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305) - 중구 장충동1가의 ‘평양면옥’
뻔하지 않은 먹개론(槪論)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관찰형 아재
지갑만 얇아졌을 뿐. 광고성, 홍보성의 글은 일절 없습니다.
날씨 좋은 일요일과 어울리는 퓨어한 냉면
지난 글인 필동에 이어 평양냉면 릴레이로 가보겠습니다.
사진이 그리 충분하진 않은데, 조금 귀중하게 남아있긴 합니다. 그리고 본 편은 진정 먹기행스러운 글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평양냉면 한 그릇 때리고 서울 탐방을 했던 날이었거든요. 고독한 먹기행을 집필하지 않던 때 생긴 사진들이라 당시의 동선을 떠올려보며 기술해 보겠습니다.

먼저 평양냉면. 필동 다음으로 소개하기 적합한 곳이라 생각합니다.
필동과 을지면옥을 축으로 한 의정부 계열이 있다면, 그에 버금가는 문파 장충동 계열의 본산이 바로 이곳이니까요.
개인적인 평으로는 일요일 오전에 제격인 평양냉면. 나름 그렇게 정의를 내렸습니다. 유독 맑은 날이었던 당시였는데요. 맑은 날의 하루의 시작을 고급지고도 깔끔하게 열어줬다고나 할까요? 막연한 기억이지만 그리 남아 있는 곳. 평양면옥을 쓰는 상호들 중에서도 의정부와 함께 본좌의 격에 올라있는 곳입니다.
필동에 이어 장충동의 ’평양면옥’을 삼백다섯 번째 고독한 먹기행으로 소개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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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들로 분주했던 장충동 평양면옥입니다. 사진으로 보이는 주차 타워 건물에 주차가 가능하긴 하지만 그리 추천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냥 한창의 시간은 굉장히 복잡합니다.

이건 그 언제인가 평일 점심으로 벗을 만나러 간 날 촬영한 사진인데요. 주말 대비 많이 한산한 편이었습니다.

언론에서도 무수하게 다뤄진 이력들. 미쉐린 가이드에 내내 선정 중인 것만으로도 쌓아온 내력에 대한 찬사는 두 말하면 입 아플 정도지요.

글 서두에서 일요일 오전으로 제격이다란 표현을 썼는데요.
뭐랄까, 저는 그랬습니다. 굉장히 퓨어하고 클린한 느낌의 평양냉면. 의정부 계열의 고춧가루와 반대되는 지점이라고도 생각을 합니다. 다녀본 곳들과 비교해서 육향, 면향이 살살 은은하게 도는 깔끔한 평양냉면의 극치였다 하겠습니다.
맑은 날씨와 어울리는, 그리고 하루의 신호탄과도 같았던 평양냉면이었습니다. 다만 아주 진한 육향의 맛을 선호하는 이들에겐 살짝 바디감이 부족할 수는 있겠습니다. 곁들임으론 제육 반을 함께 시키긴 했는데, 개인적으로 이곳은 제육보단 만두를 추천드립니다.

만두는 이렇게 등장을 합니다. 당시 촬영한 기기가 좀 떨어져서 그렇지 아주 예쁘게 생긴 만두입니다. 이 집의 계열로는 일산의 ’대동관’ 정도를 들러봤는데, 동일한 모양과 비슷한 뽐새의 평양냉면이 등장하더군요. 다른 곳들도 기회가 되면 찾아볼 생각입니다.
그렇게 냉면 한 사발 때린 후.
동대문 DDP 인근의 장충단로에 자리잡은 이곳은 아래로는 태극당과 장충동 족발골목, 위로는 동대문, 좌로는 함흥냉면의 오장동, 을지로까지 당일 서울 곳곳을 거닐기 좋은 최적의 장소에 위치해 있는데.

창신동에 위치한 문구, 완구거리를 찾아봤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자잘한 쇼핑을 굉장히 좋아하기도 합니다.

정품 아닌 레고들이 한 가득이긴 하지만, 신나서 마블의 일원들을 수집했던 기억이 나네요. 문구, 완구거리에서 가장 유명한 ‘승진완구’를 둘러보시는 것도 재미입니다.

그날의 전리품. 글이 점점 산으로 가는 것도 같네요.

산 아닌, 고궁으로 향했습니다. 마저 소화를 시키기 위해 창덕궁을 거닐어 줍니다.
복잡한 시장통에서 조용한 고궁 속이 되었으니, 제가 종로 나들이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골목골목마다 특색이 있고, 발견이 있고, 한적한 고궁의 정취도 있는 곳. 대전의 촌놈이 서울에서 살고 있구나 새삼 느끼는 순간이기도 하지요.

안국 쪽으로 조금 더 올라가 이날의 마지막 코스. 북촌 동네 걷다가 방문한 독특한 분위기의 바(Bar) 였습니다.
아무래도 당시 먹기행을 염두에 두지 않았던 터라 실내의 사진들이 없는 건 참으로 아쉽네요. 전통적인 인테리어 기반으로 모던함도 돋보였는데, 근대사 속 한국과 일본의 가옥이 결합된 듯한 인테리어였습니다. 백석 시인이 갑작스레 나타날 것도 같은 분위기. 그때의 기억은 그랬습니다.

아마 지금과 같이 위스키를 즐기고 공부하는 때에 갔더라면 더욱 좋았을 지도. 상호는 ’법원’ 인데요. 버번위스키의 버번에서 파생된 상호가 아닐까 싶습니다.
날씨가 좋아지기 시작했고, 필동면옥 다음으로 소개하면 좋겠다 싶어 굳이 꺼내 그날의 기억을 가볍게 복기해 봤습니다.
중구 장충동1가의 ‘평양면옥’
- 영업시간 매일 11:30 ~ 21:30 (라스트오더 21:00) /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 주차는 주차타워에 발렛 주차로 가능하다. (당시 2천 원 정도 비용)
- 테이블식 구조 (상당히 넓은 내부) / 화장실은 건물 내부에 위치 (반 외부로 남녀 구분)
- 의정부 평양냉면과 함께 거론되는 장충동 계열의 본산.
- 개인적으론 굉장히 깔끔하고 단아한 맛의 평양냉면이라 생각한다.
- 주말 점심으로도 어울리는 평양냉면.
- 향이 아주 그윽하면서도 뜨끈한 면수가 등장하는데 소소하게 독특한 구조의 메밀 방앗간도 확인이 가능하다.
- 대개 만두 또는 제육인데, 만두를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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