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377) - 오사카시 기타구 텐진바시스지 ‘하치마루 가마보코 텐진바시점’
뻔하지 않은 먹개론(槪論)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관찰형 아재
지갑만 얇아졌을 뿐. 광고성, 홍보성의 글은 일절 없습니다.
겨울이라 그런지 당시와 같지 않은 서툰 오사카였는데,
이곳에선 익숙한 달콤함을 느끼고 갔다.
고독한 먹기행, 오사카 겨울 여행 편 #5
‘야키니쿠 기대와 같지 않은 걸.’
너무 대로변이었나? 유니크함이 약했는데 프랜차이즈여서? 한 번에 구워서?
필자의 선택에 대한 아쉬움에 씁쓸한 입맛을 다시며 야키니쿠집을 나와 텐진바시스지 상점가로 들어갔습니다.
다시 직감으로 2차의 집을 찾아 나섰는데요. 이땐 메인 상점 거리가 아닌, 평행선으로 놓인 골목 중심의 집들 중 한 곳을 공략해 보기로 했습니다. 메뉴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의외로 호객이 많았던 텐마역 인근의 골목이었는데요. 그러다가 교자가 눈에 옵니다. 음, 괜찮지 않을까 싶어 들어갔으나 생각과 같지 않아 바로 나왔고, 바로 옆으로 보이는 어느 오뎅집.


좁은 공간에 사람이 많은 게 부담스러워 지나쳤었었는데요. 안에서 활짝 미소 짓고는 들어오란 신호를 보내주시길래 용기를 내고 들어가 봤습니다. 오뎅도 이번에 취하고자 했던 오사카의 소재 중 하나였으니까요.
결과를 미리 스포부터 하자면 대성공이었습니다. 필자와 연인이 바라던 따스한 분위기의 오뎅집이었습니다.

여러 분점을 둔 소규모 프랜차이즈 같았는데, 좁은 골목에 오밀조밀한 감도 있어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네요. 2차로 찾은 텐진바시스지 상점가에 위치한 오뎅집, ‘하치마루 가마보코’란 곳입니다. 다섯 번째 오사카 겨울 여행 편이자 삼백일흔일곱 번째 고독한 먹기행으로 만나보겠습니다.
ハチマル蒲鉾 天満店
* 구글 맵스 검색을 위한 일본어 상호, ‘하치마루8O 가마보코 텐마점’
게시글 하단의 요약 정보만 참고 가능


이때까진 필자가 아는 가마보코라 하면 알록달록 색상의 데코 어묵 정도였기에, 왜 상호가 가마보코인가 했었습니다. 메뉴판을 보니 가마보코 어묵이 메인이 맞네요. 이런 종류로도 있는 게 가마보코구나 배우기도 했고, 돌아와서는 시키지 않은 걸 아쉬워했습니다. 색감에 포인트를 준 밀도감이 있는 어묵. 그런 기조를 느꼈습니다.
이전 야키니쿠집과 마찬가지로 QR코드 메뉴판을 통해 주문해야 했는데요. 부담이 되는 한자들과 눈앞에 보이는 원초적 오뎅의 모습에 시선을 집중했기 때문에, 미처 염두에 두질 못했나 봅니다.

따뜻한 물수건에 훈훈한 분위기는 정말 좋네요. 좁은 곳을 선호하진 않는데 그런 감정이 느껴졌습니다. 연인과 구석 카운터석에 앉아 토리아애즈 비루, 생맥주 먼저 주문을 합니다.

눈앞에서 감상 중인 바로 그 원초적 오뎅입니다. 저 한 그릇을 간절히 바랐었습니다.

일종의 자릿세 개념과도 같은 오토시입니다. 메추리알 장에 초생강이 얹어져 나왔습니다. 한국에선 낯선 개념이죠. 저 계란장 하나가 인당 300엔입니다. 안주는 오뎅 모둠 5종으로 주문했습니다. 1,280엔으로 무, 달걀, 소힘줄, 파를 담은 유부주머니, 흰 살 어묵의 구성입니다.
* 상세한 메뉴의 구성은 테이블로그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하단의 요약 정보를 참고. 여행 전이라면 설렐 것이다.


등장했습니다. 아, 필자가 바랬던 한 그릇의 오뎅. 적중입니다. 들어오길 잘했다 연신 생각했습니다. 불안한 마음이 싹 씻겨 내려갔습니다.

