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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편/일본(오사카)

(오사카/텐고나카자키) 새벽이 있는 수타우동집에서 카야쿠고항 ‘코마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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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먹기행 (384) - 오사카시 키타구 나니와쵸의 ‘코마이치’
 

뻔하지 않은 먹개론(槪論)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관찰형 아재
지갑만 얇아졌을 뿐. 광고성, 홍보성의 글은 일절 없습니다.


 

 
고독한 먹기행, 오사카 겨울 여행 편 #12
 
 
우라난바. 과거의 추억도 더해 기대했던 동네였는데, 비로 인해 흡족스럽게 보낸 것 같지 않아 숙소에 짐을 풀고는 다시 거리로 나왔습니다. 매하루의 저녁은 꼭 그럴싸한 하나는 만나야 직성이 풀릴 것만 같은 기분. 이것도 병입니다.
 

‘코마이치’의 코마이치 우동. 쯔유를 붓는 붓카케우동, 비빔우동스러운 녀석이다.

 

 
굳이 비를 맞으며 번화가 아닌 깊숙한 동네의 길을 찾아나선 필자와 연인이었습니다. 그렇게 숙소에서 도보 20분 거리로 도착한 곳은 ‘텐고나카자키토리’라는 상점가, 그곳의 테우치(수타) 우동 가게 앞이었습니다.
 
 
 
 

 
어쩌다 한국인이 종종 보이는 건너편의 *텐진바시스지 상점가보단 조금 로컬의 향기가 짙었던 상점가였습니다. 3인칭 관찰자의 시점으로 보자면 은평 연서시장에서 외국인이 어울리지 않게 탁주 한잔하고 있는 느낌이지 않았을까? 필자가 그런 외국인이 된 기분을 느꼈습니다.
 

* 오사카를 보면 유사한 상점가임에도 어떤 곳은 ‘토리’, 어떤 곳은 ‘스지’가 붙는다. 같은 거리의 뜻이지만 토리는 동서를 스지는 남북의 방향으로 이해하면 된다. 즉, 이곳은 지도상 가로형 길의 상점가, 신사이바시스와 텐진바시스지는 세로형이다.

 
 
여하튼 그곳에서 만난 테우치 우동과 반가운 일본식 양념 솥밥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종합선물세트 같은 재료를 담은 붓카케 우동이 메인 같았는데요. 가게의 이름인 코마이치 우동이란 이름으로 팔고 있었습니다. 새벽이 있기도 한 이곳, ‘코마이치’를 열두 번째 오사카 겨울 여행 편이자, 삼백여든네 번째 고독한 먹기행으로 만나보겠습니다.
 
手打ちうどん こまいち

* 구글 맵스 검색을 위한 일본어 상호, 테우치우동(수타식) 코마이치

 
 

 
 


게시글 하단의 요약 정보만 참고 가능


 
 

 
 
 
 

 
이곳에 이르게 한 건 오로지 작은 조사와 직감. 전반적인 평가도 그렇고 미리 알아본 바로는 로컬의 향이 강하다 못해 진하게 풍겨왔습니다. 텐고나가자키토리 상점가의 분위기 또한 그러했는데요. 관광의 흔적이 크게 묻지 않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런 분위기에 짓눌려 그런지 내부는 촬영하지 못했습니다. 잊었다고 해도 될 듯합니다. 바로 메뉴판인데요. 파파고의 번역이 원활하지 않아 구글 제미나이의 번역을 첨부해 보겠습니다.
 
 
 
 

 
메뉴판의 메뉴 외에도 비치된 냉장고엔 그날그날 만드는 듯한 반찬형 안주들도 있었는데요. 직접 골라 주문도 가능한 것 같았습니다.
여하튼 너무 가지런히 같은 규격으로 쓰인 메뉴들로 인해 무엇을 골라야 하나 난감해하던 때. 추천 우동을 짧은 일본어로 요청드렸습니다.
하나를 집어주시더니 가게의 이름이 코마이치고, 이것이 코마이치우동이라고. 가게의 우동이니 냉큼 접수했습니다. 그리곤 허할까 싶어 추가 안줏거리를 여쭈니, 추천해 주시는 것은 *카야구고항. 무엇인지 모르고 있다가 직접 보고 나서야 알았는데요. 일본식 양념 솥밥 또는 간장약밥이라 할 수 있는 녀석입니다. 맨밥에 심심하지 않게 재료와 간을 더한 녀석이지요.
 

