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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편

(종로구/종각역) 종로의 지략가, '서린낙지'의 낙지볶음과 베이컨소세지

고독한 먹기행 (10) - 종로구 종로1가의 '서린낙지'

두 가지 메뉴 해소를 한 번에 (낙지볶음, 부대볶음)

새로운 조합으로 또 한 번에


맵고 칼칼한 음식의 세계를 즐기는 이들이라면 빠질 수 없는 음식이 낙지볶음. 철판 낙지볶음을 좋아하는 필자인데, 오늘은 양념 진한 '반찬형 낙지볶음'을 소개해 보려 합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반찬형 낙지볶음'이라 칭하는데요. 이미 종로에서는 독특한 형태의 낙지볶음으로 유명한 집이죠.

 

서린동에서 기원해 현재는 건너편 종각역과 광화문역 인근에 위치한 집. 열 번째 먹기행입니다. '서린낙지'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보시죠.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본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먼저, 서린낙지의 낙지볶음부터 한 번 살펴보시죠. 대개 산낙지 철판의 경우 값이 비싼 만큼 국내산 산낙지를 쓰는 편이 많은데요. 역시나 완성된 조리형 낙지볶음인만큼 태국산 낙지를 쓰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철판 낙지냐, 머리는 달렸냐 등 궁금하실 수 있기에, 미리 참고들 하실 수 있게 첨부합니다.

 

 

지금부터는 가게 방문기입니다. 개인적으로 전 그렇습니다. 낙지볶음은 소주가 빠질 수 없더라구요.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해 광화문 인근 '르메이에르 빌딩'에 도착했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니 종로 빌딩숲의 식당답게, 꽤나 깊숙이 낙지처럼 숨어있더군요. 약도는 참고만 부탁드립니다.

 

 

17시, 브레이크 타임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도착했습니다. 다행히 그래서인지 웨이팅은 없습니다. 허나 자리를 잡고 얼마 지나지도 않아 사람들이 최면에 걸린 듯 릴레이로 속속 들어오더군요.

 

 

내부의 모습입니다. 꽤나 넓습니다. 개시 후 사람들이 들이닥칠 것이 뻔하다는 듯 모든 테이블에 세팅이 완료된 모습입니다. 당연히 찾을 메뉴를 준비해둔 것인데요. 

 

사진 속에 미리 차려진 콩나물 수북한 것이 서린낙지의 '베이커소세지'인데, 어차피 사람들이 시켜서인지 바로 끓이기만 하면 되는 상태로 세팅을 해두었더라구요. 재미납니다. 낙지볶음이야 조리형으로 금세 나오니 나름의 회전을 높이기 위해 준비해 둔 모양입니다. 준비성이 철저합니다.

 

 

메뉴판입니다.  낙지처럼 길게 뻗어있군요. 재빠르게 물가가 반영되는 종로. 슬프게도 소주는 이제 5천 원 이상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음, 메뉴는 단품으로만 보자면 가격은 다른 낙지볶음(2인) 대비 보통인 편인데요. 잘 봐야합니다. 조금 유심히 보니 영업 전략을 잘 짰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싸다고 하는 낙지볶음 집이 대개 2인을 시키면 저 가격인데요. 보통 그런 집들은 야채 듬뿍 섞인 낙지볶음이 나오기 마련이죠.

 

헌데 이곳의 낙지볶음은 낙지 위주로만 볶아진 구성입니다. 때문에 콩나물이 들어간 베이컨 소세지도 추가로 주문을 해야 모양새가 맞아떨어지는 것이죠. 종로의 유명 낙지집이니 이거 어중간하게 먹고 가긴 싫은데, 막상 시켜야 할 메뉴를 도합해 보자면 꽤나 가격이 있는 셈입니다. 낙지, 베이컨소세지 두 가지를 말이죠. 전략적입니다.

 

종로의 지략가 낙지볶음 같군요.

 

 

본격적으로 음식을 만나겠습니다. 얼마 되지도 않아 금세 등장했습니다. 앞서 기술한 대로 낙지 위주로 범벅이 된 볶음의 모양새입니다.

 

 

더해 기본 세팅이 되어있던 베이컨소세지. 녀석은 그냥 자동 주문이 되어버린 셈입니다. (이 조합이 괜찮다고 하니 무를 수가 없더라구요.) 콩나물, 양파, 소세지, 베이컨, 김치 감자 조금 등의 구성이군요.

