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245) - 은평구 대조동의 ‘두꺼비집’
뻔하지 않은 먹개론(槪論)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관찰형 아재
지갑만 얇아졌을 뿐. 광고성, 홍보성의 글은 일절 없습니다.
부드러운 식감의 칼칼한 볶음.
맛으로 비유하자면 부드러움과 활발함을 모두 갖춘 사교성 좋은 친구를 사귄 기분.
‘싸리골’과 ‘만포면옥’, ‘도투리’ 등에 이어 소개하는 은평구의 ‘백년가게’ 중 한 곳입니다.
연신내역 인근에 위치한 이곳은 바로 맞은 편의 이색 보쌈집 ‘목노집’과 함께 이 구역에서 꽤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노포이기도 한데요. 볶음이 당기는 적기를 고르고 고르다, 통하는 어느 날엔가 방문해 봤습니다. 지금까진 좋은 기억이 많았던 두꺼비의 상호라 출발의 느낌도 좋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꽤나 이른 시각에 찾았던 것 같은데 웨이팅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었네요. 연신내역 인근에서 불오징어 한 판으로 유명한 ‘두꺼비집’을 이백마흔다섯 번째 고독한 먹기행으로 만나 입맛을 챙겨보시지요.
게시글 하단의 요약 정보만 참고 가능
도착한 연신내역 인근의 ‘두꺼비집’입니다.
이 구역이 상당히 오랜 풍경을 자랑하는데. 개발이 더딘 지역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으로 자잘한 골목 상권의 노포를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이 연신내 골목의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조동, 불광동 일대가 대개 이러합니다.)
그런데 도착하자마 웬걸. 웨이팅이 있었습니다. 내부가 협소해 발생하는 듯하지만 퇴근 시간 때와 맞물려 많은 이들이 수시로 찾고 있었으니. 이 구역에서 꽤나 끗발 날리는 집임에는 틀림이 없나 봅니다.
보이는 대기 명부에 본인의 이름을 작성한 뒤 깔린 의자에 앉아 약 5분가량 대기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렇게 입장했습니다. 협소한 공간의 좁은 간격에서 불오징어의 열기에 젓가락을 달구고들 계시더군요. 내부만 보자면 영락없는 노포였습니다. 진즉에 들러볼 걸 하고 생각했네요.
큰 고민이 필요 없는 메뉴판. 다루는 게 적은 곳은 고민거리가 적어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의 메뉴판입니다. 불오징어 2인을 주문했는데요. 현재는 1천 원이 인상된 듯하지만 그래도 인당 1만 원 정도로 볶음 요리를 즐길 수 있는 셈이라, 꽤나 가성비집이라 할만하겠습니다. 덩달아 사람들이 왜 들끓는지도 알겠습니다.
투명한 원산지 정보와 함께 맛있게 먹는 법도 가볍게 참고만 해주시고.
기본 찬은 대략 이렇습니다. 닭갈비집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미역냉국과 부재료들. 이곳은 반찬의 비중은 빼고 오징어에 포커스를 맞췄나 보네요. 값이 저렴한 근거이자 전략일 수도 있겠습니다.
불오징어 볶음
등장한 불오징어의 모습인데요. 쑥갓이 듬뿍 올라간 모양새입니다. 아직 오징어의 자태는 확인이 어려운데, 모습만으로도 식욕을 돋우네요.
직원분의 손길 더해지니 슬슬 모습을 드러냅니다. 인상 깊은 점이라면 가게가 좁은 덕이기도 하겠지만, 직원분들이 상태를 수시로 점검하며 조리를 도와주신다는 점. 갓 시작된 불오징어를 타이밍 놓치지 않게 모니터링해주고들 계셨으니, 이건 꽤나 마음에 들었던 요소입니다.
자, 그렇게 완성입니다. 채소의 숨이 죽으니 드러난 통통한 오징어들이 보이네요.
양념부터 한 입 해보았는데, 음. 굉장히 준수한 양념이란 생각입니다. 모난 구석이 없습니다. 맵기도 조절이 가능해 보이는데 한 끼의 식사로도, 술안주로도 손색없는 거부감 없는 칼칼한 양념. 기본이 탄탄한 것 같습니다.
사진 속 통통한 오징어는 꽤나 부드럽게 씹히는데, 오징어를 즐기지 않는 연인도 먹기엔 나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별도의 연육의 과정을 거치는가 싶을 정도로 부드러운 식감. 더해 숨 죽은 쑥갓도 꽤나 마음에 드는 요소였는데, 양념에 섞이니 오묘하게 고소한 풍미를 가미시켜 주는 듯했습니다.
기본에 충실한 양념, 부드럽고도 맵싹한 조합, 더해 가성비. 노포스러운 분위기는 보너스로 이 집의 인기 비결이 무언가는 확실히 알겠습니다. 아마, 나름의 역사도 자랑하니 연신내 인근의 거주민들에겐 개개인의 시절을 아우르는 추억의 음식일 지도. 손님의 연령 스펙트럼이 넓은 이유도 나름 그렇게 정의했습니다.
볶음의 꽃이자 피날레 볶음밥으로 마무리해 봤습니다. ‘이 양념에 볶음밥은 빠질 수가 없지.’ 맛이 없을 수가 없다란 당연한 예측. 역시 물 흐르듯 좋은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오징어의 맛이 밴 양념이라 그런지 일반적인 볶음밥보다 더욱 진해 좋네요.
그렇게 전반적으로 좋았던 만남을 가졌습니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극찬까진 아니었지만 협소한 공간 빼고는 맛으로나 서비스적으로나 지적할 요소가 없었던 집입니다. 금액적인 부담도 적으니 이따금 칼칼한 볶음이 당길 때 친근하게 들리면 좋겠다는 생각. 순간 저도 연신내의 주민이 되어버렸네요.
‘두꺼비집’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은평구 대조동의 ‘두꺼비집’
- 영업시간 매일 12:00 ~ 22:00
- 주말은 21:40 까지, 재료 소진 시 조기 마감 가능
- 주차는 불가하다.
- 테이블식 구조로 공간은 그리 넓지 않다. 때문에 좁은 간격으로 밀집한 듯한 느낌.
- 그로 인해 웨이팅이 발생하는 듯하는데, 단순 식사의 경우 2시간 이내 식사를 권장하고 있다.
- 화장실은 2층에 위치 (남녀 공용인데, 상당히 좁아 취약한 편)
- 불오징어가 대표 메뉴이자 전부다. 삼겹살 추가된 버전 하나와 식후 볶음밥이 유일한 메뉴.
- 미역냉국이 기본 찬으로 등장한다.
- 기본 찬들을 덜어낸 전략일 수도 있는데, 가성비집에 속하는 편이다.
- 불오징어의 경우 기본에서 더 맵게 요청도 가능한 듯하다.
- 젊은 층부터 노년층까지 연령대의 폭이 상당히 넓어 놀라웠다. 그만큼 이 구역에서 오랜 시간 역사를 쌓아온 음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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