* 카야쿠고항: 다섯 가지 재료를 넣고 짓는 밥이라 해서 고모쿠메시(五目飯)라고도 불린다. 오사카 같은 간사이지방에선 카야쿠고항, 카야쿠메시라는 말을 쓴다고 한다.

 
 
 
 

 
정체를 알게 되자 구면이라 참 반가웠습니다. 과거 오이타현에 홈스테이로 머물 당시, 할머니께서 주먹밥으로 만들어주신 밥의 베이스가 카야쿠고항이었거든요. 사진은 카야쿠고항은 아니지만 당시의 마지막 날의 아침입니다. 오니기리를 중심으로 한 정갈한 일본 가정식, 왠지 이번 편에 첨부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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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기다리며 생맥주에 이어서 하이볼도 주문했습니다.
이어 단골손님 한 팀이 들어오니, 정말 외지인이 되어버린 느낌. 아, 이 이질감. 정말 깊은 곳을 찾아버린 듯한 느낌이 들었네요. 있어선 안될 곳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고 할까요? 아슬아슬하면서 익숙하지 않은 게 좋았습니다.
 
 
 
 

 

 
그리고 등장한 코마이치우동과 카야쿠고항입니다. 메뉴판에 없는 카야쿠고항은 냉장고에서 꺼내 데워주신 것으로 기억합니다.
 
 
 
 

 
살펴보니 우동면의 가닥이 일정치가 않네요. 일본어 상호로도 알 수 있듯, 이곳은 테우치우동. 즉, 수타우동인데요. 그래서 정감이 가기도 했습니다. 날계란에 가쓰오부시와 튀김까지. 거기에 비빔식, 뭔가 종합선물세트 같은 비빔우동입니다. 쯔유를 붓고 우동면을 슥슥 비비고는 한 입.
 
 
 
 

 

 
쯔유를 상당히 많이 부었는데도 역시 짜지 않고 향긋합니다. 극상으로 맛있다까진 아니었는데요. 무언가 설명하기 힘든,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일본 우동집들보다 짙은 향과 맛이 있었다고 하겠습니다. 소주의 안주로도 참 괜찮겠다 싶기도 했던 코마이치 우동.
면은 수타면이라 그런지 흔히 아는 우동면보단 칼국수면 같은 식감이 더욱 느껴졌습니다. 서울의 붓카케우동집처럼 균일하게 각이 잡히진 않았지만 이리저리 튀는 투박함과 수수함이 있어 좋았습니다.
 
 
 
 

 
카야쿠고항 또한 그때의 향 그대로였네요. 버섯, 당근, 곤약이 밥의 온도에 젖어 쪼그라들 듯 구석구석 박혀있는데, 참 심심하지 않은 미묘한 맛입니다. 과거에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게이트볼을 치다가 이 주먹밥을 먹으면서도 그런 비슷한 생각을 했었습니다. 가쓰오부시 고양이밥이 간장계란밥과 풍이 확 다르듯, 이것 역시 우리의 솥밥과는 결이 확실히 다릅니다.
 
 
 
 

 
주인장 할머니와 단골손님의 일상적인 수다가 BGM, 들리지도 않는 일본의 뉴스를 익숙한 듯 바라보며 늦저녁 하이볼 한 잔에 우동이라. 이전에 거주하던 역촌동의 어느 자주 찾는 집으로 느닷없이 외국인이 있다면 이런 기분을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바로 길 건너가 번화한 분위기인데도 깊숙했던 이곳.
 
 
이 이질적인 외딴곳에 떨어진 듯한 분위기와 감정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오사카시 키타구 나니와쵸의 ‘코마이치(手打ちうどん こまいち)’

- 영업시간 18:00 ~ 익일 새벽 04:00 /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 일요일은 새벽 02:00 까지인데, 가게 앞에 비치된 영업시간과 구글 맵스 정보가 정확히 일치한다.
- 텐고나카자키토리 상점가에 위치한 새벽이 있는 수타우동집.
- 흡연도 가능하다.
- 현지의 분위기가 상당했는데 그 기세에 짓눌려 현금으로 결제했다. (카드는 물어보질 못했다.)
- 화장실은 내부에 위치했던 것 같은데, 정확지 않다.
- 메뉴판에서 서비스 중인 우동/소바, 덮밥 외에도 냉장고엔 안주형 반찬들도 진열 중.
- 우동과 함께 카야쿠고항을 접한 필자인데, 마찬가지로 냉장고에 진열된 녀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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