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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지순례

(서초구/서초동) 목이버섯의 결을 지닌 환상의 몽블랑, 서울 3대 빵집 '김영모과자점 서초본점'

고독한 먹기행 (125) - 서초구 서초동의 '김영모과자점 서초본점'


이곳의 몽블랑은 든 게 없는 빵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내공이 한가득인 빵이었다.


블로그를 통해 여러 번 언급한 듯한데요. 목표한 맛집 조각들을 하나씩 모을 때만큼 기쁜 순간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이번 편이 그렇습니다. 꽤나 알짜배기 퍼즐 한 조각을 습득하였는데, '서울 3대 빵집'이란 타이틀로 불리는 곳 중 하나거든요.

마찬가지로 3대 중 한 곳으로 불리는 '리치몬드과자점', 그리고 전통의 빵집 '태극당'까지. 방문했던 기억이 좋아 잊지 않고 소재로 챙기고 있는 베이커리 투어.

 

'리치몬드과자점', 나폴레옹과자점'과 함께 서울 3대 빵집으로 불리는 '김영모과자점'. 사진은 이곳의 시그니처 몽블랑이다.

 

바로 본론부터 자신있게 꺼내보겠습니다. 이 집은 현재까지의 방문 빵집들 중 만족도는 극상이었습니다. 제값을 하는, 맛을 보면 으음? 하고 멈칫할 수밖에 없는 맛. 빵을 한 입 베어물 때마다 떠오르는 영감을 메모하기 바빴는데요. 이런 베이커리가 또 있을까 싶겠더군요.

이전까지 방문한 빵집 대비 한산하고 작게 보였던 내부인데, 그 깊이감과 풍미는 참 일품이었으니. 서울 3대 빵집 중 한 곳인 '김영모과자점 서초본점'을 이번 백스물다섯 번째 먹기행으로 소개해 보겠습니다.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본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고대하고 고대하던 그 이름, 김영모. 얼굴은 모르는 제과명장의 집을 드디어 찾게 된 필자였습니다. 헌데 서울의 3대 유명집 치고는 규모가 작지 않나? 했었는데, 여러 번 점포를 옮긴 역사가 있었나 봅니다.

그렇게 잠시 외부를 보며 연상되는 이미지를 떠올려 봤습니다. 내공과 역사를 지닌 집들은 방문마다 이런 이미지를 연상케 하더라구요. 이곳은 화이트 초콜릿. 리치몬드가 나 홀로 집에, 다크초콜릿의 느낌이었다면, 이곳은 우아한 화이트 초콜릿 같다는 느낌을 받은 필자였습니다.

 

 

 

역시 외관과 마찬가지로 은은한 톤의 내부. 느껴지는 무게감은 덜하더군요. 뭐랄까 우아한 여성스러움이 돋보이는 인테리어였습니다.

 

 

 

당연히 그런 연유는 아니겠으나 케이크들 또한 딸기와 초코들 위주로 가득인 느낌.

 

 

 

첫방문인만큼 이후 바로 이 집의 시그니처를 찾기 위해 진열대를 둘러본 필자인데요. 가장 먼저 장바구니에 추가한 녀석은 연유라우겐입니다. 라우겐이란 단어는 처음이어서 생소했는데, 생긴 것을 보니 프레첼의 일종인가 봅니다. 거기에 연유가 더해졌으니 단짠의 조합이겠거니 했네요.

맛은 상상이 가질 않았는데, 접해보지 못한 그 유니크한 모양새에 주저 없이 선택해 버렸습니다.

 

그리고 막상 없으면 섭하고 있으면 좋은 버터크림빵도 이곳엔 기본의 형태로 판매 중이어서 습득했구요. 가장 시그니처로 불리는 몽블랑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하고 매대를 살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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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툼한 크기의 녀석은 매대와 가까운 가엣자리에 자리하고 있더군요. 역시 인기 상품답게 매대에서는 바로 만들어진 듯한 몽블랑들을 포장 중에 있었습니다.

음, 가장 최근에 만났던 대전 '성심당'의 몽블랑과 큰 차이는 없어 보이는데, 이런 녀석이 시그니처인가? 결대로 쭉쭉 찍어 먹는 이 빵은 속에 특별히 든 것도 없는데 말이지.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때까진 말이죠. 

