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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편/은평구

(은평구/녹번동) 연탄불고기와 양념꼼장어 한 판에 녹을 버리는 ‘녹번꼼장어’

고독한 먹기행 (187) - 은평구 녹번동의 ‘녹번꼼장어’


녹번동 지명의 뜻까지 더하면 그대로 ‘녹을 버린 꼼장어’가 되는데,

필자와 구청 공무원들의 녹을 투척할 만한 곳이다.


 

당시의 휴일은 내내 어둑한 날씨였습니다. 집에 있는 내내 유독 꿉꿉한 기분을 느꼈고, 팔팔한 생기가 필요하다고 느껴 지도 앱을 켜 습관적으로 인근을 뒤지기 시작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일을 쉬고 있던 때이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아, 전부터 먼발치에서 보기만 했던 집 하나가 있는데 분위기가 맞겠다 싶어 방문해 보았지요. 겨울 퇴근길의 시간이면 옹기종기 붙은 사람들로 꽉 들어차는 은평구청 인근의 괜찮은 꼼장어집입니다.

 

 

FM 꼼장어집은 아닌데요. 이 뭐랄까, 좀 아기자기한 맛이 있습니다. 직접 외부의 연탄불로 꼼장어를 구워다 주시기에 바로 취식 가능하단 편의도 좀 있네요. 이따금 찾는 집인데, 소개는 굉장히 늦었습니다.

은평구청 인근으로 위치한 ‘녹번꼼장어’를 백여든일곱 번째 고독한 먹기행으로 소개해 보겠습니다.

 

 


※ 상세한 요약 정보는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도착하자마자 찍었던 ‘녹번꼼장어’의 모습입니다. 간판의 색 조합이 오묘하지 않나요? 1977년부터 이어져 왔다는 이곳은 상호에 ‘녹번’이란 녹번동의 지명이 붙어있는데요. 선점이라고도 할 수 있지요. 떡 하니 녹번을 붙였으니, 이 동네에서 꼼장어 장사로 발을 디디긴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여하튼 간 사진으로 보시는 것처럼 딱 저런 진한 분위기입니다. 금요일 저녁과도 어울리는 실내 포장마차형 꼼장어집 말이죠.

 

 

 

 

초저녁이었음에도 한바탕 손님들이 몰아친 흔적. 술이 빠질 수 없는 집이죠. 인원이 한 차례 빠진 후에도 순식간에 만석이 돼버립니다. 무엇보다 겨울에 이곳을 방문하며 느끼는 점이라면 굉장히 아늑하다는 점. (여름이 되면 천막은 걷기도 합니다.)

 

 

 

 

딱 2년 전의 메뉴판이라 구성은 같지만 당연히 가격은 지금과 다릅니다. 천 원 정도씩 더 붙이면 되겠습니다. 마침 어제 들렀다 왔는데, 메뉴판이라도 새로 찍어올 걸 그랬나? 생각이 드네요.

 

늘 그렇듯 필자의 개인적인 추천은 연탄불고기와 양념꼼장어. 여기서 부족하다면 세세리(닭목살 구이) 정도를 하나 정도 더 추가하곤 합니다. (계란찜과 주먹밥 라면을 항시 같이 시키기에 이 정도가 딱 좋더라구요.)

 

 

 

 

 

주문 후 쌈 채소 등은 기본 찬들은 크게 다르지 않은데요. 이곳만의 포인트라면 저 파무침 정도 되겠습니다. 대개 부추무침이 나오곤 하는데 비슷한 양념을 파에 버무렸습니다. 단순한 파무침이라기엔 뭐랄까 익숙하면서도 상큼한 사과 비슷한 과일향이 맴도는데요. 콕 집어내진 못했습니다. 꼼장어와 쌈에 곁들여도 매력적이고 그냥 먹어도 매력적입니다. 과일맛이 나는 상큼한 파김치.

 

저 콩나물국도 조금 재미있습니다. 오뎅탕 베이스라 그런지 달달한 맛이 나거든요. 오뎅탕을 시켜봐서 아는데 뭔가 같은 국물의 베이스로 끓여낸 듯한 콩나물국입니다.

 

 

 

 

 

연탄불고기와 양념꼼장어 (각 1인분)

 

자, 이제 연탄불에 구워져 호기롭게 등장한 양념꼼장어와 연탄불고기 등장입니다. 참으로 먹음직스럽고 맛깔나는 색상이죠. 중화를 위한 달콤한 소스도 함께하는데요. 이래서 이곳은 보통의 꼼장어집과 같은 격식의 FM 아닌 나름의 아기자기함이 가미된 듯한 보다 캐주얼한 이미지가 느껴진달까요? 옹기종기 조합의 맛이 있습니다. 주먹밥도 말아 판 위에 올려놓으면 딱 그런 생각이 듭니다.

 

 

 

 

방문 시마다 매번 훌륭한 편입니다. 특히나 금요일 저녁의 술안주로는 말이죠. 맵싹하면서도 달큰한 양념에 적절히 익혀진 양파의 식감도 좋은데, 양념은 개인적으론 더 매워도 좋을 것 같네요.

첫 방문 당시 가장 하이텐션으로 리듬을 끌어올려준 것이 바로 사진 속 연탄불고기였는데요. 당시 불향이 탁 치고 올라오는 맛에 놀랐는데, 시키지 않았으면 큰일 치를 뻔했습니다. 어제는 좀 약하긴 했지만 입 안이 매캐하다 느낄 정도의 강한 불맛. 식욕과 주욕을 상승시켜 주는 그런 불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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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이 없어도 아실 사이드 릴레이입니다. 방문했을 당시 수집했던 사진들인데요. 오뎅탕을 제외하면 방문 시마다 세트로 한 번에 주문하는 편입니다. 주먹밥을 말아 등장한 꼼장어와 양념불고기 판에 올려주면 이 글의 제목과도 같은 근사한 한 판이 완성되지요.

 

아마 오늘 저녁도 붐비지 않을까 싶네요. 요새 날이 워낙 추우니까 말이죠. 딱 그런 때, 동네에서 시내 저녁의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는 아늑한 꼼장어집, 좋아하고 고맙기도 합니다.

은은한 분위기에 지인들과 삼삼오오 모여 술안주 삼기 좋은 곳, ‘녹번꼼장어’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은평구 녹번동의 ‘녹번꼼장어’

- 영업시간 매일 16:00 ~ 익일 새벽 02:00 (라스트오더 01:00) 

- 주차는 불가하다. / 포장도 가능하다.

- 흔한 꼼장어집의 스테인리스 원형 테이블의 구조 / 화장실은 외부에 위치 (가보진 않아 모르겠다.)

- 추운 날 방문하기 좋은 은은한 실내 포차의 내부.

- 구울 필요가 없다. 조리되고 구워져서 완벌로 등장하는 꼼장어와 연탄불고기. 이후 약한 숯불로만 은은하게 데워 먹는다.

- 때문에 실내에 연기가 없고, 옷에 냄새가 많이 배지 않는 것이 장점.

- 불맛이 탁 치고 올라오는 연탄불고기와의 첫 만남은 참 일품이었다.

- 꼼장어와 다른 구이류를 1인분씩 섞어서도 주문 가능.

- 최근 글을 쓰려고 보니 점포를 확장 중인 것인가? 지도를 삽입하려 검색하니 같은 상호들이 확 늘어나 살짝 놀랐다. 이제 이 아지트 같은 곳을 본점이라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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