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157) - 이탈리아 피렌체의 ‘알안티코 비나이오’
생각해 보면 이탈리아는 도시 이동의 매 순간이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도시마다 각기 다른 독특한 분위기로 인해 항시 긴장감을 장착하고 있던 필자였는데요.
피렌체에 도착하자마자 이곳으로 향하는 중에도 잊지 못할 진한 에피소드를 경험해 버렸네요. 때문에 기억에 남는 샌드위치집이기도 하구요.
연인이 직접 고른 샌드위치 가게. 이미 웹상에서는 상당히 널리 알려진 집인가 봅니다. 본점 격인 듯한 Via dei Neri 점포의 구글 지도 리뷰 수만 봐도 4만 개 이상이었으니까요.
1989년에 시작해 이탈리아 치고는(?) 단기에 빠른 성장 및 유명세로 지점들을 내보이고 있는 집으로 추정됩니다.
파니니 샌드위치 가게, ‘알안티코 비나이오(All’Antico Vinaio)’를 이번 백쉰일곱 번째 고독한 먹기행으로 가볍게 만나보겠습니다.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본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아카데미아 미술관 바로 앞에 위치한 ‘알안티코 비나이오’ 분점의 모습니다.
저 좁은 입구를 기준으로 웨이팅 행렬이 펼쳐져 있었는데요. 한 15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습니다.
입장과 동시에 본인의 차례가 오면 희망하는 조합의 샌드위치를 주문하면 되는데요. 주문과 동시에 햄부터 썰어내는 공정부터 시작해 컨테이너 벨트 위의 작업처럼 직원들이 차례로 빵 속 재료를 담기 시작하지요. 그리고 가장 우측에서 결제를 하면 됩니다.
서브웨이와 비슷한 방식이라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마찬가지로 자신만의 조합을 주문할 수 있는 것도 같았습니다.
허나 당연히 원활한 의사소통으로 주문이 가능할 리 없었기에 시그니처 샌드위치 중 1종을 주문한 필자였습니다.
그나저나 샌드위치 가게 같지 않고 흡사 내부가 푸줏간을 연상시켰던 것도 같네요. 붐비는 인파로 인해 사진을 충분히 담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라 파볼로사(La Favolosa)
(스브리솔로나 살라미, 페코리노 치즈크림, 매운 가지 조합의 파니니 샌드위치)
그렇게 당시 피렌체의 첫 고독한 먹기행의 소재로 샌드위치 획득.
이름도 어려운 3종의 재료가 들어간, 이곳의 대표 인기 샌드위치 중 하나 파볼로사입니다. ‘스브리솔로나’라는 표현이 궁금해 찾아봤는데요. 부서지기 쉬운의 뜻을 가지고 있어 이런 종류의 살라미에 그 뜻을 붙여 쓰는 모양입니다. 다져지고 찢어진 살라미 정도로 받아들이면 될 듯싶네요.
한 입을 바로 해보았는데요. 음, 강하게 치고 오는 쿰쿰함. 간과 함께 노릿노릿한 치즈 풍미가 강하게 느껴지는 맛입니다. 상당히 만족스러워하는 연인과 다르게 필자의 취향과는 좀 통하지 않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피렌체 도착 전까지. 여행 내내 강렬한 간의 각종 살라미와 햄, 하몽을 만났었는데 연인과 다르게 여간 제겐 버거운 게 아니었으니 말이죠. 흡사 한국의 간과 이탈리아의 간은 아예 별개의 노선을 타고 있는가 싶을 정도로, 살짝 어색하고 강한 감이 느껴졌었습니다.
그래도 연인이 흡족해하니 그것으로 만족이고, 새로운 키워드들을 배워가는 맛도 있었던 집이라 하겠습니다.
푸줏간을 연상시키는 샌드위치 집, ‘알안티코 비나이오’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이탈리아 피렌체의 ‘알안티코 비나이오(All’Antico Vinaio)’ - 아카데미아 미술관 앞 분점
- 영업시간 매일 10:00 ~ 22:00
- 테이크아웃 파니니 샌드위치 가게로 피렌체에는 3개 정도의 본점과 분점을 운영 중
- 필자의 경우 숙소와 가깝기도 했고, 웨이팅 시간 절약을 위해 아카데미아 미술관 쪽의 분점을 방문했다. (Via Ricasoli)
- 흡사 푸줏간이 연상되는 샌드위치집. 이게 정육점인지 샌드위치 가게인지 무수한 고기들이 혼재된 풍경이 생소하면서도 재미있었다.
- 고른 1개의 샌드위치는 파볼로사라는 이 집의 시그니처 중 하나. 살라미, 가지, 치즈크림 등이 들어간 파니니 샌드위치다.
- 피렌체 여행을 앞두고 계신 분들껜 사전 홈페이지 방문을 통한 메뉴 분석을 추천.
- allanticovinaio.com 홈페이지에서도 사전 확인이 가능하다.
- 먹어본 감상으로 (연인은 매우 흡족스러워했으나) 필자의 경우 굉장히 짰다란 생각. 쿰쿰함에 강한 간까지 느껴져 기억에 크게 남는데, 짭짤함 그 이상의 강렬한 간이 느껴진 이탈리아. 어렵다, 어려워.
- ‘아카데미아 박물관’ 인근으로 골목이 굉장히 혼잡한데, 그림을 바닥에 깔아 두는 이들을 조심하면 좋겠다. (필자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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