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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편/대전광역시

(대전/중구) 선화동의 매운 직화 뼈닭발, ‘한가네닭발 본점’

고독한 먹기행 (207) - 대전 중구 선화동의 ‘한가네닭발’


또 가만 생각해 보니 단지 매워서가 아니라
이런 맛의 집이 있어 닭발이 핫한가 보다 했다.



젊을 때보단 조금 더 다양한 음식들을 맛보고 다녀서일까요? 사소한 맛들도 심오하게 느끼는 것이 이젠 버릇이 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매운맛이 몸에 쉽게 흡수되는 것 같았습니다. 말인즉슨, 소위 말하는 맵찔이가 되어간다고나 할까요? 점점 매운 음식에 쉽게 굴복하고 마는 필자를 자주 보게 됩니다.
그리 된통 당하고도 또 무슨 인연에서인지 다시 찾게 되는데. 이따금 매서운 추위면 침샘을 자극하며 불쑥하고 생각나는 뫼비우스의 띠와 같은 도돌이표. 매운맛.

 


얼마 전 대전에서도 창신동과 나정순이란 키워드에 버금가는 닭발집 하나를 알게 되었는데요. 요 시기와도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대전 방문을 겸해 찾아가 봤습니다.

어찌 보면 보잘것없는 소재인 닭발이 재차 생각나게 하는 집은 참 오래간만이었습니다. 그것도 필자가 선호하는 국물 닭발 아닌 직화 뼈닭발이라 더욱 신통하기도 하구요.
극 추위에 맞서 속을 활활 타오르게 하는, 대전 선화동 인근의 잔뼈 굵은 닭발집. ‘한가네닭발 본점’이 이백일곱 번째 고독한 먹기행의 주인공입니다.



※ 상세한 요약 정보는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강렬한 원색의 간판이 간결한 설명을 돕습니다. 간판에 ‘매운’, ‘불’의 키워드가 필요하지 않게 말이죠. 사실 닭발이 매운 빼면 볼일 자체가 없지만은, ‘그래도 역시 매운맛의 간판은 빨강에 노랑 아님, 노랑에 빨강이지.’
다시 찾은 이곳을 들어가 봤습니다.



 


문을 연 시각이 얼마 되지 않은 때라 한산하네요.
이번이 두 번째니 첫 방문 당시의 기억이 나는데, 마침 한화의 경기가 당연하게 흘러나와 ‘역시 나의 고장 대전’ 했었습니다. 대충 보면 실내 포장마차스라운 닭발집이지만 지방의 스멜이 배어있기도 한데요.



 


메뉴판을 보면 체감할 수 있습니다. 대전에서나 흔히 접할 두부두루치기부터 유독 충청권에 많다 생각하는 조기찌개와 당연하지만 반가운 린과 선양 등. 다슬기는 올갱이의 표현은 아니었지만, 여하튼 간 다슬기와 맵고동이 메뉴판을 차지하고 있는 건 또 처음 봤네요.

주목적은 당연히 닭발이었으니 닭발 파티 시작입니다. 무뼈닭발에 뼈닭발 반 추가, 닭발의 파트너 계란찜과 주먹밥을 주문했습니다. (무뼈는 요리 과정이 들어가 그런지 반이 불가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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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없는 닭발(매운맛)


여기서부터는 포장마차스럽게 속전속결입니다. 족발은 모르겠으나 닭발에 매운맛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음식으로 살아남지 못했겠지요. 편하게 집어 먹을 매운맛의 무뼈 닭발이 등장했구요.



주먹밥


닭발만으로는 허할 수 있기 때문에 빈틈을 채워줄 짝꿍인 주먹밥이 듬직하게 등장했습니다.



계란찜


계란탕스러운 계란찜도 나와주어 어느 정도 닭발 파티를 위한 코스 한 상이 완성되었습니다.



뼈닭발 반 추가(매운맛)


그리고 대망의 피날레는 바로 이 직화 뼈닭발입니다.
솔직히 사정상 오로지 뼈닭발로 시키지 못한 것이 아쉽긴 했으나 매운맛에 쉽게 무너져버리곤 하는 필자이니 반 추가는 적절한 베네핏입니다. 대전 사람이니 홈 어드밴티지가 되겠네요.

이 지점부터 맛에 대한 묘사인데요. 맛있습니다. 특징이라면 직화임에도 마르지 않은 듯한 칼칼하고 충분한 양념의 맛. 개인적으로는 무뼈보단 뼈를 적극 추천합니다. 느껴지는 매운맛도 더욱 강렬하고 말이죠.



 


고작 요놈이 참 뭐라고, 첫 만남 이후 서울에서 입속을 간질간질하게 하더군요.
굳이 찾아갈 집은 아니지만 내 집 앞에는 있었으면 하는, 욕심쟁이가 되게 하는 맛입니다. 평소 국물 닭발을 더 좋아하는데 직화가 이를 넘어서니, 극찬의 닭발이라 해두죠.
대전에 이런 집이 있음을 참 늦게도 인지했는데, 선화동에선 나름 잔뼈가 굵은 녀석인가 봅니다. 닭발이라 표현이 통하네요. (포장객들도 수시로 드나듭니다.)



 

두부두루치기


요것도 소개에 보태봐야겠습니다. 첫 방문 당시의 두부두루치기입니다. 개인 취향은 아니었지만 옛 생각은 조금 났습니다. 밥반찬으로 어울리는 조림의 맛이 강한 두부두루치기였거든요. 어머니가 비슷하게 해 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차려진 게 닭발이고 매운이니 속전속결로 한 잔의 식사가 끝났네요. 얼굴과 속은 그런 것 같지 않았지만 말이죠. 나와서는 간판과 같이 얼굴이 화해졌으니 한가가 되어 나왔다 하겠습니다.

‘이따금 방문하는 대전에서 굳이 접했던 닭발을 또 한 번 찾을 줄이야.
문득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막상 보고 싶어 찾으면 만날 수 없는 고향의 친구와도 같다고 말입니다.



대전 중구 선화동의 ‘한가네닭발 본점’

- 영업시간 매일 16:00 ~ 02:00 (라스트오더 01:00)
- 주차는 불가해 보인다.
-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내부에 위치 (남녀 구분)
- 뼈와 무뼈 닭발을 주력으로 각종 포장마차의 안주류도 선보이는 집.
- 개인적으론 뼈닭발을 강력 추천한다.
- 직화임에도 마르지 않는 듯한 양념이 좋았다.
- 두부두루치기는 무난했던 것으로 기억. 충청의 색들이 묻어난 메뉴가 더러 있다.
- 포장객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편. 날이 좋을 땐 야장도 지원하나 보다.
- 야구의 시즌엔 한화 경기를 틀어주는 것도 좋았고, 주인장이 친절했던 점도 기억에 남는다.
- 굳이 멀리서 찾을 곳은 아니다. 다만 그저 내 집 앞에 있었으면 참 좋았겠다 싶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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