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222) - 태국 방콕 조드페어 야시장의 ‘볼케이노 립스(Leng Zapp Volcano Ribs)’
뻔하지 않은 먹개론(槪論)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관찰형 아재
지갑만 얇아졌을 뿐. 광고성, 홍보성의 글은 일절 없습니다.
방콕에서 제일 아쉬웠고 별로였던 순간은 언제였는가? 라고 물으신다면 뇌의 흐름을 거치지 않고 자동 반사적으로 입에서 나올 것만 같습니다.
‘바로 조드페어 야시장에서 랭쌥을 만난 순간이었습니다.’ 하고 말이죠.
그 이유를 먼저 복기해 보자면 태국인지 구분이 되질 않을 정도로 구역을 장악한 중국 여행객들 (웃통을 깐 이와 식사를 해야 했습니다.), 수공예 굿즈 위주의 야시장, 인기를 타 우후죽순 늘어난 영향인지 여기저기 동일한 랭쌥 지점들. 거기에 젊은이들과 관광객들로만 북적이는 듯한 내부의 모습까지.
너무도 뻔한 관광지의 신식 야시장이었기에 기대했던 것과는 달라 자리를 뜨고 싶은 생각뿐이었네요. 신식의 시장은 ‘아이콘시암’으로 충분한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랭쌥의 맛은 기대 이하였고, 태국 음식의 정취도 느껴지지 않았거니와 다음 날 복통까지 일으킨 주범이었기 때문이죠.
필자의 연인과 같이 세계테마기행 및 가족종 매체를 통해 랭쌥을 접한 후 고대했던 이들에게 바치는 글이 되겠습니다. 님아 그 페어를 가지 마오.
쩟페어로도 불리는 야시장이죠. 듣기론 코로나 이후로 새롭게 태어난 방콕의 야시장이라 들었는데, 그곳의 ‘랭쌥 볼케이노 립스(Leng Zapp Volcano Ribs)’라 불리는 곳의 지점에서 랭쌥을 접한 후기입니다.
다소 까칠한 이백스물두 번째 고독한 먹기행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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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게도 방문한 조드페어는 입장샷조차 남아있질 않습니다. 그만큼 강렬하지 않았단 것인데. 무언가가 있겠지, 있겠지 하고 걸었지만 무언가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만나려 했던 랭쌥을 찾았지만 이 또한 경쟁력이 있다기보단 유명세를 탄 집이 시장 전체를 장악한 느낌이더군요. 무수확으로 끝날 것 같아 야시장 끝에 있는 집을 울며 겨자 먹기로 찾아 자리를 잡은 필자였습니다.
앉으려는 곳이 아닌 전혀 다른 위치의 점포로 안내받을 때부터 살짝 불안했었는데요. 불길함은 적중했습니다. 특히나 필자가 방문한 지점이 위치한 이 야시장 입구의 정반대 편은 중국 단체 관광객들의 투입지였거든요. 단체 버스들이 수시로 정박하는 듯한 그곳은 쉴 새 없이 중국인들이 투입, 투입, 또 투입되고 있었고. 그나마 야시장 초입에 들어오자 느껴지던 그나마의 태국 정취는 전혀 느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식당을 둘러보니 더욱 불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랭쌥집마저 내부의 손님은 중국인들이 9할을 차지하고 있었으니까요.
이때부터 살짝 블로그 집필을 위한 메뉴판 및 내부 촬영을 위한 의지가 살짝 꺾인 것도 싶었습니다.
예상대로 주문 또한 순탄하지만은 않았지만, 어찌 주문 후 등장한 풍문으로만 듣던 랭쌥이 눈앞에였습니다. 다만, 여기서부터 랭쌥을 맛을 보고는 의욕은 더욱 꺾이게 되고 맙니다.
전 개인적으로 그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게 당최 태국 음식은 맞는 것인가?’ 이전까지의 음식들과는 톤이 너무 달랐습니다. 너무나 강렬한 향과 함께 보이는 양도, 향도 태국스럽지 않은 느낌이었습니다. 필자와 같이 방송으로 접한 여행객들, 그리고 중국 패키지 여행객들 모객을 위해 관광화된 상품이 아닐까 싶기도 했지요. 연인과 상상을 더해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았네요.