 

 

 

최근 만났던 '성심당'의 몽블랑도 가볍게 소개해 봐야겠네요. 조금 재미있습니다. 윙윙 빵 모양을 공명에 빗댄 것인지 '보운산메아리'로 불리는 몽블랑입니다. 워낙 유명세 대비 저렴한 빵집인 만큼 값은 보다 저렴합니다.

 

 

 

다시 돌아와서. 그런 몽블랑에 대한 의아함, 그리고 3대 중 두 곳을 체크인했다는 기쁨과 함께 구매 후 복귀했습니다.

 

 

 

그리고 이날의 늦은 시각 녀석들을 개봉했네요.

맛이 어땠냐구요? 달랐습니다. 감탄이 나올 정도로 말이죠. 아무것도 안 들었다고 생각하는 빵이 이 정도인가? 이리 맛날 수 있는 것인가? 그간 필자가 접해왔던 몽블랑들은 몽블랑이 아닌가?

 

 

 

솔직히 고향의 '성심당'에겐 미안하지만 몽블랑만의 대결로는 '김영모과자점'의 압승이었습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 아니 쫀득하기까지 합니다. 빵의 결은 흡사 팔랑팔랑 목이버섯을 연성시킬 정도로 신기한 모양새였는데, 때문에 시각적으로도 그 부드러움과 쫀득함을 극대화시키더군요.

 

그리고 들어갔다는 럼시럽 때문일지, 살구향스러운 달콤한 맛이 빵의 결에서 느껴졌는데요. 결결이 찢어 입에 넣을 때마다 기분 좋은 상큼한 단맛이 퍼집니다. 살이 찔 것만 같은 진하고 농후한 단맛이 아닌, 은은하게 다가오는 기분 좋은 단맛이 말이죠.

 

 

먹는 도중 정말 인상 깊어 그 결을 다시 한 번 촬영해 본 필자입니다.

 

이거 지금까지 몽블랑을 너무 얕보았습니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니더군요. 든 게 없는 빵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내공들로 가득한 빵이었습니다.

 

 

 

연유라우겐과 버터크림빵 또한 합격 도장 꽝꽝꽝. 라우겐은 역시 단짠의 조합이었는데, 조합도 조합이지만 풍미도 좋고 덜 달아 참 좋았다는 생각이구요.

버터크림빵 또한 몽블랑과 엇비슷하게 끝맛이 새콤하다란 느낌을 받았는데, 녀석 역시 만만치 않게 맛있습니다.

 

즉, 구매한 모든 빵들에 상당한 내공이 담겨있었다 하겠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로 서울의 빵집들 중에선 가장 압도적인 곳. 몽블랑을 만나기 위해서라면 기꺼이 차키를 뽑겠다란 생각을 절로 했네요. 모든 빵들이 제값을 하는 집. 맛을 보며 그런 생각들이 끝없이 절로 들었던 깊이 있는 풍미의 빵집이었습니다.

우아함 뒤에 가늠할 수 없는 깊이와 탄탄함이 숨어있었네요.

 

서울의 3대 빵집 '김영모과자점 서초본점'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서초구 서초동의 '김영모과자점 서초본점'

- 영업시간 매일 08:00 ~ 22:30

- 주차 가능(서초그랑몰 상가 주차장 B1~B4층을 이용. 주말을 기준으로 주차료는 없었다.)

- 매장 내 취식 가능. 테이블식 카페의 공간도 작게 마련되어 있다.

- '리치몬드과자점', '나폴레옹과자점'과 함께 서울의 3대 빵집으로 불리는 곳. (재개발로 점포를 옮겼다가 다시 현재의 위치로 복귀했다고 한다.)

- 역시 3대 빵집답게 이곳만의 시그니처 품목이 몇 종 있는데, 가장 제일로 치는 녀석이 몽블랑인 듯.

- 값은 꽤 나가는 편이긴 하다. (아직까지 '성심당'만큼 유명세 대비 저렴한 빵집은 보지 못했다.)

- 하지만 가격을 지워버리는 만족도는 이곳이 제일 높지 않았을까?

- 흡사 목이버섯과도 같은 결의 몽블랑. 겉바속촉이란 표현으로도 부족하다. 겉바속쫀득까지. 이곳의 몽블랑을 만나고 그 맛이 재정의되었다.

- 그 외 함께 구매한 연유라우겐, 버터크림빵 등 모든 빵들을 눈을 감고 음미하게 되더라. 빵맛은 진심이었고, 내공은 진짜배기였다.

- 앞으로 종종 강남 방문 시 이곳의 몽블랑을 구매할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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