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168) - 이탈리아 피렌체의 ‘르안티코 트리파이오’
피렌체에서 솔깃했던 소재 중 하나가 바로 곱창버거였습니다. 이태리에서 곱창이라니, 정말인가? 싶다가 기억이 나더군요. 백종원 씨의 방송 어느 이태리 편에서 비슷한 류의 음식을 접하는 모습이 말이죠. 이 흥미로운 소재를 간직해 뒀다가 피렌체 도심을 오가는 종종 어느 집이 좋을지 사전조사를 했습니다.
그러던 중 야간에 만나게 된 현지 가이드분의 강력 추천으로 피렌체의 여정 마지막 날 찾아가 봤는데요. 피렌체 도심의 푸드트럭 곱창버거집이었습니다.
푸드트럭이란 예상과는 다르게 그 인기와 입지가 상당한 것 같더군요. ‘르안티코 트리파이오(L’Antico Trippaio)’의 곱창버거를 백예순여덟 번째 고독한 먹기행으로 소개해 보겠습니다.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이젠 상당히 익숙해진 아름다운 피렌체의 골목. 그 골목을 거닐다가 도착한 ‘르안티코 트리파이오’입니다.
사진과 같이 푸드트럭 스타일의 매장으로 측면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소소하게 취식이 가능한데요.
주문을 해야겠는데, 너무 길어 엄두가 나질 않았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곱창버거인지도 모르겠고, 큰일이다 싶었는데요. 그렇게 주문하지 못하고 메뉴판만을 한참을 응시했다가 번역기를 돌리길 반복하자, 주인장으로 보이는 분이 바로 국적을 체크하셨습니다.
그러곤 그의 입에서 나온 유창한 한국어, ‘곱창’. 필자가 찾고 있는 버거가 이거라는 듯 집어주셨습니다.
아, 그렇구나. 한국인의 방문이 잦은 집이었습니다. 뭔가 그에 걸맞은 집처럼 굉장히 유쾌하고 호의적이더군요.
흔쾌히 조리 중인 과정의 고기와 내장도 보여주셨고 말이죠.
조리되는 방식을 보아하니 수육의 방식. 큼직한 솥에 팔팔 끓여 부드럽게 삶아낸 뒤에 녀석들을 잘게 다져 버거 안에 장착시켜 내주십니다.
람프레도토
(곱창버거)
바로 그 첫 번째 녀석. 이곳에서 가장 많이 찾는다는 곱창버거, 람프레도토. 바로 한 입을 해보았는데요, 음.
잘게 다져진 고기와 이따금 씹히는 내장의 맛. 부드러운 폴드 포크를 씹는 느낌이라 장조림버거 같기도 합니다. 그만큼 익숙한 맛이기도 하구요. 생각보다 소 위의 비중은 고기와 함께 들어가 그런지 그리 크게 느껴지진 않는 편. 곱창버거치곤 진입장벽이 굉장히 낮은 맛입니다.
트리파 알라 피오렌티나
(토마토 내장 수육 버거로 추정)
이 친구는 조금 장벽이 있는 편입니다. 트리파 알라 피오렌티나. 피렌체식 내장 수육, 토마토 내장수육. 이런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처음엔 이 녀석이 곱창버거인 줄 알았네요. 그 정도로 내장의 종류와 함량이 보다 높은 편입니다. 뭐 마찬가지로 녀석 또한 곱창버거인가 봅니다.
맛은 훨씬 기름지고 칼칼했는데요. 식감에서 소의 벌집양도 느껴졌던 것 같은데, 때문에 고기 씹히는 식감보단 칼칼한 국물과 함께 몽글몽글하게 씹히는 식감의 버거입니다. 약간의 호불호는 있을 듯합니다.
그렇게 뜨거운 피렌체의 오후에 마찬가지로 뜨거운 곱창버거를 클리어했습니다.
새로운 음식을 경험하고 만나본 건 좋았는데, 무더위에 곱창버거는 참으로 상극이구나란 생각도 했네요.
이탈리아 피렌체의 유명 곱창버거집, ‘르안티코 트리파이오’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이탈리아 피렌체의 ‘르안티코 트리파이오(L’Antico Trippaio)’
- 매일 09:00 ~ 21:30
- 푸드트럭을 활용한 바테이블의 구조 / 화장실은 모르겠다.
- 상호를 그대로 번역하니 오래된 소간을 파는 사람. 대충 그런 의미로 해석했다.
- 람프레도토(곱창버거, 샌드위치)로 피렌체에서는 가장 유명한 곳으로 추정.
- 한국인들의 방문도 상당한 듯하다.
- 필자의 경우 ‘람프레도토(lampredotto)’와 ‘트리파 알라 피오렌티나(trippa alla fiorentina)’를 주문.
- 두 가지 모두 내장버거인데 전자의 경우 내장 외에도 폴드 포크스런 고기 함량이 높아 식감이 조금 있다. 장조림버거를 먹는 듯한 느낌. 후자의 경우 칼칼한 소스가 가미된 붉은 스타일의 버거로 보다 기름지고, 내장 부위의 함량이 많았던 것 같았다. 검색해 보니 토마토 내장 수육으로 나온다.
- 곱창이란 소재지만 생각보다 한국스럽다기보단 이국적이다. 먹기엔 부드러웠는데 국물 함량이 많아 불편하기도.
- 맛은 무난했다. ‘트리파 알라 피오렌티나’는 얼큰한 느낌까지 받았는데, 이래서 해장으로도 내장버거를 즐기나 보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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