겨자까지 합세해 본격적인 오뎅 맥주 시작. 대개 모든 일식은 와사비로 퉁치는 경향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런 구분을 좋아합니다. 오뎅엔 겨자, 튀김옷이 얇은 돈카츠엔 역시 소금과 겨자.

무를 갈라보니 아주 진하게 배어있네요. 그런데 이게 과하지가 않습니다. 진한 조림과 연한 국물의 딱 중간이라고 할까요?
개인적으론 조림의 무를 참 좋아하기 때문에 오뎅의 집에선 기회가 된다면 늘 주문하곤 하는데, 늘 과했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허나 이곳은 딱 알맞은 느낌입니다. 여행의 기분이 한몫 조미를 거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이는 담겨 나온 무, 유부, 계란, 스지 모두 균등해 국물맛을 함께 느끼기 참 좋았다고 하겠습니다.
유부주머니는 말 그대로 파가 듬뿍 들어간 유부주머니였는데요. 우리나라의 이자카야에도 있는지 모르겠네요. 파 사랑이 오뎅 국물만큼이나 진한 일본이지요.

이번엔 천장으로 시선을 올리자 쇼츄가 보였습니다. 연인에게도 일본 소주의 세계를 설파하고 싶어 졌습니다. 직감으로 섬미인 소주(사츠마시마비진)와 삼악(미타케) 소주를 한 잔씩 주문했습니다. (위에서 첫 번째, 세 번째 술입니다.)


필자는 미즈와리(찬 물을 희석한), 연인은 우롱차 믹스입니다. 이쯤에서 곁들임이 하나 더 등판해 줘야죠. 고민 끝에 결정한 건 연근우엉튀김이었습니다.

연근은 익숙해도 우엉 튀김은 생소해 눈이 갔습니다. 케이준 감자튀김과도 비슷한 질감인데 보다 질긋질긋한 끈질김이 있습니다. 맛을 보니 우엉의 단향과 쌉싸름함이 도는 게 이거 쇼츄와의 조합이 은근히 매력적입니다. 연근은 거의 부서지다시피 한 과자라 큰 임팩트는 없었는데, 마요네즈의 우엉은 연인에게 부탁을 해볼까 조심스러운 생각도 해봤습니다.
그렇게 만족스러웠던, 2차로 만나 다행이었던 오사카 둘째 날의 저녁, ‘하치마루 가마보코’. 기회가 닿아 사장님과도 가벼운 담소를 나눌 수가 있었는데요. 그 시간도 짧지만 좋았습니다.
찾았던 계절이 달라 그럴까요? 초행 때와는 다른 분위기의 겨울 오사카라 씁쓸했고, 연인에게 면이 서질 않았는데, 이곳에서 익숙한 달콤함을 느끼고 갔습니다.
오사카시 기타구 텐진바시의 ‘하치마루 가마보코 텐진바시점 ’
- 영업시간 평일 17:00 ~ 23:00, 금요일과 주말은 12:00 부터 시작하는 것 같은데 구글 지도를 참고하시는 게 좋겠다.
- 카운터석 8자리 정도와 테이블 3자리 정도였던 것 같다.
- 가마보코 어묵을 다루는 오뎅집, 기본 오뎅도 있고, 여러 안주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소규모 프랜차이즈로 확인되는데, 그래서 그런지 메뉴는 세련되고 모던한 느낌도 든다. 그럼에도 서비스는 오밀조밀해 프랜차이즈의 향이 덜하기도.
- 화장실은 내부에 위치 (남녀 공용)
- 트레블 월렛 카드 결제도 가능했다. (요샌 일본의 웬만한 집들은 카드 결제가 가능한 것 같았다.)
- 개인적으론 여행 중 만족스러웠던 집들 중 하나.
- 로고로 볼 수 있듯 상호는 하치(8)와 마루(원)의 조합으로 보이는데, 정확한 의미는 모르겠다.
- 방문을 염두에 두신다면 테이블로그 사이트에서 메뉴를 사전에 확인하시면 좋겠다. (거의 정확하다.)
https://tabelog.com/osaka/A2701/A270103/27138752/dtlmenu/drink/
ハチマル蒲鉾 天満店 (天満/おでん)
★★★☆☆3.38 ■【天満駅5分】蒲鉾専門店!揚げ蒲鉾と蒲鉾の出汁で作るおでんに舌鼓◆気軽にどうぞ◎ ■予算(夜):¥2,000~¥2,999
tabelo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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