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252) - 마포구 상암동의 ‘광화문닭곰탕’
뻔하지 않은 먹개론(槪論)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관찰형 아재
지갑만 얇아졌을 뿐. 광고성, 홍보성의 글은 일절 없습니다.
이날은 늦깎이 이직 준비 중 최종 합격 후 지난 시절을 추억하고자 방문한 날이기에 꽤 기억에 남습니다.
청춘의 열정을 불태웠던 상암동에서 점심으로 들리던 식당가를 모처럼 기념해 찾았거든요. 긴 시간을 몸담았었고 나름의 희로애락이 듬뿍 스민 상암동이기에, 어찌 보면 끼니를 위해서라기보단 지난날을 추억하고자 함이 짙었습니다.
역시나 공휴일의 상암동. 한적함과 동시에 추억이 있었던 가게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도 해 허전한 기분도 느꼈는데요.
다행히 한 곳은 건질 수가 있었습니다. 회식으로 쓰린 속을 달래기 위해 종종 찾던 곳으로, 필자와 인연이 깊던 개발자 형님과도 점심으론 들리곤 해 추억이 있는 곳인데요. 햇수로는 5년만인 듯하네요.
겸해 소개하려 찾아보니 상호 그대로 광화문에 본점을 두고 있는 듯합니다. 상암동 KGIT센터 지하 1층에 위치한 ‘광화문닭곰탕‘을 이백쉰두 번째 추억의 먹기행으로 만나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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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뜸 공휴일인 현충일에 찾아간 것인데 영업 중이었기에 운이 좋았습니다.
이 얼마만인지. 그 메뉴들은 여전하긴 한데 변한 것이라면 인상된 가격과 아재가 된 필자의 나이뿐이네요. 가장 오르지 않았으면 하는 두 개의 요소입니다. 나이와 물가.
그나저나 상암동에서 근무하던 시절, 점심을 먹다가도 일과 무관한 상황에 낮술 한 번 즐겨보고 싶다 자주 생각했었는데. 그렇게 찾기까지 이렇게나 시간이 지날 줄은 몰랐습니다. 생각을 바로 실천으로 옮기는 게 새삼 중요하다 느끼네요. 궁금했던 메밀호박전 역시 모처럼의 이날 또 다음 기회가 되어버립니다.
착석 후. 흔히 칼국수, 국밥집에서 자주 등장하는 김치 항아리도 여전했는데요. 겉절이스런 배추김치와 푹 익은 깍두기. 아주 간혹 무더운 날엔 저 배추김치가 푹 익어 실망했던 적도 있는 것 같습니다.
깍두긴 익을수록 좋지만 칼국수와 곰탕엔 갓 담근 것이 더욱 어울린다 생각하거든요.
늘 그렇듯 연인은 맑은, 필자는 얼큰으로 주문합니다. 차로 방문했던 날인데 따지고 보면 한 잔 하잔 기약은 여전히 지키질 못했네요.
2인분 조금 더 되는 밥이 도기 그릇 같은 곳에 담겨 나왔습니다. 이건 부족하면 그냥 더 주셨던 것 같습니다.
맑은 닭곰탕과 얼큰 닭곰탕
금세 등장합니다.
역시 맑은은 그 스타일에 맞게 숭숭 썬 파가 듬뿍 들어가 있고, 얼큰은 닭개장스럽게 통으로 썬 파들이 숨 죽은 채 한껏 끓여진 모양새입니다. 사실 얼큰의 맛은 닭개장이나 매한가지란 생각입니다. 여하튼 간 들어간 파로 맑은과 얼큰의 경계도 확실합니다.
기본적으로 닭다리는 하나씩 들어가 있구요. 닭살과 함께 파, 당면의 구성은 동일합니다. 맑은은 간이 되어 있지 않아 소금과 후추 탈탈, 약간의 조미는 필요하구요.
본격적인 시식.
닭다리 먼저 뜯어주고 걷어낸 후에 밥을 툴툴 말아 그 시절의 향수를 느끼며 음미. 음, 좋습니다. 8년 전 처음 만났던 기억과 함께 먹으니, 그 시절 그 맛이 납니다. 어린 시절엔가 고모가 끓여주시던 닭개장도 어렴풋이 생각이 나고 말이죠.
나름 여러 맛집을 다니고 찾으니 느꼈던 것이 확실히 와 하고 팟 하는 맛까진 아닙니다. 다만 나만의 향수가 밴 맛. 나만이 느낄 수 있는 맛. 그 시절을 겪으며 한 그릇 채워준 음식이라 그런지, 나만의 조미가 보태진 느낌이랄까요?
누구나가 이런 집이 있을까 싶지 않은데. 열정만 가득했던 직장인 시절의 필자에겐 바로 이곳이 그런 곳인가 봅니다. 그땐 뜨거웠고 시원했는데, 지금은 자극적이기도 한 걸 보면 말이죠.
어떤 문장이 나오려나 싶다가도 어렵네요. 그래도 그렇게, 한참을 땀 흘리며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 시절의, 앞으로의 이야기를 반찬 삼아 곁들여서요.
광화문 아닌 상암동에서. 전환점을 맞이한 시기에 찾은 ‘광화문닭곰탕’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마포구 상암동의 ‘광화문닭곰탕’
- 영업시간 09:00 ~ 21:00
- 토요일은 16:00 까지
- 매주 일요일 정기휴무
- 주차 가능 (KGIT센터 주차장에 주차 시 1시간 무료 등록 지원)
-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건물 내부 화장실
- 주력 메뉴는 맑은, 얼큰 닭곰탕, 닭살 비빔밥으로 점심엔 이 동네 직장인들로 꽤나 붐비는 편.
- 얼큰 닭곰탕의 경우 숨 죽은 부드러운 파가 들어간 닭개장 스타일이다.
- 얼큰 닭곰탕은 흔치 않다는 생각인데, 이 또한 꽤나 메리트라 생각한다. (맑은을 선호하지 않는 이들도 찾을 수 있으니까)
- 닭곰탕은 기본적으로 닭다리와 닭살로 구성 중인데, 운이 좋은 날은 날개도 획득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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