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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편/은평구

(은평구/갈현동) 오리탕에 필적할 흑염소 들깨탕 ‘전옥경 흑염소’

고독한 먹기행 (188) - 은평구 갈현동의 ‘전옥경 흑염소’


영미가 멀고 만나려는 이들도 많아 참 아득한 존재였는데

바로 옆에 전옥경이 있었구나!


 

접해보지 않은 새로운 음식을 개척해 나가는 순간이 참으로 좋습니다. 이런 새로운 음식군은 어느 여유로운 날에 맞춰 떠올라주면 딱인데, 당시엔 도통 생각이 나질 않았던 것 같습니다. 지방 여행이 아니라면 서울 도심의 음식은 제한적이다 보니 그렇게 같은 녀석들과의 만남을 반복하던 어느 날. 번뜩 떠올랐습니다.

키워드는 다름 아닌 흑염소입니다.

 

‘전옥경 흑염소’의 흑염소 들깨탕. 매우 진한 육수로 첫 한 모금에 기분 좋은 감탄을 내뱉었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다는 보양식이죠. ‘그래, 항상 녀석을 벼르고만 있었구나.’ 흑염소집들 특유의 구수한 외관으로 인해 마주하면 망설이게 되는 소재이기도 한데, 깔끔하고 규모 있게 운영되는 집인 것 같아 그런 첫발의 부담도 살짝 덜었습니다. 사전 조사의 리뷰 중 어느 분의 한 마디가 인상 깊었네요. ‘의정부에 약초원이 있다면 은평구엔 전옥경이 있다.‘

은평구 갈현동에 위치한 흑염소집, ’전옥경 흑염소’를 백여든여덟 번째 고독한 먹기행으로 찾아가 봤습니다.

 

 


※ 상세한 요약 정보는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아주 날씨가 쨍한 날, 몸보신과 흑염소라는 키워드 동시 섭렵을 위해 찾은 ‘잔옥경 흑염소’입니다.

간판이 매우 심플하네요. 아마 여사님이 아니실까 추정됩니다.

사전에 사진으로 간판을 보고 매우 큰 규모의 흑염소집이 있었구나 했는데, 막상 직접 찾아가 마주하니, 갈현동 안쪽 거리에 위치한 적당한 규모의 집이었습니다.

 

 

 

 

대략 이런 정도인데요. 꽤나 늦은 점심인데도 손님들이 삼삼오오 모여 식사를 하고 계셨습니다. 이어 식사 중에도 몇 팀들이 연이어 들어왔으니, ‘음. 이런 핸디캡이 있는 위치에서  쏠쏠한 접객이라니, 필시 무언가 있긴 있을 것이다.‘ 추측했네요.

 

 

 

 

두근두근 마음으로 메뉴판으로 시선을 이동했습니다.

수육, 무침에 전골까지. 언젠가는 정복할 키워드지만 첫 만남인 필자에겐 아직은 거나한 존재들이기에 탕으로 결정합니다. 오늘 흑염소와 메에 하고 하이파이브를 하는 순간, 이후에 더 큰 판을 깔아보잔 계획이죠.

 

흑염소 들깨탕 2인을 주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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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찬과 부재료들. 아, 역시 범상치 않네요. 정갈하기가 짝이 없는 여섯 그릇의 맵시. 찬 또한 허투루 만든 모양새가 아니었으니, 이거. 아깐 손님들의 방문으로 예상이었다면 이는 거의 확정입니다. 겉절이 한 입에 미소가 났습니다. 확정.

 

그리고 여기서 잠시, 저 생강의 존재를 주목해야 하는데요. 메뉴판 사진 하단의 글귀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흑염소와 곁들일 이곳만의 소스가 있으니 말입니다. (모든 흑염소집에서 공통으로 다루는 소스인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기본 참기름, 다대기장에 들깨와 겨자, 식초를 살짝 풀고 생강 곁들여 주면 됩니다. 그냥 좋았습니다. 고기 특유의 냄새를 잡기 위한 용도인진 몰라도, 이런 류의 양념장은 그냥 좋아라 합니다.

 

 

 

흑염소 들깨탕

 

그렇게 만반의 준비 중 등장한 흑염소 들깨탕입니다. 예상은 했으나 ‘영미오리탕’보단 말간 모양새에 살짝 당황했는데,  국물을 한 입 하니, ‘오오, 진하다. 좋은 기분을 끌어올려주는 진한 맛. 이젠 군자역까진 가지 않아도 되겠구나.’ 그에 버금가는 육수였습니다. 간이 없었으면 느끼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오히려 진한 간에 더욱 뜨기 좋았네요.

 

 

 

 

흑염소의 고기 맛을 기술하자면 이전의 걱정과는 달리 필자에겐 상당히 호였습니다. 다만 양고기를 접하지 못하는 이들에겐 높은 진입 장벽이 될 것도 같습니다. 양과는 유사한데 한 단계 높은 향이 느껴졌으니 말이죠. 더불어 먹으면 먹을수록 그 향이 속에서 쌓여 더욱 올라오는 듯한 느낌도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고기 육질은 살짝 질긴 편입니다. 허나 듣기론 흑염소 고기처럼 부드럽게 하기 어려운 고기가 또 없다는데, 그런 평들에 비하자면 이 집은 참 잘하는 집이 아닐까? 추정해 봅니다. 아마 만족스러운 육수 때문에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겠네요.

 

 

 

 

여하튼 간 이미 램 커리, 부르기뇽 등 뜨거운 스튜형의 양고기 요리를 자주 접한 필자에겐 익숙한 향수가 느껴졌다고나 할까요? 그 정도로 이 향이 익숙한 이들에겐 거부감이 없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오히려 좋아하라며 녀석의 진한 육수를 고기와 함께 즐겼으니 말입니다.

 

 

 

 

주문 시 솥밥도 함께 하는데요. 때문에 어린 시절 눌은밥이 생각날 정도로 풀 끓여진 누룽지 숭늉과 겉절이로 마무리했습니다.

 

 

 

 

그렇게 주말의 어느 날 전옥경 여사님과의 만남. 맑은 하늘의 간판 위로 흡족스러운 메에 소리가 살짝 울립니다.

다음은 수육, 전골로 마음속 사전 예약도 했네요. 은평구 갈현동에 위치한 ‘전옥경 흑염소’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은평구 갈현동의 ‘전옥경 흑염소’

- 영업시간 11:00 ~ 21:00 /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 주차는 가게 앞으로 1~2대 정도 가능해 보였으나 전용 주차장이 있진 않아 권장하진 않는다.

-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내부에 위치 (남녀 구분)

- 정갈한 기본 찬, 솥밥과 함께 전용 소스로 즐기는 흑염소집. 탕과 수육 전골이 가능하다.

- 바로 앞으로 ‘전옥경 닭곰탕’도 최근 오픈해 같이 운영하는 식당인 듯.

- 흑염소 특유의 향을 잡기 위해서인지 모르나 전반적으로 간은 강한 편이었다. 흑염소탕도 기본 찬도 말이다. 허나 필자에겐 진했던 정도로 마음에 들었던 요소다. 겉절이 김치가 참으로 밥 한 숟갈과 뜨기 맛났다.

- 근방으로 ‘영미오리탕’에 대적할 맛을 찾았다고나 할까? 광주식 들깨오리탕이 생각날 때 대체재로도 적합하단 생각. 다만, 영미 쪽은 부드러운 들깨 수프라면, 흑염소 들깨탕은 다소 투박하고 거친 죽의 느낌이 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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