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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편

(광진구/군자동) 진정한 맛의 무한 루프, '영미오리탕'의 들깨오리탕과 미나리데침

고독한 먹기행 (51) - 광진구 군자동의 '영미오리탕'


미나리는 미나리대로 오리탕 국물의 국물은 국물대로 각자 노는데,

그래도 한 번씩 하이파이브하며 서로를 적시고, 적셔주는 극강의 조합.


부산에 돼지국밥이 있다면 광주에는 오리탕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란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비빔당면과 상추튀김과도 같은 대비일지 모르겠네요. 광주식 들깨오리탕, 평소 지역의 토속음식을 즐기는 필자에게 있어, 가장 염원했던 음식 중 하나인데요. 갈아낸 들깨가 들어간 부드럽고 녹진한 고운 빛깔의 음식을 광주 현지 아닌 서울에서 참지 못하고 만나보고야 말았네요.

 

쉰한 번째 먹기행의 이야기, 소개할 곳은 광진구 군자동, 군자역 인근에 위치한 '영미오리탕'입니다.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본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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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상에서는 유튜브의 영상으로 상당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집 중 하나죠. 도착한 가게의 앞인데요. 본래도 유명했던 곳이지만 찾는 사람이 더욱 많아진 탓에 웨이팅과 함께 제약이 있었습니다. 주차는 첫 번째 사진과 같이 가게 앞, 옆 공간 정도인데, 경차 정도만 들어갈 수준인 듯합니다. 때문에 유료 주차장을 안내 중이기도 하구요.

필자도 대기명부에 이름과 메뉴를 적고 기다리는데, 이거 역시나 음식이 무거운 탓인지 꽤나 오랜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그 와중에 꽤나 재미있는 걸 목격해 사진으로 찍어봤습니다. '밀어부러', '땡겨부러'. 광주 오리탕골목 본점의 음식뿐만 아니라 전라도 사투리도 삽푸듯 가지고 온 가게의 모습이더군요.

 

 

입장해 촬영한 메뉴판인데요. 익숙한 오리집들의 오리로스와 주물럭이지만 여기서는 대표 메뉴답게 오리탕이 제일 상위에 포진되어 있습니다. 대개 오리집들을 방문하면 사이드 격의 한방오리탕 정도가 구석에 위치해 있었으니, 이 또한 재미났던 필자입니다.

 

 

아무래도 대기명부에 음식을 미리 적어둔 덕인지, 입장 후엔 큰 기다림 없이 음식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오리탕의 들깨초장과 미나리네요. 필자의 경우 잘 아는 오리백숙 집에 방문할 때 비슷한 들깨 양념장을 항상 요청하는 편인데요. 때문에 더욱 마음에 들기도 합니다. 다만 이곳은 시큼한 초장베이스라는 점에서, 어떤 맛의 궁합을 발휘할지 궁금하더군요.

맛을 본 후 느낀 점이지만, 단언컨대 현재 들깨오리탕이란 메뉴의 입지를 다져준 데에는 개국공신이 따로 없을 두 친구들입니다. 느끼함 없이 쭈욱 갈 수 있는 도움도 주고, 정말 좋았어요.

 

 

김치 또한 맛있었습니다. 젓갈 향이 아주 물씬 나더군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김치 스타일입니다. 다만 간은 조금 센 편입니다.

 

 

고대하던 오리탕 한상이 그렇게 완성되었네요. 바로 저 걸쭉한 스프와도 같은 국물을 한 모금 해보았는데요.

 

 

아, 이거 기가 막힙니다. 정말 좋네요. 요새 팟 하는 맛집을 만난 적이 적었는데, 그런 부족함을 단숨에 해소시켜 줍니다. 아무래도 콩비지 비스무리한 색상으로 맛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맛이에요. 다만 기대보다 더욱 맛있다 느낀 필자입니다. 부담스럽지 않게 부드럽게 넘어가는 것이 좋네요.

 

 

좀 더 묘사를 해보자면 부드러운 수프라 해야 할지, 한국형 스튜라 해야 할지 참 오묘하기도 합니다. 다만 확실한 건 보통 이런 걸쭉한 국물엔 밥을 동반하지 않는 필자인데요. 바로 공깃밥을 하나 주문해 버렸습니다. 말아보고 싶다는, 적셔보고 싶다는 그런 생각이 불쑥 들더라구요.

 

결과는 역시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마무리로 계란을 푼 샤브샤브의 죽을 먹는 것 같기도 하고, 걸쭉함과 부드러움의 결정체입니다.

 

 

이 좋은 녀석을 왜 이제야 만난 것인지, 그간 저의 나태함과 우둔함을 스스로 질책까지 했네요. 역시나 들었던 것과 같이 국물에 데친 미나리와 초장의 조합은 무한 루프입니다. 미나리를 원 없이 투입해도 오리탕 국물의 맛은 위협하지 않는 점 또한 좋더군요. 미나리는 미나리대로, 오리탕 국물의 국물은 국물대로 각자 노는데, 그래도 한 번씩 하이파이브하며 적시고, 적셔주는 그런 조합. 극강입니다.

 

 

광주 사람들이 프라이드를 가질만한 맛이더군요. 그렇게 오리탕에 한참을 취했는데도 미나리가 꽤나 남아 육수를 추가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보통 육수를 추가하면 밍숭해진 맛으로 다시 시작하기 마련인데, 이곳은 남아있는 진한 잔여국물에 새로운 육수가 담긴 모양새라 맛은 배가되어 업그레이드가 되었습니다. 거기에 또 미나리를 적시고, 이거 진정한 맛의 무한 루프이자 반복되는 도돌이표의 리듬입니다.

 

 

그렇게 불태웠습니다. 더 이상의 설명은 구차할 뿐인 오리탕. 이 녀석 이제 분기마다 찾을 듯합니다.

 

 

지는 해로 골목이 예쁘게 물들어 사진을 한 장 찍어봤습니다. 뭔가 탐색의 요소가 많은 듯한 군자역의 먹자골목. 멀어서 자주 찾긴 어렵지만, '영미오리탕'과 같은 근사한 발견도 그렇고, 다시 또 찾아봐야겠습니다.

'영미오리탕'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광진구 군자동의 '영미오리탕'

- 영업시간 11:00 ~ 21:40 (브레이크타임 15:00 ~ 16:30, 라스트오더 20:40) /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 주차는 소량 가능하지만 불가하다 보는 게 마음 편하겠다. (사진과 같이 가게 앞, 옆 공간으로 위태롭게 경차들만 집어넣을 수준.)

- 때문에 가게에서 인근의 유료 주차장을 안내 중이다. (사진 참고.)

-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외부에 위치. (남녀 공용.)

- 광주 오리탕 골목의 유명 맛집, '영미오리탕'의 서울 분점이다.

- 때문에 본래도 유명했던 서울의 오리탕 맛집이었으나, SNS에 출연하며 보다 많은 손님들이 방문 중.

- 불가피하게 시간제한이 있는데, 입장 기준 1시간 30분.

- 기술했다시피 당연히 웨이팅이 있으며, 주말 기준 필자의 입장 대기 시간은 약 25분이었다. (대기 명부에 정보를 작성하면 전화를 걸어주시는 시스템.)

- 아무래도 금세 먹긴 힘든 헤비한 메뉴로, 정말 천천히 음식을 즐기고 싶은 이들이나, 먹는 속도가 느린 이들에겐 비추천.

- 들깨를 싫어하는 이들도 거부감 없이 먹을만하단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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