오묘한 색감과 맛으로 잠시나마, 바깥의 맹렬한 추위를 잊게 해 줬다.

진정한 겨울의 별미!


 
어느 겨울, 단체 모임의 끼니로 평양냉면이 선정된 적이 있었습니다. 평양냉면이 마니아들이 득실거리는 멤버들 덕이었는데요. 당연히 그런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냉면과 제육에 소주 한 잔하는 자리다 보니 여러 평양냉면집들에 대한 이야기도 난무하게 되었지요.
본디 겨울의 음식이라는 평양냉면인데, 주로 여름에나 집중적으로 찾았었기에 왜 겨울의 음식이라 하는지 나름의 해석도 얻을 수가 있었네요. 그리고 역시나, 이곳만의 매력 한 그릇도 담고 있었습니다.
 

 
일산 호수공원 근처에 위치한 평양냉면집인데요. 아마 일산의 유명 평양냉면집으론 두 집 정도가 아닐까 생각하는데 그중 한 집입니다. ‘대동관’과 함께 일산 평양냉면으로 자주 거론되는 곳, 이백열여덟 번째 고독한 먹기행으로 ‘양각도’를 찾아가 보겠습니다.
 
 


게시글 하단의 요약 정보만 참고 가능


 
 

 
 
 

 
참으로 오래간만에 찾은 라페스타 인근이었습니다. 여담으론 개인적으론 그랬습니다. 첫 서울 상경 당시 여름에 방문한 이곳은 그렇게도 꿈의 도시 같았었는데, 현재는 오래된 지방의 놀이공원 느낌이란 생각. 뭐 그런 삼삼한 감정을 느꼈다가 모임의 장소로 찾은 ‘양각도’입니다.
 
 
 

 

 
재미있게 봤었는데 ‘한식대첩’에 출연한 분이신가 보군요. 들어온 ‘양각도’의 내부입니다.
참 ‘능라도’, ‘을밀대’, ‘만포’ 등.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 때문일지, 동류의 사람들이 정겹게 찾으란 의미일지 모르겠습니다만, 유독 평양냉면은 이북의 지명이나 소재를 상호로 삼은 집들이 많다는 생각입니다. 대개 이북식이 진하게 밴 집들이 이렇지요.
 
 
 

 
당연하긴 하겠지만 현재의 집도 이북식의 색이 짙은 편입니다. 어복쟁반, 평양불고기란 메뉴만 봐도 그랬네요.
그나저나 메뉴판을 펼치자마자 마음 한 켠이 지지직 하고 금이 간 소리가 들렸던 것이, 기대했던 굴림만두는 불가하단 소식 때문이었습니다. 굉장히 아쉬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도 마찬가지로 평양냉면 애호가인 연인과 2차 방문할 명분이 생기기도 했으니, 괜찮다면 재방문할 각을 재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각자의 평양냉면 한 그릇씩과 제육 한 접시를 주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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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찬부터 가보겠습니다. 제육용 양념장과 백김치가 임팩트가 좀 있었는데요. 양념장은 의정부파의 것보단  더 되고, 시큼한 맛의 비중이 진했는데 이거 좋더군요. 중독성은 덜하지만 이런 느낌의 양념장도 좋았습니다. 진한 장과 묽은 소스의 딱 중간. 제육은 무난한 편이었는데 양념장 덕에 분위기가 더욱 살았습니다.

* 의정부 계열: 의정부 평양면옥에서 비롯된 하위 냉면집들로 ‘필동면옥’, ‘을지면옥’ 등을 들 수 있다. 제육에 마성의 소스가 함께 등장한다.

 
 
 

 
그리고 독특했던 포인트의 원투펀치 중 두 번째는 바로 백김치. 냉면의 고명으로도 등장하는 녀석입니다. 평양냉면 육수를 음미하며 느낀 점인데요. 김치 안으로 시큼함이 갇힌 느낌이랄까요? 슴슴한데, 씹으면 시큼함이 새어 나오는 것 같았습니다.
때문에 이후 냉면의 육수가 줄어들더라도 김치가 그 영역을 침범하지 않았는데 종로의 ‘유진식당’과는 정반대 되는 매력. 이 또한 절묘하니 좋았다 하겠습니다.
 
 
 

 
자, 이제 ‘양각도’의 평양냉면도 나와주었습니다. 여태껏 평양냉면의 등장씬 중 가장 오묘한 기분을 느꼈던 것도 같습니다. 이유라면 냉면의 색감 때문인데요. (방문 당시 직접 느낀 색감과 사진의 색감은 살짝 다른 감이 있습니다.) 저 아롱사태 편육 때문일지 모르겠으나 육안으로 보이기에 보랏빛의 색감이 강했던 것 같습니다. 약간은 생소한 따스해 보이는 색감의 평양냉면에 조금 놀랐던 것 같네요.
 
바로 한 입 음미를 해보는데 ‘음, 진하다. 잘 달여진 느낌.’ 간장 비슷한 풍미가 맛에서 확 올라왔던 것 같습니다. 녀석에게도 마찬가지로 수식언을 붙이자면 ‘잘 달여진 듯한 진한 평양냉면’.
 
 

 
‘만포면옥’과도 미묘하게 통하는 단맛도 있긴 했지만, 겉도 확연히 다르고 이곳이 간이 좀 더 강하기에 비교는 패스하겠습니다. 그냥 참 한 그릇에 소고기의 기운이 알차게 담겼단 생각을 거듭했습니다.
더불어 다음에 또 생각나겠구나 싶었습니다. 연이 닿지 못한 굴림만두도 그렇고 재방문의 기운이 충분합니다.
 
 
 

 
그나저나 무서운 맹추위의 주말이란 것도 잊고 즐긴 시원한 평양냉면. 먼저 다가가기가 어렵다 뿐이지, 막상 이리 만나니 한 겨울의 추위도 잊게 해 주네요. 왜인지 모르겠으나 만난 이후로 아른아른 생각이 났던 녀석인데, ‘조만간이면 또 겨울이려나?’
 
그땐 굴림만두의 조합으로 만날 수 있길 바라며 글도 마무리해보겠습니다. 눈이 매서운 날 집구석은 따땃한데 시원한 냉면 육수 한 그릇이 생각나네요. 일산에서 만난 평양냉면집, ‘양각도 일산본점’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의 ‘양각도 일산본점’

- 영업시간 매일 11:00 ~ 21:00 (브레이크타임 15:30 ~ 17:00, 라스트오더 20:30)
- 주차 가능 (‘청원레이크빌’에  주차 시 주차 요금 지원)
- 대중교통 이용 시 3호선 정발산역에서 도보 10분 소요
- 테이블식과 프라이빗룸을 갖춘 구조 / 화장실은 내부에 위치 (남녀 구분)
- 정말 제대로 된 소고기 육수의 평양냉면. 진하고 그윽하다.
- 간이 조금 있는 편인데 한 그릇의 소고깃국을 먹은 듯한 기분도 들었다.
- 조명 탓일지 모르겠으나 보이기에 보랏빛의 색감이 강했던 평양냉면. 색깔마저 독특하니 이곳만의 매력이 좋았다.
- 굴림만두는 아쉽게 함께 할 수 없었으나 대신한 제육 또한 좋더라. 특히나 의정부류의 제육보단 훨씬 된 시큼한 스타일의 소스가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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