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147) - 이탈리아 아말피의 ‘타베르나 델리 아포스톨리(Taverna degli Apostoli)’
아말피에서 라비올리를(이탈리아식 만두로 파스타의 일종) 공략하려다가 방문하게 된 레스토랑입니다. 아말피 성당 건물에 위치해 독특한 분위기에서 야외 테이블을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한데요. 여러 장단점이 존재했던 것 같습니다. 장점이라면 기술한 분위기와 함께 라비올리의 대신해 뇨끼를 만날 수 있었다는 점이고.
친절했던 서비스 또한 기억에 남네요. 허나 예약 없이 방문할 경우 현금 결제만 가능한 점은 또 함정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식사는 무난했기에 그저 분위기에 몸을 맡긴 필자였습니다. 다시 돌아온 고독한 먹기행 해외 편 백마흔일곱 번째 이야기로 아말피 중심에 위치한 레스토랑 ‘타베르나 델리 아포스톨리’를 가볍게 만나보도록 하시죠.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본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꿈과도 같았던 아말피의 마지막 저녁을 위해 찾았습니다. 여기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이탈리아 식당은 좁은 길과 독특한 위치 선정 탓에 찾기가 꽤나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이곳은 그리 어렵진 않았는데요. 보시는 것과 같이 아말피 두오모 성당 건물 벽면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었죠.
필자는 예약하지 않았기에 문의를 하자 현금이면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렇게 필자의 이름은 성스러운 성당 식당 명부에 기재되었습니다.
그리고 개시 시작 직전으로 식사 가능 여부를 문의하기 위한 손님들이 급격히 늘어났으니, 저와 같이 예약을 하지 않았다면 조금은 일찍이 찾아 체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후 개시와 함께 착석한 모습입니다. 바로 주문을 했는데요. 추천 와인과 양갈비 스테이크, 도미구이 그리고 라비올리를 대체할 법한 뇨끼로 골랐습니다.
아말피에서 마지막 식사기에 평소 대비 과감하게 구성을 좀 짰네요.
바로 멋진 이탈리안 가이가 나타나 추천 와인에 대해 아주 열정적이고도 로맨틱하게 소개해 줍니다. 전부 알아듣진 못했습니다. 시음 후 느낌이 확 통했기에 저 화이트 와인을 골랐는데요. 샴페인인가? 싶을 정도로 상큼한 향이 확 치고 들어와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래, 그러고 보니 이태리 식당에서 주문한 와인이라면 저 와인이 제일로 마음에 들었던 것 같네요.
자, 그리고 제일 먼저 등장한 건 뇨끼였습니다. 필자의 관심을 아주 충분히 사로잡았습니다. 흡사 떡볶이와도 같지 않나요? 처음이기에 맛을 알리 만무했으나 맛있겠다는 진한 느낌이 왔습니다. 향을 맡아보고 살짝 음미해 보는데 음. 어쨌든 파스타 족속의 녀석이자 감자수제비와도 흡사한 느낌. 홈메이드 뇨끼가 맞습니다.
그런 흥미로운 탐색전을 거치고 한입을 스윽 떠봤습니다. 부드럽고 새콤하고 조금은 예측되는 이태리의 맛. 음? 그런데 식감은 처음이네요. 떡이 되기 직전의 질척한 반죽의 느낌도 나는데, 정말 부드러운 감자 반죽이 입에서 사르르 퍼져나갑니다.
시작은 좋았습니다. 뇨끼는 이후 한국에서도 또 한 번 만나보자 했네요.
이제 메인들도 등장해 본격적인 식사 시작입니다. 과한 것 같으면서도 양이 많진 않아 적당하게 보이네요.
먼저 양갈비는 이태리에서 뜯게 될 줄 상상도 못 했습니다. 한 입 뜯는데, 음. 부드럽습니다. 아주 잘 구워진 양갈비. 허나 팟 하는 무언가가 통하진 않았으니, 한국에서도 여러 번 느껴본 맛이어서 그렇지 않았나 싶습니다. 생각보다 이때까진, 이태리의 스테이크가 부드럽진 않아 아쉬움에 선회한 양갈비인데, 그 또한 임팩트가 크진 않네요.
이번엔 아말피 레몬이 함께 하는 도미 스테이크.
생선 가시는 다 발라져 있다고 하는데, 이 녀석 또한 색다른 이태리를 도전하기 위해 공략해 본 녀석입니다. 유독 아말피에 해산물 요리가 많기도 했지만요.
한 점을 해보는데, 음. 녀석 또한 익숙한, 예측 가능한 맛입니다. 아주 담백한 고등어, 삼치 비슷한 기름과 맛이 느껴지는 맛. 개인적으로는 워낙 담백해 심심하기까지 한 기분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양갈비와 같이 구워진 정도는 참 훌륭합니다.
이거 뭔가 조금 더 깊숙하게 이태리를 느낄 수 있는 맛을 원했는데, 기억에 강하게 남는 건 사이드 격이었던 뇨끼 뿐.
그래도 분위기에 취하게 되는 아말피의 마지막 식사로는 근사했던 저녁이었습니다.
여담으로 식사의 막바지에 비둘기의 분비물에 제대로 공격을 당한 필자였습니다. 벽면에 위치한 테이블은 낙하물의 위험이 있더라구요. 비싼 옷 입고 방문하시게 된다면 꼭 주의하시길 당부하며, 글도 마무리해야겠습니다.
이래저래 장점도 단점도 혼재했지만 그럼에도 당연히 시간을 흘려보내기 싫은 저녁을 선사해 준 식당.
아말피 두오모 성당 인근의 ‘타베르나 델리 아포스톨리’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이탈리아 아말피의 ‘타베르나 델리 아포스톨리(Taverna degli Apostoli)’
- 영업시간 13:00 ~ 14:30, 19:00 ~ 22:30 / 수요일 휴무
- 실내 및 야외 테이블의 구조 (야외 테이블의 경우 전망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아말피의 작은 도심 속 한복판의 식사로 오묘하고도 고즈넉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 성당 벽면에 위치해 있어 묘한 분위기를 느끼게 되는데, 그런 위치 때문일까? 번역기를 돌리면 해석되는 이름은 ‘사도들의 선술집’이다.
- 필자의 경우 식사시간 전에 직접 찾아갔는데 예약하지 않고 방문할 경우 현금만 가능하다고 한다. (왜인지는 도통 모르겠다.)
- 식당 바로 아래 ATM 기기가 있음도 참고.
- 맛보다도 서비스와 분위기가 좋았던 집. 맛도 준수하지만 한국인들에겐 예측 가능한 맛들이다란 생각이다.
- 그나마 인상적인 음식이었다면 뇨끼. 생애 첫 뇨끼를 이태리에서 만난 셈인데, 이 집만의 뇨끼여서 그런지 풍문으로 접했던 녀석과는 다소 달랐다.
- 허나 맛있었다. 오히려 메인들보다도 녀석이 더 인상적이기도.
- 성당 벽면에 위치한 탓에 야외 착석 시 비둘기를 조심해야 한다. (실제로 식사 중 등에 한 방 맞은 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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