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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편/경기도

(경기/수원시) 뜨거운 맥반석에서 구워지는 닭갈비, '드럼통돌구이'의 소금구이 닭갈비

고독한 먹기행 (69) - 경기 수원시 장안구 율전동의 '드럼통돌구이'


맥반석에 닭갈비. 달궈진 딱딱한 돌 위에서 부드러움이 뜨겁게 춤추고 있더라.


꼭 대학가 앞에는 그런 집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재학생들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상당한 가성비의 고깃집, 닭갈비집 말이죠. 개인적으로 저도 그러한 집이 딱 하나 있었는데, 이게 나이를 조금 먹고 다시 찾아가 보니, 찾는 곳들마다 족족 허. 입맛도 나이를 먹었다 해야 할지, 미식의 경력이 쌓였다 해야 할지. 마냥 있으면 맛있게 먹던 그 시절처럼 맛나게 즐기질 못하겠더군요.

그때부터 가급적 번화한 대학가의 인근의 식당은 피해 버릇한 필자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솔직히 이 집도 그러한 걱정이 내심 들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서울로 복귀하던 중 들린 수원 성균관대역 근처에 위치한 독특한 맥반석 구이 닭갈비집인데요. 그래도 맥반석 구이, 가평 춘천에서나 볼 법한 메뉴가 있길래 관심을 갖고 방문을 감행한 필자였지요. 수원에서의 맥반석 닭갈비라. 왕갈비와 통닭으로 유명하니 적절히 잘 섞였다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

만나보시죠. 예순아홉 번째 먹기행의 소재지로 수원에 위치한 '드럼통돌구이'가 그 주인공입니다.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본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도착한 외관의 모습은 꽤나 분위기가 오묘했습니다. 다세대 건물 1층에 자리 잡은 식당의 모습. 수원으로 들어오는 고속도로만큼이나 주변이 어둑어둑했는데, 이곳이 꽤나 큰 규모로 조명을 밝히고 있더군요.

아슬아슬하게 마감을 한 시간 앞둔 상황이었는데, 다행히 주문도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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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판부터 먼저 보시죠. 음, 필자의 동네와 비슷한 수준의 가격인데요. 그래도 이후에 나오는 품을 보니 맥반석도 그렇고, 나름 가성비가 좋다 느낄만한 수준이었습니다.

 

2인 세트를 기준으로 3만 5천 원에 주문한 필자인데요. 사진과 같이 맛을 선택할 수가 있는데, 소금으로 해도 매운 소스가 별도로 나온다 하시더군요. 때문에 소금 하나, 간장 하나로 선택한 필자입니다.

 

 

상당히 마음에 들었던 매운 소스. 그리고 함께 등장한 파절임. 저 파절임이 조금 특이합니다. 양념이 몽글몽글 뭉쳐있는 것이 말이죠.

 

 

세트에 포함 차돌된장은 진해서 좋긴 했는데요. 그래도 살짝 더 맵싹했음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자, 주요 등장인물 소개는 가볍게 여기까지.

 

 

그래도 가장 눈을 사로잡았던 건 바로 달궈진 맥반석입니다. 흔히 달걀을 굽는 용도로 익숙한 보리밥(맥반, 麥飯) 문양이 쌀알처럼 박힌 돌이죠. 이거 참 음식이 나오기도 전에 흥미롭더군요. 대개 닭갈비로 유명한 춘천, 가평 등지에서 이 맥반석에 구워주는 닭갈비가 많은데, 여행 중의 경유지. 그것도 수원의 대학가에서 만날 줄은 몰랐으니 말이죠.

 

당연히 먹을 수 없는 돌이지만 보기엔 참 좋았습니다. 나름 들어간 품이 있을 테니, 동네와 비슷한 가격임에도 높은 가성비점을 주고 싶었던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바로 소금구이부터 시작한 필자입니다. 이름도 긴데 두툼한 제주돈창수세소세지까지 가세해서 말이죠. 늦저녁의 선택으로 조금은 안심이 되는 순간. 익어가는 불판처럼 필자의 마음도 뜨끈하게 올라옴과 동시에, 불안감은 서서히 따땃하게 가라앉더군요.

돌판, 맥반석 닭갈비 시작입니다.

 

 

요 녀석 참 좋네요. 굉장히 부드럽습니다. 야들야들이란 표현, 딱 어울립니다. 묵직해 떡갈비를 먹는 듯한 느낌도 드는 소세지와 함께 뜨겁게 입안을 치고 들어오는 원투 펀치. 아직 여행은 하루가 더 남았음을 각성시켜 주는 연타 펀치. 큰 기대를 하지 않았기에 더 크게 느꼈나 봅니다.

 

무엇보다도 돌들을 적신 수분 때문일지, 좋은 열기 때문일지 모르겠으나, 연기가 적음과 동시에 금세 먹을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마찰면이 적은 돌들 사이로 기름이 빠지는 이점도 있겠구요. 깔끔한 맛에 매운 소스가 좋아 소금 2개로 할 것을 후회하긴 했으나, 뭐 그래도 좋았습니다.

 

 

수원 왕갈비도 왕갈비지만 이 집 덕에 갈비는 그냥 수원이 될만한 생각도 했으니 말이죠.

이거 참 대학가를 얕보지 말 것을. 산을 오를 때마다 느끼는 점이지만, 필자가 아는 것은 결국 필자가 경험해 본 조그마한 수준임을. 매사 겸손해야 할 이유를 느끼기도 했습니다.

가게 내부에 적힌 사장님의 신념대로 오래오래 꾸준한 마음으로 운영하시고, 번창하셨으면 좋겠네요.

 

여행 막바지 경유지였던 수원에서 만난 맥반석, 아니 '드럼통돌구이'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경기 수원시 장안구 율전동의 '드럼통돌구이'

- 영업시간 14:00 ~ 23:00 (라스트오더 22:00) / 매달 1, 3번째 일요일 정기휴무

  * 주말의 경우 22:00 까지, 라스트오더는 21:00

- 주차 가능 (가게 앞 공간으로 4~5대 정도 가능해 보인다.)

- 화로 중심의 사각 스테인리스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반 외부 (건물 화장실로 남녀 구분)

- 날씨에 따라 테라스의 야장 자리도 개방하는 듯하다.

- 볶음 형태가 아닌 숯불구이형 닭갈비.

- 전반적으로 가성비집의 느낌이 강했다.

-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역시나 맥반석 돌 위에서 2차로 굽는 부드러운 닭갈비. 근방으로는 추천하고 싶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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