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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편/중구

(중구/다동) 서울 한복판의 그리운 온기와 향기의 북엇국, ‘무교동북어국집’

 
고독한 먹기행 (191) - 중구 다동의 ‘무교동북어국집’


뻔하지 않은 먹개론(槪論)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관찰형 아재

지갑만 얇아졌을 뿐. 광고성, 홍보성의 글은 일절 없습니다.


그래도 이 복잡한 서울의 따스한 온기를 유지 중인 심장과도 같은 집.
덩달아 나서는 길 가슴 따스해졌다.


 
‘북엇국으로 줄을 서는 집이 있다니.’ 궁금하기만 했는데 드디어 만남이 성사되었습니다. 기회가 되는 주말은 이른 시간 영업을 종료하기도 하고, 이런 음식은 ’모처럼’이라는 타이밍이 맞기도 해야 하는데요.
어느 입맛이 돌지 않는 뻐근한 주말 아침에 모처럼이었습니다. 시간도 허락하고 타이밍도, 그 타깃도 연인과 일치했으니 지체 없이 방문해 보기로 합니다.

 


어느 정도이길래 북엇국 한 그릇에 줄까지 선단 말인가? 메뉴 또한 단 하나뿐이었기에 그 뽀얀 국물에 더욱 초점을 맞춰봤습니다.
가만 생각해 보니 생각처럼 흔한 음식 아닌, 어머니의 아침상으로 자주 만나던 녀석이네요. 첨가가 과할 수 없는 단출한 북엇국에 어떻게 유혹의 맛을 꽉꽉 눌러 담으신 건지. 백아흔한 번째의 집입니다. 다동과 무교동 경계에 위치한 ‘무교동북어국집’을 고독한 먹기행으로 찾아가 보겠습니다.



※ 상세한 요약 정보는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토요일 점심, 도착은 어렵지 않았으나 입장은 쉽지 않은 ‘무교동북어국집’의 모습입니다.
단 한 그릇을 위한 줄인데요. 단순히 식당 앞으로 줄을 서서 순차적으로 입장하는 방식입니다. 다행히 줄은 그리 길진 않았기에 냉큼 끝줄에 동참해 봤습니다.

그런데 딱 이 지점부터였을 겁니다. ‘으음, 익숙한 향기. 환풍구 바람은 좋지 않은데, 이건 괜찮은 걸?‘ 주방의 환풍기에서 외부로 북어의 꼬릿꼬릿한 향이 풍겨오더군요. 아주 기분 좋게 풍겨옵니다. 꽤나 익숙한 향이기 때문인데, 이른 아침 어머니의 아침상이 떠오르는 푸근한 향이죠.
‘이 복잡한 서울의 중심부에서 흘러나오는 익숙한 향이라, 뭔가 묘하고 되게 이질적이다.’
살짝 심신이 안정되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이동하며 몇 개의 정보를 더 남겨봤습니다. 영업시간은 웹상의 정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주말만 이른 종료였구나. 그래서 줄이 있는 건가? 싶기도 하네요. (평일은 잘 모르겠습니다.)



 


몇 걸음 더. 이동하는데, 음. 뭔가 가게의 현판도 두드려 편 북어포 같다는 생각입니다.



 


정면에서 마주하니 보다 그럴싸 해 표현이 만족스럽네요. 그렇게 이제 문 앞이니 입장이구나 했는데, 실내로도 세 팀 정도가 있어 조금 더 기다렸습니다. (약 15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습니다.)



 
드디어 입장입니다. 들어오자마자 구경거리가 하나 더 있었는데요.
이야, 바깥에서 평온하게 익숙한 꼬릿한 내음을 느낀 것과 다르게, 내부는 분주함과 스케일이 있었습니다. 쉴 틈 없이 담겨나가는 국물과 분주한 주문 전달. 평소 사소하게만 생각했던 음식인지라, 색다른 규모의 어울리지 않는 모습에 적잖이 놀랐나 봅니다. 일개 중대를 보급할 법한 큰 솥에 끓여지고 있는 건 그래도 집집마다의 북엇국이었으니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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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 메뉴이니 당연히 이곳에서 메뉴판은 생략입니다. 착석하자마자 그냥 인당 밥그릇, 물김치가 딱 놓였고.



 


바로 반찬을 세팅합니다. (반찬통이 테이블에 결합된 방식이라 좁긴 하나, 한 그릇만 놓이면 되기에 크게 신경 쓰이진 않습니다.)



