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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이탈리아/나폴리) 매혹적인 악마와도 같은 마르게리타 피자, '피제리아 다 미켈레'

고독한 먹기행 (139) - 이탈리아 나폴리의 '란티카 피제리아 다 미켈레(L'Antica Pizzeria da Michele)'


미항(美港) 아닌 미약(媚藥)만 만나고 온 나폴리.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만큼 치명적이고 강렬했다.


풀어 내기 힘든 일들을 경험하고 글을 재개하기까지도 벌써 한 달이 훌쩍 지났습니다. 게다가 2주 반이라는 벅찬 휴가를 만끽하고 복귀하자마자 다치기도 해 더 길어졌네요. 아직 성친 않습니다마는 습하기 그지없는 이 조용한 저녁. 비장한 마음으로 시작해 보는 글은 바로 '고독한 해외 먹기행'입니다.

 

 

솔직히 서양 문물의 경험은 극히 적어 지식은 떨어지고, 또 언제 갈 일이 있겠냐마는 개인적인 생각의 복기. 그리고 누군가에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남겨둡니다. 지극히 초보 여행자이자 맛집 블로거가 느낀 그대로 전하는 해외 먹기행. 딱 그 정도로 참고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첫 번째 시작점으로 아주 강렬한 인상과 맛을 심어준 곳. 피자의 고장인 이태리, 그곳에서도 시작점이라 불리는 나폴리에서 만난 유명 피자가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피자 다 미켈레'를 고독한 해외 먹기행의 첫 개시로 만나보도록 하시죠.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본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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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한 '피자 다 미켈레'입니다. 무엇보다도 맛을 기술하기 앞서 설명드리고 싶은 점은 저녁 나폴리의 분위기였는데요. 뭐랄까, 필자가 직감하기론 심상치 않았습니다.무서웠습니다. 바로 역 근처에 숙소를 잡았음에도 긴장과 무언의 압박이 있었다고나 할까요? 피렌체의 밤과는 정반대되는 이곳의 분위기에 늦은 저녁, 잽싸게 피자만 포장하고 복귀하자 잰걸음으로 도착한 필자와 연인이었네요.

 

그렇게 도착하니 깜깜하고 음습할 것만 같은 도시에, 한 무더기의 지구촌 사람들이 밝은 조명 아래 턱 하니 모여 있었더라구요. 바로 이곳의 피자를 기다리는 사람들인데요. 참, 맛집은 어딜 가나 똑같네요.

 

 

 

이때부터 고대하던 나폴리는 아니었고, 그래. 주목적은 피자였으니 늦은 시각 1박의 경유지로 삼길 잘했다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네요. 밤이라 그런진 모르겠으나 치안의 측면에선 확실히 좋지 않은 듯하니 유의하시면 좋겠습니다. (심지어 좌측 11시의 건물은 통째로 정전 상태였는데, 그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주류를 즐기는 듯한 사람들로 인해 더욱 놀랐었습니다. 불이 들어오고 환호성이 터져 나왔는데, 바로 다시 정전이 되었습니다.)

 

뭐, 대기줄에 서있으니 이곳은 관광객이 많아 괜찮더라구요.

 

 

매번 생소했던 이태리의 메뉴판과 설명. 눈에 들어오는 단어라곤 마르게리타와 그라찌에였고, 언제나 열심히 찾은 것은 비라(맥주)였습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정보를 탐색했습니다. 아, 그랬네요. 번호표는 매장 내 식사를 위한 표고, 테이크아웃은 외부에서 줄을 서 순차적으로 주문하는 방식입니다.

무엇보다도 눈이 갔던 건 이곳의 물가는 더욱 저렴하구나 하는 점이었는데요. 식당임에도 페로니는 2.5유로였고, 그 유명하다는 나폴리의 피자 한 판 또한 1만 원을 넘지 않았습니다.

 

 

 

그나저나 약 7일 차의 이태리. 당연해지긴 했는데, 간판에서부터 오랜 역사의 스케일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1870년부터 시작된 이곳의 역사. Since 1950만 되어도 인정하는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그 깊이가 까마득합니다. 이곳 사람들은 백년가게라면 코웃음을 치지 않을까 싶네요. 음식점부터가 롬 워즈 낫 빌트 인 어 데이입니다.

 

 

 

그렇게 연신 대기를 했구요. 도시 특유의 생소한 긴장감 때문인지 시간은 더욱 안 가는 듯했습니다. (숙소에 빨리 들어가고 싶었기에) 더욱이 회전율은 극악입니다. 대기줄의 주문도 중간중간 컷트가 될뿐더러, 바로 주문한 사람의 피자가 나와야 다음 주문을 받는 듯했으니 말이죠.

