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95) - 제주시 연동의 '올래국수'
사실상 너무 유명한 곳으로 알려져 있기에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겠구나 싶은 집입니다. 허나 제주 여행의 첫날, 첫 번째 한 끼의 음식으로는 나름 의미가 있었기에 옮기는 집. 제주도 하면 빼놓을 수가 없는 집이죠. 그래도 작은 식견으로 기술해 보자면 이 집의 국수가 가장 깔끔했고, 임팩트 있었다 말할 수 있겠네요.
진한 사골국물 뽀얀 모양새의 흔한 고기국수보단 담백한 국물 맛과 수육이 꽤나 일품이었던 집. 웨이팅은 기본이겠습니다. 제주국제공항 근처 연동에 위치한 '올래국수'를 아흔다섯 번째 먹기행으로 만나보도록 하시죠.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본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공항에 도착해 렌트카를 수령한 후 즉시 방문한 필자인데요. 역시나, 가게 앞은 문전성시였습니다. 꽤나 오래전, '우진해장국'에서 격한 웨이팅을 겪고 아쉬움을 느꼈던 기억이 데자뷔로 스쳐, 불안감이 조금 일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래도 제주에 도착해 가벼운 허기를 달래기엔 국수만한 것이 없겠다 싶어 방문했고, 번호표를 받아 웨이팅을 감행했습니다. 가게 안에 지긋하신 사장님께서 몇 분 후 방문하라 안내를 해주시더군요.
기다림 끝에 입장하게 되었는데요. 역시나 유명세답게 가게 벽면엔 사인이 가득 들어차 있습니다. 손님들로 워낙 붐볐으니 안정적인 촬영 또한 어렵더군요. 메뉴는 고기국수 9,000원으로 끝. 참으로 심플하면서도 멋진 이상적인 장사입니다. 주류 없는 단일 메뉴로 유명세를 얻은 집이니 말이죠.
시간에 맞춰 방문하니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바로 등장한 고기국수와 찬. 갓 담근 듯한 겉절이 김치와 고춧가루. 고추가 전부입니다. 다대기 아닌 고춧가루는 조금 마음에 드네요. 대파가 듬뿍 들어간 것도 그렇고 생각보단 담백하고 시원한, 그런 깔끔한 맛을 내줄 것 같다는 기대감.
고기국수의 선봉장격인 수육도 실하게 들어있습니다. 흡사 돼지국밥의 수육처럼 말이죠. 한 숟갈을 스윽 떠본 필자인데요. 음, 좋더군요. 정말 깔끔합니다. 단맛도 약간 도는데 전반적으로 칼칼하고 시원한 맛. 역시 다른 집 대비 느끼함이 굉장히 적습니다.
뭐랄까, 흡사 아주 깔끔하게 잘 끓여낸 잡내 하나 없는 돼지국밥 국물의 맛. 돼지국밥 국물에 면을 한 사발 말아먹는 느낌? 그런 느낌도 받았던 필자입니다.
명성만을 기대하고 갔다간 큰코 다치기 십상인데, 다행히 이 집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왜 유명세를 떨치는지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맛. 남녀노소, 어린아이까지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는 맛이 대중성을 잡는데 한몫한 것 같아요.
웨이팅만 감안한다면 가족 단위로 방문해도 좋을 집이고 말이죠.
칼국수와 빼어나게 어울릴 요 겉절이 김치의 궁합과 등장도 참 좋았고 말이죠.
음, 굳이 찝어 아쉬웠던 점이라면 면이 굵은 편이었는데, 때문에 국물이 딸려오는 느낌이 약한 느낌. 잘 끓인 국물과 면이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는 것도 같아, 끝엔 물리는 느낌도 조금 받았습니다. 시작은 좋았는데 끝맺음이 조금 아쉬웠달까요?
다진 청양고추 토핑이 구비되어 있었다면 어땠을지 또 모르겠습니다.
어찌 되었든, 이 집의 유명세를 따라 직접 방문해 보니 납득이 갔던 집. 제주 여행의 시작으로 좋을 집이란 생각이에요. 그간 먹었던 고기국수들 중엔 제일 깊은 내공이 담긴 것 같기도 하구요.
흔한 집들과는 차별화된 깔끔한 고기국수의 모습. 그 국물에서 느껴지는 시원하고 깊은 맛이 그 증빙이겠습니다.
제주시 연동의 '올래국수'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제주시 연동의 '올래국수'
- 영업시간 08:30 ~ 15:00 (라스트오더 14:50) / 매주 일요일 정기휴무
-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외부에 위치로 추정
- 가게 앞 주차는 불가하다. 인근 유료 주차장을 권장하나 골목을 돌다 보면 갓길 주차가 가능한 공간도 더러 나온다.
- 메뉴는 단일 메뉴로 오로지 고기국수. 주류 또한 주문이 불가하다.
- 영업시간이 짧기도 하고, 워낙 유명한 탓에 웨이팅은 기본.
- 카운터에서 접수를 하면 방문 시간을 안내해 주시는데, 맞춰 방문하면 이름을 호명해 주신다.
- 깔끔한 고깃국물에 말아진 국수. 흡사 돼지국밥에 국수를 말아 먹는 느낌도 들었다.
- 사골국물의 뽀얗고 단맛이 진한 고기국수로 실망한 경험이 많았는데, 이 집은 정반대의 초식을 구사. 시원하고 담백함과 약간의 단맛.
- 어린 아이도 좋아할 만한 맛인 듯한데, 때문에 대중성도 잡은 것이 아닐까? 웨이팅만 불사한다면 가족 단위로 방문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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