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울 편/중구

(중구/신당동) 쪽파 이불 덮은 이북식 찜닭과 막국수 ‘만포막국수’

고독한 먹기행 (223) - 중구 신당동의 ‘만포막국수’

 

뻔하지 않은 먹개론(槪論)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관찰형 아재

지갑만 얇아졌을 뿐. 광고성, 홍보성의 글은 일절 없습니다.


매해 추운 겨울이면 이 집이 생각날 것 같다.


 

만포 출신인 지인이 또 하나 생겼습니다. 이번은 냉면 아닌 이북식 찜닭과 막국수 그리고 만두를 다루는 점에서 본적은 같으나 본업은 다른 집이라 할 수 있는데. 흔치 않은 스타일의 찜닭인지라 관심사로 늘 거론만 되던 집이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약간의 표현과 나름의 방식이 가미된 음식은 만나보기도 전에 기대를 안게 합니다. 이제 맛있으기만 하면 쌩큐지요.

 

 

하얀 찜닭 위로 푹 삶아진 쪽파 이불을 덮은 모양새. 약수역 바로 인근에 위치한 이곳은 듣기로 상당히 오랜 집이라고도 합니다.

개인적으론 겨울과 어울리는 음식 라인업을 갖춘 집이라 생각되는 집 만포 출신의 ‘만포막국수’. 이백스물세 번째 고독한 먹기행으로 인생의 벗과 함께 어느 주말 찾아가 봤습니다.

 

 


게시글 하단의 요약 정보만 참고 가능


 

 

 

 

 

1. ‘만포막국수의’ 이북식찜닭

 

2. ‘만포막국수의’ 비빔막국수

 

3. ‘만포막국수’의 만두국

 

 

 

지하철을 이용하신다면 1번 출구 바로 인근이기에 어렵지 않게 만나실 수 있습니다. 막국수, 뜨끈한 닭고기 그리고 만두이니 제철인지라 사람이 붐비지 않을까 걱정했으나, 꽤나 여유로웠습니다. 물론 점심을 약간 비껴간 일요일의 오후였기에 덜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내내 손님은 자꾸자꾸 들어왔던 것 같네요.

 

 

 

 

내부로 입장하기 전 주차 정보도 한 번 참고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별도 주차장은 없고 가게 앞 아슬아슬 3대 정도의 공간입니다.

 

반응형

 

 

 

한바탕 치르고 난 뒤의 손님들의 흔적입니다. 필자는 1층 내부에 착석했는데요. 지하에 별도 공간이 또 있나 봅니다. 추가로 들어오는 손님들은 지하로 안내되는 듯했습니다.

 

 

 

 

벗을 동반한 자리였기에 보다 자세한 탐색은 생략했습니다. 메뉴판도 허겁지겁 눈치껏 한 컷 챙겼네요. 상호는 막국수인데 최상단을 차지한 찜닭. 이럼 뭐가 있단 뜻이지요. 더해 만두에 녹두전까지, 냉면만 없다 뿐이지 이북의 스멜이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다만, 이미 그 모습을 미리 접한 찜닭과 다르게 궁금해 지는 건 막국수였는데요. ‘상호가 막국수니 주력이란 것인데, 압록강 인근에도 우리네와 같은 막국수가 있단 것인가? 아니지, 강원도는 애교일, 추우면 더 추웠을 그 동네에 없는 게 더 이상할 수도.’ 궁금해졌습니다.

 

찜닭 한 마리와 비빔막국수 한 그릇으로 시작합니다.

 

 

 

 

늘 반가운 다데기입니다. 다데기파는 다데기는 늘 환영이지요. 단순하다 해도 세심한 조합을 권하는 다데기는 더욱 좋고 말이죠. 백숙이든, 물리거나 심심할 수 있는 유사 찜류의 음식에선 필수라 생각합니다. 느낌이 좋습니다.

고로 한소끔 바로 제조해 봤습니다.

 

 

 

 

이북식 찜닭

 

이후 등장한 ‘만포막국수’의 이북식 찜닭입니다. 오호, 듣던 대로, 보던 대로입니다. 찜닭이라, 정말 찜기에 찌는지 삶아내는지는 모르겠으나(만둣국 국물에서 닭 육수가 느껴지는 것이 후자일 것 같습니다.) 국물 없이 뎅그러니 등장한 닭은 식당에선 참 오래간만인 것 같습니다.

거기에 쪽파 한 줌이 얹어지니 보기 또한 좋네요.

 

 

 

 

둘이라면 적당하긴 할 텐데 비슷한 크기의 동네 닭과 비교했을 때, 냉정하게 가성비는 아닌 듯한 느낌이긴 합니다. 이건 한 점 뜯어봐야 알겠네요.

 

 

 

 

 

다데기를 깔아 두고 쪽파 얹어 한 입 뜯어봤습니다. 음, 왠지 사극이 생각나는 찜닭. 부드럽습니다. 무미건조한, 누구나가 ‘맛이 어떠세요?’ 라고 하면 내뱉는 ‘담백하고 깔끔하고 고소하네요.’ 란 표현을 쓰고 싶진 않지만 그러합니다.

 당연한 백숙과의 차이겠지만은 국물이 없다 보니 기름이 적어 더욱 그러한 느낌입니다. 다데기의 제조 양념은 다른 백숙집들처럼 무난했는데요. 들깨도 있으면 했습니다. 그래도 쪽파가 나름 둥글둥글하면서도 매력적인 키맨이네요.