한 판이라도 공들여 만들기 위함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렇게 겨우 1시간을 살짝 넘겨서야 직원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주문과 동시에 호칭을 전달해 주면 되는데요. 피자가 나오면 직원이 우렁차게 호명해 줍니다.

 

 

 

드디어 획득한 미켈레 아저씨의 피자. 한 손에 얹어진 피자 한 판에 얼마나 감격을 했는가 모르겠네요.

그리곤 올 때 보다 더 빠른 걸음으로 숙소까지 복귀했습니다.

 

 

 

도착해 숙소에서 펼친 녀석인데요. 아픈 듯 울고 있었네요. 그만큼 굉장히 늘어뜨린 도우의 모양새 때문인데, 이게 박스의 바닥 면을 넘어 뚜껑까지 침범할 정도입니다. 이 크기에 이 가격이라니! 게다가 이 찰진 철푸덕 피자의 모양새. 필자가 상상하던 주욱 늘어진 이태리 피자가 아닌가?

 

신기했습니다. 든 건 화려하지도, 가지각색의 것도 없는데 군침을 돌게 하는 이 모양새가 말입니다.

 

 

 

화덕 때문인지 군데군데 그슬린 부분도 목격해야 했는데요. 뭔가 필자가 느낀 나폴리의 밤거리와도 잘 어울립니다. 짓궂은 피자의 느낌. 흡사 여수의 '복춘식당'과도 같은 느낌도 들구요. 매혹적인 악마의 맛이 나는 것은 아닌지? 참 우리나라스럽지 않은 은, 상상만 하던 타국 본고장 피자의 모양새에 온갖 상상이 난무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한 입을 하는데, 음. 정말 맛있습니다.

특히나 호떡 같이도 쫀득한 도우가 그런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 같구요. 경험상 맛보았던 피자 중엔 제일이네요. 늦게 개봉했어도 제일.

도우가 빵에 가까웠던 밀라노의 '스폰티니' 피자보다 필자의 취향에 반죽 달라붙듯 착 감깁니다. 이런 거리낌 없는 도우 정말 처음이었네요.

 

 

 

그리고 지금은, 이 녀석을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음에 후회 중이고 말이죠.

뭐, 딱 요 정도의 촌스러운 감상이었습니다. 정말 기본 재료의 덕인지 어느 화려한 피자보다도 맛있었다는 점, 덧붙여 몸소 느낀 나폴리의 밤처럼 지극히 치명적인 맛이라 하고 싶습니다.

 

그 강렬한 인상은 스위스, 이탈리아를 통틀어 최고였기에 제일 먼저 소개해 봅니다.

고독한 해외 먹기행의 첫 주인공, 나폴리의 '피제리아 다 미켈레'에 관한 나름 짧고 강렬한 이야기였습니다. 

 


이탈리아 나폴리의 '란티카 피제리아 다 미켈레'

- 영업시간 10:30 ~ 23:00

  * (정확진 않으나) 테이크아웃은 22시 정도로 주문을 마감하는 듯하니 주의. 22시에 방문한 이들은 되걸음을 해야 했다.

  * 테이크아웃 정보는 본문의 사진 참고. 영업시간과는 다소 다르고 브레이크타임도 있는 듯하다.

- 필자의 경우 포장만으로 주문. (매장 내 취식도 가능하고 포장도 가능하다.)  / 화장실의 정보는 때문에 알 수 없었다.

- 웨이팅은 기본인 듯하다. 방문 시간 21시 기준. 약 1시간 5분가량 줄을 서 기다리고 나서야 피자를 받을 수 있었다. (외부의 줄은 테이크아웃 줄이며 식당은 번호표를 받고 별도로 입장하는 모양. 테이크아웃 보다 매장 식사가 월등히 빨라 보였다.)

- 상호의 뜻은 '미켈레의 오래된 피자가게'.

- 가히, 인생 최고의 피자라 말할 수 있는 피자. 상상 속 그대로의 이태리 피자였는데, 숙소에 도착해 먹은 것이 아쉬웠으나 그래도 맛있었다.

- 화덕 피자로 탄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 그래도 맛있다. 특히나 호떡 같은 쫀득한 식감의 도우로 왜 접어들 먹는지 알 것 같은 맛. 도우의 거부감이 없이 피자가 빨려 들어간다.

- 방문한 이태리의 주요 지역들 대비 물가도 굉장히 저렴했다.

- 다만 방문했던 곳들 중 가장 긴장감을 느낀 나폴리였으니, 오밤 중 방문한다면 주의하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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