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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지순례

(전남/목포시) 크림치즈를 품은 폭신한 목화솜빵, ‘코롬방제과점’

고독한 먹기행 (169) - 전남 목포시 무안동의 ‘코롬방제과점’


 

지역 기행 중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베이커리 방문입니다.

작정하고 찾아야 하는 곳이기에 무조건적인 다음은 기야할 수가 없기 때문인데요. 행여나 놓치게 된다면 참으로 뼈아픈 후회로 남게 되곤 하죠. (필자에겐 군산에서 단 한 번 놓친 ‘이성당’이 그러합니다.)

다행히 이번 목포, 전주에선 대표적이라 하는 랜드마크의 빵집의 소재를 하나씩 획득할 수가 있었네요. 그 첫 번째 주자는 독특한 이름을 지닌 크림 전문 빵집입니다.

 

 

빵에 생크림을 사용한 시초 격인 곳이라 들었는데, 때문에 분명 코롬방은 크림빵의 변형인 표현이겠거니 했습니다. 웬걸, 전혀 다른 의미의 단어였습니다.

* 프랑스어로 cplombe: 비둘기의 뜻을 의미한다고. 그래도 어찌 그리 읽히는지 정확한 내막은 모르겠다.

 

더군다나 후술하며 알게 된 내용으로 오랜 경영의 역사 끝에 원조 논란이라는 진통을 겪고 있는 집이기도 하더군요. 그 사실을 늦게 알고 글을 쓰는 도중 아뿔싸했습니다. 그 대상의 집 또한 빵만으로 보자면 원조일 수도 있고, 또 다른 매력이 있는 듯한 곳이었으니 말입니다. (바로 옆에 위치한 ‘CLB 베이커리’)

정말 지척의 거리에 위치해 있었으니, 1+1 행사에서 하나를 놓치고 계산해버린 셈. ‘이성당’과 같은 집이 또 하나 생겨버렸네요.

 

서론이 길어졌는데 각설하고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 필자와 같은 부주의를 하지 않도록 참고 부탁드리며, 그래도 필자가 찾은 집인 목포의 ‘코롬방제과점’만을 백예순아홉 번째 고독한 먹기행으로 소개해 보겠습니다.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도착한 ‘코롬방제과점’의 전경입니다.

꾸며진 간판들의 오랜 건물들이 즐비했던 목포역 인근은 동네를 걷는 재미가 있었는데요. 그 사이에서 거나한 위용을 자랑하는 코롬방이네요.

흡사 내가 바로 신식의 문물이요 하는 것도 같고, 아주 조금은 근대화 시기의 편린들이 현대에도 관통하는 것도 같은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붉은 외벽이 더욱 그러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 같습니다.

 

여하튼 간 많은 공실들로 인해 허한 느낌의 시내였지만, 건물과 간판 보는 재미는 확실했던 인근이었습니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방문객은 적당했던 것 같습니다. 베이커리 건물로 들어가 본격적으로 빵들을 살피기 시작했는데요.

 

 

 

 

리얼새우바게트

(통새우가 들어간 줄 알았으나 듬뿍 새우크림과 분말의 맛이 가미된 반전의 바게트)

 

단연 눈에 들어온 건 한 구획에 수북이 쌓인 바게트 부대였습니다.

아주 살짝 혼란(?)이 오더군요. 이 항구도시의 시그니처가 바게트라니. 아무리 신식의 건물이라지만 너무 앞서나간 문물이 도입된 듯한 느낌도 들고 말이죠.

 

후에 알고 보니 2000년대 중반에 개발되어 큰 인기를 끈 빵이라고 하네요. 시그니처는 놓칠 수가 없으니 먼저 새우바게트를 고른 필자였습니다.

 

 

 

한라봉파운드케익

 

필자의 이전 글에서도 자주 확인 가능한 파운드케익. 귤, 레몬 등이 첨가된 파운드케익은 참질 못하는 필자입니다. 무의식적으로 하나를 골라 담았구요.

 

 

 

 

 

그 외엔 오란다, 모나카 쿠키 등 이제야 조금 신식의 건물과 어울리는 녀석들이 눈에 보이더군요. 다만 취향은 아니기에 음, 여기서 가볍게 끝마칠까 싶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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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화솜빵

 

허연 녀석이 훅하고 들어왔습니다.

오, 뭔가 말랑말랑하게 생긴 크림치즈빵. 은근히 코롬방이라는 키워드랑 잘 어울린다 싶어 반사적으로 집어 들었습니다. 목화솜빵이라니, 설명은 어렵지만 왠지 잘 어울립니다.

 

 

 

 

그렇게 당시의 전리품이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만날 녀석들이기에 무리하진 않았는데요.

 

느낀 그대로 표현하자면 리얼새우바게트는 정말 진합니다. 새우크림이 들어가 있을 줄은 몰랐는데, 느끼함도 강한 편이구요. 질겅질겅한 바게트 안에 들어가 식감은 색다르긴 했지만 호불호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필자와 연인의 취향이 딱 절반으로 나뉜 것처럼 말이죠.

연인은 바게트 빵만으로도 극찬을 했는데, 필자는 살짝 무난했던 정도였습니다.

 

 

 

 

허나 무심결에 트레이에 막차 탑승하게 된 요 녀석은? 이구동성으로 괜찮다 연발했습니다. 내가 원래 크림치즈를 이리 잘 먹는 사람이었나? 싶을 정도로 무장해제 시켜버리는 듬뿍의 크림치즈와 우유크림의 조화.

 

순수 크림치즈가 아니라서 그렇다 쳐도, 과하게 꾸릿한 크림을 듬뿍 한 모금해도 그 특유의 부담이 전혀 없었습니다. 이렇게 선을 넘지 않는 크림치즈라니. 한 개만 산 것이 통한입니다. 필자만이라도 이 집의 시그니처라 임명해 주고 싶네요.

바게트도 바게트지만 아주 얌전하고 조용하게 자리 잡고 있는 폭신한 녀석을 놓치기 마시기를. 그리고, 코롬방에서 파생된 또 다른 원조 ‘씨엘비베이커리’도 놓치는 우를 범하지 마시길 바라며 빵지순례도 마무리.

 

목포에서 만난 역사가 있는 랜드마크 빵집, ‘코롬방제과점’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전남 목포시 무안동의 ‘코롬방제과점’

- 영업시간 매일 08:00 ~ 21:00

- 주차는 가게 바로 옆으로 몇 대 그리고 지방답게 인근 지형 활용이 가능해 보이나 혼잡한 편이다. (필자의 경우 ‘목포근대역사관 2관주차장’에 주차 후 도보로 이동했다. 주말 기준 무료였다.)

- 카페 건물이 혼합된 구조로 매장 내 취식도 가능 / 화장실은 2층에 위치 (남녀 구분)

- 서울의 ‘태극당’과 견줄만한 역사를 지닌 목포 전통의 랜드마크 빵집

- 빵에 생크림을 쓴 시초 격이라 한다. 목포에선 그럴 법한데 전국 최초인지 사실 여부는 불확실한 듯

- 빵의 종류가 다양하진 않다. 오히려 시그니처를 전면에 내세운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명확한 빵집으로 들어가자마자 바게트 부대가 한눈에 보인다.

- 그나마 종류를 갖춘 녀석들은 옛날 제과류 위주로 구성된 듯하다.

- 필자의 개인적인 취향은 목화솜빵. 과하게 물어도 선을 넘지 않는 크림치즈빵은 처음인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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