맛은 그대로 묘사하자면 한국인에겐 꽤나 익숙한 감자탕의 다소 퍽퍽한 뼈다귀 + 태국의 시큼맵 소스의 맛입니다. 상당히 급조된, 급 얹혀진 듯한 겉만 화려한 음식의 맛이었습니다. 기존의 태국 음식들과는 너무 동떨어진 듯한 느낌에 상대적인 대비와 실망이 더욱 강했을 수도 있을 듯합니다.
그나마의 사진들은 남겼으나 이는 오로지 비추천을 위한 의지를 담기 위해 남긴 사진들이라 하겠습니다.
매운 고추가 가득한 시큼한 국물로 우리가 흔히 아는 삶은 감자탕의 뼈를 덮은 맛. 맛의 깊이는 솔직히 전혀 느끼질 못했습니다. 기술했다시피 보급형, 관광지 인기를 위한 음식점의 느낌.
그 첫 시작은 지금과 달랐을 수도 있을까요?
술을 더 시키고자 하는 의욕마저 들지 않을 정도로 실망을 금치 못했으니. 거기에 붐비는 중국인들의 콜라보까지. (중국인들이 나쁘단 건 아니지만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로 과하긴 했습니다.) 연인과 함께 이곳은 적당히 올리기는 힘들겠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세계테마기행의 랭쌥을 맛있게 접했던 분에게도 귀여운 분노가 치밀어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끝은 해피엔딩이죠. 이것도 추억, 그래도 뭔들. ‘이런 것도 여행의 맛의 일부이지.’ 이래서 발품인가 봅니다. 안 가봤으면 알지 못했을 것들이니깐 말이죠.
조드페어에, 그리고 실망한 랭쌥으로 인해 칼을 갈았기에 그나마 마지막 날 저녁의 태국은 진정 원하던 야시장의 정취에서 음식과 맥주 한 잔을 즐길 수 있었네요.
며칠 전 만난 벗이 말해 준 호사다마. 이 집에 비하고 싶습니다. 그만큼 방문하는 이들에게 이곳을 찾을 시간엔 다른 곳을 찾으시라 권장하고 싶지만, 어찌 하겠습니까? 후회를 해야 좋은 일도 찾아오는 법이고, 또 누군가에겐 좋은 추억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니깐요. 그저 미리 참고하시라 일러두는 필자의 개인적인 조드페어 랭쌥의 뼈아픈 후기였습니다.
다음 날은 배가 정말 많이 아프고도 쓰렸습니다. 마음까지 쓰린 듯했습니다.
태국 방콕 조드페어 야시장의 ‘랭쌥 볼케이노 립스(Leng Zapp Volcano Ribs)’
- 영업시간 17:00 ~ 04:30
-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야시장 내 외부 공중화장실을 이용하면 된다.
- 본점을 기반으로 한 지점이 상당히 많다. 보이는 랭쌥집은 거의 다 이곳과 상호가 같았다. 조드페어 장악 중.
- 방콕 여행 중 가장 별로였던 기억.
- 감자탕 뼈에 시큼하고 매콤한 자극적인 소스를 끼얹은 뼈찜이라 하면 딱 맞겠다.
- 느끼기에 음식에서 태국스러운 요소는 없었다. 소소하면서 깊은 태국 음식과 다르게 깊이가 얕고 과한 느낌. 야시장의 매력 또한 별로였고 밀려드는 중국인들로 인해 더욱 별로였던 랭쌥.
- 인기를 타 야시장 내 지점과 메뉴들이 늘어난 듯싶은데, 맛보단 유행과 인기를 담은 듯한 즉석적인 맛. 맛의 깊이는 전혀 느끼질 못했다.
- 조드페어의 일정 자체를 도려내고 싶었는데, 덕분인지 마지막 날엔 제대로 된 태국 시장의 맛집을 방문할 수 있었다.
- 태국 방콕의 정취를 느끼고 싶은 이들에겐 간곡히 간언 하고 싶다. 조드페어는 일정에서 제외하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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