 

 

 

비빔막국수

 

막국수가 더더욱 궁금해졌습니다. 김가루만 보이지 않다 뿐이지 큰 차이는 없는 모양새. (오히려 든 건 더 없는 편) 아 저 족발 비슷한  고기는 좀 특이했네요. 비벼서 한 젓가락 맛을 보는데, 음. 솔직히 찜닭보다도 큰 감흥이 왔습니다. 양념장만으로도 이런 맛이 나는구나. 양념이 진한데도 과하지 않게 맛있습니다. 강원도 춘천의 ‘유포리막국수’ 이후로 가장 임팩트 있게 먹은 막국수인 것 같습니다.

아니, 서울 도심에선 이게 첫 번째, 1순위겠네요. ‘거 상호에 만포찜닭 아닌 막국수라 할만 하구나!’ 했습니다.

 

 

 

 

내내 아쉬웠던 개인적인 사유라면 간만의 벗과 함께였기에 음식에 대한 집중이 어려웠단 점인데, 벗이 다른 방향으로 긁어줬습니다. ‘만둣국도 먹어볼까?’ 하고 말이죠.

 

 

 

만두국

 

마다할 이유가 없지요. 만두를 직접 빚는 곳에서 접하지 않음 섭합니다. 그렇게 다양한 맛을 느낀 것으로 나름 흡족해하며 또 한 번 음미를 해봤습니다.

이야, 여러 번 재차 맛을 봤네요. 찜닭의 양분은 다 이 국물에 스민 것인가? 닭 국물의 맛이 짙은 만둣국입니다. 이런 건 처음이었습니다. 꿩과 닭 육수를 자주 쓴다는 이북의 방식일지 모르겠으나 만둣국에 닭 육수, 이거 막국수에 이은 카운터 펀치입니다.

 

 

 

 

평양면옥들에서 흔히 등장하는 이북식 만두와 유사한 만두. 그렇게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간은 좀 있는 편인데, 전 칼칼하니 좋았습니다. 닭 국물과 섞여서인지 더 두각을 보인 것도 같고요.

 

뭐랄까, 전반적으로 색감은 슴슴한데 참으로 화려했던 한 상이었습니다. 사진을 보는 지금도 어느 조선의 주막에서 게걸스럽게 닭을 뜯다 만두와 국수를 후루룩했나? 싶었으니까요. 연인과도 한 차례 방문해 봐야겠다 다짐을 했네요.

겨울과 어울리는 음식들로 가득한, 이북이란 나름의 방식과 차이가 있어 더욱 화려하고도 만족스러웠던, ‘만포만국수’에 관한 필자만의 후기였습니다.

그나저나 그래서 글의 말투도 더 옛사람들처럼 나온 것인지 모르겠네요.

 

 

 


중구 신사동의 ‘만포막국수’

- 영업시간 평일 11:30 ~ 21:30

- 주말 토, 일은 21:00 까지로 휴무일 없음

- 주차는 가게 앞으로 3대 정도 가능하다. (별도 전용 주차장은 없음)

- 테이블식 구조로 1층과 지하 1층으로 운영되는 듯하다. (지하는 가보지 않았다.)

- 주말 일요일 13시 반 기준 웨이팅은 없었다. (추워서 그럴지도 모른다.)

- 쪽파 이불을 덮은 찜닭과 막국수. 직접 빚은 만두를 선보이는 듯.

- 평범해 보이는데 임팩트 있는 막국수, 그리고 닭 국물의  향이 도는 만둣국은 참 일품이었다. 찜닭은 되려 느끼기엔 무난한 정도였는데, 비주얼 담당이라고도 하겠다.

- 지리적인 특성일지 닭 호수로 대비했을 때 가성비는 아니다.

- 그래도 푸짐하다 느껴지는 한 상. 술을 좋아하는 이들은 금액은 감안하고 방문해 볼만한 가치가 있겠다. 특히나 겨울과 어울리는 음식들이었다.

- 그 옛날 주막에서 푸짐한 한 상 즐기면 이런 기분일까도 싶었다.


 

 

 


함께 읽으면 좋을 ‘고독한 먹기행’의 또 다른 막국수, 백숙 관련 글

 

(강원/춘천시) 명품 주조연 막국수와 감자부침, '유포리막국수'

고독한 먹기행 (111) - 강원 춘천시 신북읍 유포리의 '유포리막국수' 참으로 한적한 동네 유포리에서 명품 주조연을 만났다. 앞으로 막국수엔 감자부침! 눈이 살포시 쌓인 덕에 아름다운 설악산

lonelyeating.tistory.com

 

(경기/고양시) 맛, 주변 정취, 접근성까지 삼박자. 서울 근교 오리백숙집, '쌍굴옻닭'

고독한 먹기행 (60) -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쌍굴옻닭' 흔치 않은, 필자가 좋아하는 삼박자를 고루 갖춘 서울 근교 백숙 맛집. 배부르면 어떠리, 주변을 벗 삼아 산책하기도 좋다. 요즘 같은 무더

lonelyeating.tistory.com

 

(광진구/군자동) 진정한 맛의 무한 루프, '영미오리탕'의 들깨오리탕과 미나리데침

고독한 먹기행 (51) - 광진구 군자동의 '영미오리탕' 미나리는 미나리대로 오리탕 국물의 국물은 국물대로 각자 노는데, 그래도 한 번씩 하이파이브하며 서로를 적시고, 적셔주는 극강의 조합. 부

lonelyeating.tistory.com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