 

낙지볶음에 부대볶음을 더한 격이라 조금 어색하긴 합니다.

 

 

완성된 한상 차림의 모습이구요. 추가용 콩나물무침, 동치미, 무짠지, 케첩과 겨자소스인데요. 밥은 시키지 않았습니다. 점심 배가 그렇게 많이 사라지진 않아서요.

 

 

들어와 내내 신기했던 케첩과 겨자소스. (머스터드는 아닙니다.) 소세지 때문이긴 한데, 낙지와 사이 좋게 앉아 있는 걸 보니 뭔가 이상하더라구요.

 

 

이제 본격적인 식사 시작입니다. 음, 막 떠오르는 대로 지껄이자면 아주 걸걸하게 맵싹한 맛입니다. 매운맛이 어느 정도 텀을 둔 후 뒤에서 탁 올라옵니다. 감춰진 매운맛이라 할 수 있겠군요.

저에겐 중간 정도의 맵기로 그리 맵진 않았는데, 매운 걸 못 드시는 분들은 어렵겠습니다.

 

식감은 굉장히 부드럽습니다. 이건 반대로 오징어, 낙지의 질긴 식감을 싫어하시는 분들께는 희소식이 될 수 있겠네요. 그대로 밥과 비벼도 좋을 법 한데요. '서린낙지'의 전략가스러운 모습은 여기서 또 엿볼 수가 있습니다.

 

 

전 베이컨소세지에 볶음 절반을 넣었습니다. 굉장히 이색적인 조합인데요. 아 이 녀석, 괜찮더군요. 안 그래도 매운 녀석이 화력을 기반으로 더 매워지는 것 같은 기분도 듭니다. (절대 중화의 역할은 되지 않고, 더욱 빠르게 맵싹해 집니다.)

 

김치, 콩나물이 한데 섞여서인지 그냥 부대볶음 같진 않아 낙지와 쿵짝을 잘 이뤄내는 것 같은데요. 전략가스럽다고 한 이유입니다. 호불호가 갈릴 낙지볶음과 베이컨소세지라는 조합을 섞었으니 말이죠. 그냥 낙지볶음이다 하면 좋아하는 사람만 먹을 텐데, 부대볶음스러운 것이 더해지니 더욱 많이들 젓가락을 섞을 수 있지 않을까요?

 

어찌 보면 음식 구성으로도 전략을 잘 짠 셈이더군요. (물론 이렇게 평하기엔 정말 오랜 내공을 지닌 메뉴이긴 합니다.)

 

 

그렇게 계속 낙지볶음 일부를 첨가해 가며 즐겼습니다. 전 다 붓진 않는 걸 추천드리고 싶네요. 볶음 원형 그대로도 안주 삼기 좋았어서 말이죠.

 

 

낙지와 햄의 조화라. 참, 소세지는 굉장히 특유의 짠맛이 강한 소세지입니다. (일반 소세지라면 안 어울렸을 것 같습니다.)

정말 오래 끓여 술 한잔하기에 좋은 집이네요.

 

 

방문 당시가 추운 작년의 겨울이었는데, 그런 날씨와 어울리는 메뉴입니다. 연말이면 습관처럼 광화문의 '교보문고'를 들리는데, 타이밍도 맞으면 겸해서 자주 들려야겠습니다.

 

오래간만에 사진으로 보는데 입에 침이 고이네요.

'서린낙지'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종로구 종로1가의 '서린낙지'

- 영업시간 11:30 ~ 22:00 (브레이크타임 15:00 ~ 17:00) / 매달 2, 4번째 일요일, 매달 1, 3번째 월요일 정기휴무

- 주차 가능 (종로 르메이에르 지하 주차장, 2시간 정도 지원)

- 테이블식 구조, 상당히 넓은 편이나 한창일 땐 웨이팅도 가능

- 화장실은 반 외부로 남녀 구분 건물 화장실

- 주력은 낙지볶음과 함께 조합해 먹는 베이컨소세지

- 기본 반찬은 셀프로 리필 가능

- 매운 편이나 맵기의 정도는 중간, 베이컨소세지로 인해 낙지볶음을 선호하지 않는 이들도 찾기 좋은 이점

- 낙지볶음은 조리형 낙지볶음 (국산 낙지의 탱글하고 신선한 맛을 찾는다면 비추천)

- 베이컨소세지는 칼칼한 부대볶음과도 흡사 (부대볶음이 당기는 이들도 어느 정도 해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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