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150) - 이탈리아 로마의 ‘오르넬리(Ornelli) 블랙앵거스 스테이크하우스’
인생의 스테이크를 이태리에서 다 접한 기분이었습니다. 3년에 한 번 먹을까 말까 한 스테이크를 도시에서 한두 번씩은 꼭 주문했었으니 말입니다. 그때마다 남는 것은 포만감이요, 밀려드는 건 아쉬움이었는데요. 씹는 힘이 한국과는 다른 것인지 필자의 경우 그다지 부드러운 스테이크를 즐기진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식당은 그러던 여행 말미에 찾아온 가장 만족스러운 스테이크집이 되겠습니다.
마치 직원분들이 필자와 같은 한국인들을 잘 알고 있는 느낌도 받았는데, 때문에 이런 생각도 했네요.
한국 사람이라 이리 내어준 것은 아닐까? 그 정도로 핏기가 가득하고 부드러운 레어한 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었던 곳입니다. 한국인이 방문하면 좋을 법한(특히나 레어를 즐기는) 스테이크집.
로마 인근에서 만난 ‘오넬리 블랙앵거스 스테이크하우스’가 백쉰 번째 고독한 먹기행의 주인공입니다.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본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숙소 인근에 위치해 있어 낙점하게 된 집입니다.
야외 테이블도 이용이 가능한데요. 그리 자리가 넉넉해 보이진 않았고, 분위기가 그다지 좋아 보이지도 않아 실내로 입성한 필자입니다.
확실히 보다 나은 선택이었던 것 같네요. 조금 이른 시간에 찾아 조용하기도 했고, 당시까지 방문한 식당 중에선 제일 고급스러운 분위기였으니 말이죠.
QR코드를 통해 메뉴판을 확인하고 주문하면 되는데, 딱 알맞은 양의 스테이크를 찾지 못하자 담당 직원분이 손수 맞춤형 티본스테이크를 꺼내와 보여주시더군요. 이거면 알맞겠다 싶어 오케이 콜을 했고, 기분이 좋아 시금치, 버섯볶음과 추천 와인 등을 추가로 주문했습니다.
우연히 찾은 메뉴판 주소는 아래의 링크를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https://qr.finedinemenu.com/ornelli-black-angus-steakhouse/menu/633338100964cb00159d4d81
그렇게 완성된 로마 티본스테이크 한상입니다.
저 시금치볶음, 사진으로만 봐도 정겹지 않나요? 맛도 그러했습니다. 얼마 만의 정겨운 나물의 식감인가 하고 음미했습니다.
치즈가 추가된 건지 구수하고 풍부한 풍미가 더해졌는데요. 음, 이래서 태국에서 공심채를 그리 찾는 건가? 싶었습니다.
버섯 또한 마찬가지. 스폰티니에서 한 번 느꼈지만 이태리의 버섯은 우리가 생각하는 버섯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본격적으로 스테이크를 굽기 위한 종류별 칼도 고를 수가 있구요. 부족하다 싶음 구울 수 있는 달궈진 불판도 따로 나옵니다.
이렇게 나온 곳은 또 처음이었기에, 참 뭔가 한국스럽다고 느낀 필자였네요.
바로 시식했습니다. 등신 반, 안심 반의 티본스테이크. 좋아하는 안심부터 한 점 털어 넣어보는데, 음. 이거다. 내내 원했던 부드러운 스테이크. 여행 말미에 찾아왔습니다.
한국인 공략집을 알고 있는 것일까? 내내 조금은 텁텁하고 둔탁한 스테이크를 만난 필자였기에 그런 생각까지 했습니다.
등심 또한 부드러웠는데, 고기의 질보다도 그 구워진 정도가 필자에겐 안성맞춤이었던 것 같네요.
아마 이태리 여행 중 필자와 같이 느낀 이들이라면 마찬가지로 만족스럽게 즐기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다시 생각해 봐도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스테이크 스타일을 아는 것 같단 말이지. 담당 직원분의 회심의 미소가 자꾸 그런 생각을 들게 합니다.
여담으로 식사를 마치자 담당 직원분이 구글 리뷰 별점과 자신을 언급해 달라 찾아왔습니다.
이런 건 만국 공통인 것인가? 난생처음으로 필자도 별점 리뷰란 걸 남겨봤습니다. 앞으론 리뷰, 영수증 이벤트를 너무 부정적으로만 보지 말아야겠네요.
이태리 로마에서 만난 만족스러웠던 스테이크하우스 ‘오넬리’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이탈리아 로마의 ‘오르넬리 블랙앵거스 스테이크하우스’
- 영업시간 12:00 ~ 14:30, 18:00 ~ 22:30 / 월요일 휴무
- 테이블식 구조로 야외 테이블 이용도 가능 / 화장실은 내부에 위치 (가보진 않아 정확힌 모른다.)
- 비토리오 에마누엘레역 인근에 위치한 스테이크하우스로 어느 정도 가격과 분위기가 있는 레스토랑
- 메뉴판의 그램 수가 과하다 느꼈는데, 희망하는 그램 수의 맞춤형 티본스테이크를 보여주셔서 알맞게 주문이 가능했다.
- 그 외에 사이드격으로 버섯과 시금치볶음을 주문. (오래간만에 느끼는 익숙한 맛에 만족도는 굿이었다.)
- 한국인이 좋아할 굽기의 스테이크. 굽기가 부족할 경우 조금 더 구울 수 있도록 별도 달궈진 돌판까지 세팅된다.
- 등등의 점들로 인해 이태리에서 만난 스테이크집들 중에선 가장 만족스러웠다.
- 막바지에 담당한 직원분이 자신의 이름과 구글 리뷰 별점을 요청하신다. 조금 재미났는데, 세계 어딜 가나 똑같구나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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