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250) - 마포구 염리동의 ‘을밀대 평양냉면’
뻔하지 않은 먹개론(槪論)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관찰형 아재
지갑만 얇아졌을 뿐. 광고성, 홍보성의 글은 일절 없습니다.
매해 한 번, 또는 근처를 들리게 된다면 한 번 더 방문할 기다림이 아깝지 않은 집이다.
만나본 평양냉면집들 중에서는 외관에 가장 큰 세월이 묻어난 집이 아닐까 싶습니다. 벽면도, 간판과 현판도 흔적을 품고 있는 집. 평양냉면 애호가들은 필수로들 방문했겠으나 개인적으로 느끼기엔 초심자가 방문하기엔 맹숭하다 느낄 수 있어 아직은 조금 이른 집이라 하고 싶습니다. 간이 있는 편이긴 하지만 육수가 워낙 깔끔하기에 대뜸 방문해 진정의 맛을 음미하기엔 아직 시기상조라. 필자가 그랬었습니다.

깔끔한 육수의 맛과 독특한 면의 흡입감을 자랑하는 서강대, 대흥역 인근의 평양냉면집, ‘을밀대 평양냉면’을 이백오십 번째 고독한 먹기행으로 떠올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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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사진이 아니지만 한 장 한 장이 참 맛깔납니다. 간직하는 맛이 있을 정도로 진정 오랜 역사를 엿볼 수 있는 을밀대의 외부.


누구나 한 눈에 척 보아도 식당의 내공이 엿 보이는 건물의 연식과 낡은 간판, 현판이지요. 이 좁디좁은 골목에 늘 사람들의 줄이 늘어서 있는데, 외부에서는 면을 뽑는 모습도 볼 수가 있습니다.

이곳은 면수가 아닌 육수가 등장하는데요. 살얼음 진 을밀대 육수의 근간이기도 할 것입니다. 아무것도 건드리지 않은 상태에서 깔끔한 육수를 음미해 보시죠. 다른 유명 냉면집들보다도 더 깔끔한 느낌입니다. 해장 평양냉면으로 필자는 개인적으로 을밀대를 쳐주고 싶습니다. 물론, 근처가 아니어서 불가하지만 말입니다.
면의 식감은 사진과도 같이 거칠게 메밀을 도정해 그런지 오돌토돌한 스타일. 이는 어렴풋이 기억으로 성남 분당구의 ‘능라도’와도 같았던 것 같네요. 메밀껍질을 부러 포함시켜 면의 식감의 매력을 보태려는 전략이 아닐까 추정해 봅니다. 특유의 까슬까슬함과 뚝뚝 끊기는 매력뿐만 아니라 넘길 때 시원스러운 감까지 더해지거든요.

어느 날은 살얼음이 조금 더 져서 나왔는데, 이날도 물론 맛났습니다. 유명 맛집은 구구절절한 설명이 필요치 않습니다.

그리고 을밀대에서만 맛볼 수 있는 얇고 빠삭하게 튀겨낸 녹두전. 돼지고기의 식감도 냉면의 면과 같이 반죽 속에 투박하게 살아있습니다. ‘만포면옥’ 녹두전의 반도 안 되는 얇기인데, 참으로 빠삭하고 밀도 있는 반죽의 맛이 냉면과도 참 조화롭습니다. 현재까지의 경험으로 평양냉면에 녹두전은 을밀대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제 평양냉면 초심 코스를 겪은 후 본격적으로 당기고 생각나기 시작했다면, 그런 이들에게 다음 코스로 권장하고픈 집입니다. 섣불리 입문 코스로 방문했다간 갭이 조금 있어 실망이 클 수 있으니, 어느 정도 경지에 이른 자들이 방문해 보시기를 추천. 극치를 느낄 것입니다.
마포구 염리동의 ‘을밀대 평양냉면’
- 영업시간 매일 11:00 ~ 22:00
- 주차는 가게 앞엔 불가하다. 인근 제휴 주차장 이용을 권장 중이었던 것 같다. 가게 외관에 한라카센타 주차장에 주차하란 간판은 이젠 유효한 정보가 아닌 것 같은데, 이는 기억이 정확지 않다.
- 테이블식과 좌식이 혼재 (자리는 입장 순으로 직운이 배정해 주므로 복불복이었는데, 물론 이 또한 마지막 방문 기준이라 또 바뀌었을 지도)
- 화장실은 내부에 위치
- 추운 겨울은 모르겠으나 늘 웨이팅은 기본이었다. 점심 핫타임과 무관한데도 방문마다 매번 긴 줄에 동참해야만 했다.
- 그 순서에 따라 본관에 앉게 될 수도 있고, 별관과 같은 룸에 앉게 될 수도 있다.
- 사이드로는 얇고 바삭하게 지진 녹두전이 핵심.
- ‘능라도’, ‘양각도’, ‘만포’, ‘남포’ 등과 함께 북한을 유래로 하는 상호다. 북한의 평양에 위치한 유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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