 

북어해장국


그리고 척하니 북엇국 아니, 이 집의 북어해장국까지 금세 등장해 버렸습니다. 나름 기다림이 있었는데 나와주는 건 금방이네요. 회전율은 그리 빠르지 않은 듯했는데, 왜지? 했더니 건더기, 국물 무료 추가가 가능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국물이 상당히 뽀얀 것을 보니 참으로 오래도 고왔나 봅니다. 들어간 건 일반적인 두부와 북어, 계란물 정도. 국물 먼저 스윽 떠보았는데요.
’으음, 평온한 맛.‘ 맛이 굉장히 깔끔하고 온화합니다.

사골 베이스의 북엇국이라 들었는데, 때문에 바디감이 있는 듯하면서도 특유의 코리코리함은 없이 어찌 이리 깔끔하지? 나름 깊이감이 있는 국물 대비 밖에서 느낀 꼬릿한 북어향도 사골의 향도 덜했습니다. 분명 오래 고운 듯한 뽀얀 녀석이 깔끔하단 게 굉장히 인상 깊었던 점이네요. 간도 상당히 좋습니다. (부족하면 새우젓으로 좀 더 간을 보태시면 됩니다.)



 
국물을 몇 번 음미하다가 바로 밥을 말았습니다.
아까 담아낸 기본 찬들과도 함께 하니 궁합이 더욱 좋다 느껴지네요. 강하지 않은 맑은 탕의 국이다 보니 찬들도 간이 세지 않고 김치는 시원한 맛입니다. 북엇국을 위해 만반의 준비가 된 지원형 찬들이었습니다.

두부 또한 후루룩 부드러움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일지 참 연한 두부였는데요. 부드러움, 두브러움 이거 헷갈립니다. 여하튼 간 국물이 배어드는 단단한 찌개 두부는 아니었기에 그나마의 국물이 배도록 얇게 썰었나 보다 생각했습니다. 맞다면 이 모든 것은 오로지 북어해장국 한 그릇을 위한 것이겠네요.
평소 북엇국에 두부는 취향이 아님에도 거리낌이 없었다 하겠습니다.




이후 한 그릇을 다 비워낼 쯤의 타이밍에 필자도 건더기를 추가해 봤고, 또 한 번 잘 비워냈네요. 든든해진 채로 가게를 나설 수 있었습니다.
 
 
 


전반적으로 부정할 수 없는 맛있는 북엇국이었습니다. 나름의 내공도 충분히 느꼈고 말이죠. 다만 깔끔하긴 해도 사골 베이스의 진하고 느끼한 감으로 인해, 해장보단 추운 날의 뜨끈한 식사가 좀 더 어울린단 생각이었습니다. 개인적이지만 투명한 게 해장엔 더 좋습니다.

아마 이 근방의 직장이었다면 종종 들렀을 텐데, 정말 맛있게 먹었음에도 재방문의 의사를 물으신다면 솔직히 머뭇거려지긴 하네요. 아무래도 이 익숙한 맛에 웨이팅은 부담이 있긴 합니다.
그럼에도 칭찬하고픈 건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버티며 구수한 향기를 내뿜고 있다는 점. 바쁘게 치이는 광화문, 종로 일대이지만 이런 집이 있어 아직은 따뜻한가 봅니다.
 
‘무교동북어국집’에 관한, 북어국이 또 생각나게 되는 이야기였습니다.

 

 


중구 다동의 ‘무교동북어국집’

- 영업시간 평일 07:00 ~ 20:00 (라스트오더 19:30) / 주말은 15시까지 (라스트오더 14:30)
- 주차는 불가하다.
-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내부에 위치 (2층에 위치, 남녀 구분)
- 주말은 영업시간이 보다 짧아 웨이팅이 필수겠다. (건더기, 국물 추가가 가능해 생각보다 회전율이 높은 편은 아니었다.) 약 15분 정도 대기했다.
- 포장도 가능한데 이를 위한 손님들도 꽤 많이 찾는다.
- 사골 육수 베이스의 뽀얀 북어해장국을 선보이는 집.
- 때문에 진할 것 같으면서도 내내 깔끔하게 유지되는 국물 맛이 인상적이었다.
- 개인적으론 맑은 국물의 북엇국을 해장으로 치기에 해장의 느낌보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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