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66) - 경기 양주시 장흥면의 '만포면옥'
걸어가고 싶으면 갈현동의 '만포면옥'으로, 등산 후엔 양주시 '만포면옥'으로.
동 상호가 적절히 주말을 서포트해 주는구나.
두 곳 모두 번창하시길!
얼마 전 새롭게 단장한 갈현동의 '만포면옥 본점', 우연의 일치인지 고양시 효자동의 '만포면옥 본점'도 비슷한 시기에 양주시로 이전을 했더군요. 전국에서 유일까진 아니겠지만, 흔치 않게 동(同) 상호가 각자 본점을 표기하고 추구 중인 집들이기도 한데요. 최근 의상봉을 찾았다가 기회가 닿아 고양시 '만포면옥 본점'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가 봤습니다.
가히 북한산, 은평구 일대에서는 평양냉면의 자존심이라 해도 될 평양냉면집이죠. 조금 더 큰 규모로 새 단장을 한 양주시 '만포면옥 본점' 방문기가 예순여섯 번째 먹기행의 주인공입니다.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본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등산 후 오픈 시간에 맞춰 방문한 '만포면옥 본점'입니다. 이야, 이제 주차는 걱정이 없겠더군요. 고양시에 위치해 있을 적엔 주차공간이 혼잡한 점이 굳이 골라 집은 단점이었거든요. 송추계곡 인근으로 이사를 했는데, 음. 공교롭게도 이곳에서 차로 3분 남짓한 거리엔 마찬가지로 유명한 '송추 평양면옥'이 위치해 있지요. (꿩 냉면을 선보이는 집.)
양주시에 평양냉면 맛집이 하나 더 늘게 되었습니다.
오호라, 들어가자마자 살짝 놀랐습니다. 모던한 분위기와 함께 상당히 넓어진 내부 때문에 말이죠. 녀석, 근사해졌구나. 다만, 필자에겐 고양시 효자동 시절의 내부가 더 아늑하니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인근으로 북한산 풍경이 쫘악 펼쳐졌으니, 한여름에 방문하면 울창한 숲을 찾는 느낌도 났고 말이죠.
여하튼 간 이런 모던한 인테리어의 평양냉면집, 성남의 '능라도'가 생각나기도 하네요.
먼저 늘 그렇듯, 만두도 함께 주문하니 먼저 나와주었습니다. 기본 찬으로는 항상 저 백김치가 고정 손님인데요. 개인적으로 '만포면옥'의 백김치, 정말 맛있다는 생각입니다. 거부감 없이 입안을 탁 치는 시원하고 아린 맛.
만두는 흔히 접할 수 있는 슴슴한 평양식 만두. 돼지고기가 밝힌 녹두전이 더 인상 깊긴 했었는데, 아무래도 거나한 감이 있어서 항상 만두로 허할 수 있는 속을 채우곤 합니다.
자, 등장했습니다. '만포면옥 본점'의 평양냉면입니다. 은평, 북한산 인근에 위치해 있다 보니, 과거 정계의 유명 인사들도 꽤나 많이 찾으러 왔다지요. 고양시의 '배다리 막걸리'와 함께 궁정동을 연상케 하는 냉면이기도 해요.
여하튼 양주시의 '만포면옥'(구, 고양시 효자동)은 참 오래간만이더군요. 본격적으로 맛을 보기 전에 첫맛은 간이 센 편인데요. 면을 풀어줘야 비로소 제맛이 나는 냉면입니다.
필자 스스로 '만포신공'이라 칭하기도 하는데, 정말 오묘하게 달고 적절하게 시큼한 맛. 이곳의 냉면은 정말로 묘합니다. 으레 평양냉면들이 그러하긴 하지만, 육수의 첫맛과 끝맛의 차이도 큰 편이구요. 동치미 냉면에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달달한 감칠맛. 경험으로 미루어보건대 독특한 맛으로 공고한 자리를 잡은 평냉집 중 하나가 아닐까 싶네요.
이날 조금 미세하게 느꼈던 건 면에도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라는 느낌. 면 자체에서 간이 느껴지고 단맛이 느껴진다고 할까요? 때문에 면을 풀어주면 맛이 더 살아나는데, 메밀향이 크게 섞인 평양냉면 육수와의 느낌과는 조금 다릅니다.
그렇게 식사를 마친 필자입니다. 기분 탓인지 모르겠으나 이전해 오기 전보다 맛이 조금 더 깔끔해진 느낌. 나쁘게 말하면 뭔가 맛이 옅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조금 아쉬웠던 점 중 하나.
그래도 누차 말씀드리지만 거주지 인근으로 유명 평양냉면집이 떡 하니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굉장한 축복이라 생각합니다. 걸어서는 갈현동으로, 등산 후엔 이곳 양주시로 말이죠.
양주시 장흥면으로 이사한 '만포면옥 본점'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경기 양주시 장흥면의 '만포면옥 본점'
- 영업시간 매일 11:00 ~ 21:00 (라스트오더 20:30)
- 주차 가능 (이전 효자동 때보다 큼직해진 전용 주차장, 주차 걱정은 없겠다.)
- 테이블식, 단체를 위한 룸식의 구조 (이 또한 이전과 다르게 용이해진 점인데, 내부도 굉장히 넓고 고급스러워졌다.)
- 화장실은 내부에 위치 (남녀 구분)
- 특이하게도 갈현동의 '만포면옥'과 함께 두 곳 모두 본점을 표기 중인 집.
- 상호와 파생된 본류는 같으나 엄밀히 따지자면 다른 곳이다. (때문에 결은 흡사한데 맛도 미세한 차이가 있다.) 시초가 되는 곳에서 갈라져 나와 현재의 모양새가 되었다고.
- 육향보단 동치미 평양냉면의 향기가 짙으나 시큼한 맛이 그리 지배적이진 않다. 특유의 달달하면서 감칠맛 도는 육수가 일품.
- 여태껏 방문했던 평양냉면 집들 중, 가장 독자적인 맛의 노선으로 유명세를 유지 중인 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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