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205) - 강원 속초시 중앙동의 ‘갯배5구도선장’
속초 여행 중 갯배를 타고 아바이마을은 찾지 못했습니다만 우연히 훌륭한 발견은 하나 있었습니다. 무릇 지방 여행의 3대 묘미라 하면 ‘토속음식’, ‘전통시장’과 함께 그곳만의 분위기를 담은 근사한 ‘저녁맥주’라 읊곤 하는데, 속초 마지막날 이에 부합하는 집을 만나게 되었거든요. 속초를 담은 맥줏집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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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이마을로 가는 갯배 선착장 인근에 위치한 집입니다. (맛집은 아닙니다.) 바로 앞으로 설악대교와 금강대교의 풍경을 눈에 담을 수가 있고, 속초의 키워드 듬뿍과 캐리커쳐도 즐길 수 있는 근사한 분위기가 있었던 곳이죠.
아마 이곳까지 걷지 않았다면 그저 대충 카페로 알고 페이지를 넘겼을 집. 이백다섯 번째 고독한 먹기행으로 가벼운 디저트와 마시기행이 가능한 속초의 ‘갯배5구도선장’에 머물러 보겠습니다.
※ 상세한 요약 정보는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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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첫날의 맥줏집도 나쁘진 않았는데, 뭔가 부족한 감이 있었습니다. 3대 요소 중 라스트 원 하나가 빠진 기분이라 숙소 인근으로 그런 집은 없나? 하고 찾아보는데 당최 나오질 않더군요.
아쉬운 마음에 갯배 근처나 한 바퀴를 돌자하고 걸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만나게 되었습니다. 첫 만남 당시의 쨍한 관통상이 느껴집니다. ‘그래, 이런 집이지.‘ 엔드게임 닥터스트레인지 양반의 후반부 씬처럼 검지손가락이 주머니에서 절로 솟아납니다.
’옳다커니! 여행을 복기하기 위한 공간으로 딱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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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니 역시구나 절씨구나입니다. 주류도 갖추고 있으니까요. 역시 사람은 발품을 팔아야 하나 봅니다. 지도 앱으론 커피 아이콘이 있어 그저 카페인 줄로만 알았던 곳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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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의 키워드들을 꽉꽉 눌러 담은 캔맥주. (이때까지만 해도 ‘크래프트루트’의 맥주인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그 외의 각종 주류와 적당한 안주류까지. 관광지 특성으로 그 값은 너무 비쌌지만 당시의 필자에게 간절했던 집임은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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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선장일진 모르겠습니다만, 필자도 이 조잡한 공간 속 하나의 소품이 되기 위해 선장의 배에 탑승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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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배필스너, 대포항스타우트 등. 라임이 참 좋다 생각되는 크래프트루트의 속초 에디션입니다. 필자는
대포항 흑맥주와 영랑호 밀맥주를 주문했는데요.
잔을 보고서야 음? 하고 알아챘네요. ‘이 익숙한 듯한 문양 어디서 봤지?’ 했는데 종로 인사동의 ‘크래프트루’, 이미 구면인 녀석이었습니다.
이곳도 그렇고 속초중앙시장도 그렇고, 그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지역 홍보 윈윈을 위해 서로가 밀어주고 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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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보니 당시의 장소인 갯배도 만나게 되었네요. 녀석은 필스너 맥주입니다.
이거 모든 속초의 키워드들과 도킹을 시도해야 하나? 했는데, 분위기에 취해 방심은 금물입니다. 이곳은 관광지, 저 맥주 캔 하나가 1만 원의 가격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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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트 다쿠아즈
아, 먹기행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저녁은 이미 근사한 녀석으류 마친 터라 심심한 입을 달래기 위해 주문한 다쿠아즈입니다. 쌉싸름한 필스너와 즐기니 나쁘지 않은 정도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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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즐겼었네요. 그냥 숙소로 복귀해야 하나 싶었는데 복병처럼 나타나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불을 지핌 곳입니다. 겨울 속초 여행의 거점으로 한 번은 들러보시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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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대교의 속초 밤바다
바로 앞 설악대교가 조명을 비춰주니 분위기는 여수와도 비슷하네요. 그런데 뒤는 설악산과 ‘갯배5구도선장’이 든든하게 지켜주니 겨울 여행은 역시 속초다. 라는 생각과 함께 글도 마무리하겠습니다.
속초 갯배선착장 인근의 ‘갯배5구도선장’에 머물다 간 이야기였습니다.
강원 속초시 중앙동의 ‘갯배5구도선장’
- 영업시간 12:00 ~ 24:00 / 매주 수요일 정기휴무
- 주차는 불가해 보인다.
- 테이블식 1, 2층의 구조 / 화장실은 2층 내부에 위치한 것 같았는데 필자는 1층 건너편의 공중화장실을 이용했다.
- 그림을 전공하신 듯한 사장님이 운영 중인 카페이자 맥주펍. 인사동에서도 만난 적이 있는 생맥주, ‘크래프트루트’의 맥주를 판매 중이다. (동명항 페일에일, 갯배 필스너 등 속초의 키워드를 담은 종류별 맥주를 만날 수 있는 곳. 따지고 보면 속초의 키워드를 잘 조합한 맥주 같은데, 무슨 연관인지는 모르겠다.)
- 주력 안주는 피시앤칩스. 주류가 아니더라도 커피와 함께 디저트류도 만나볼 수 있다.
- 내부는 캐리커쳐를 위한 사장님의 개인 공간도 마련되어 있는데, 맥주와 먹거리는 논외로 그냥 분위기에 취하고 치인다.
- 인근에 숙소를 잡고 있다면 2차의 장소로 추천.
- 관광지 특성으로 가격은 살벌하단 생각이니 분위기에 취하더라도 이는 유의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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