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279) - 마포구 상암동의 ‘늘푸른목장 상암점’
뻔하지 않은 먹개론(槪論)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관찰형 아재
지갑만 얇아졌을 뿐. 광고성, 홍보성의 글은 일절 없습니다.
필자가 자주 찾던 상암동 회식 장소 특집.
현재 방송가 밀집 지역이 되기까지, 점포들과 건물이 늘어나는 과정을 몸소 목격한 곳이 상암동입니다. 직장 생활을 하며 거주도 동반하며 지냈기에 익숙한 제 2, 3의 고향과도 같은 곳이 상암동인데요. 당연히 힘듦도 짊어진 시기. 때문에 방문할 때마다 아련한 기억으로 찾는 곳이자, 당시 먹기행들의 흔적을 남기지 못해 아쉬운 곳이기도 합니다.
오늘 소개할 곳도 마찬가지. 단체 회식으로 큰 거사를 치른 뒤에 종종 찾던 곳인데요. 다시 찾았기에 소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빛깔만 봐도 설레이고, 회식 메뉴라 하면 그나마 예! 할 수 있는 소고기구이집.
알아보니 잠실의 본점을 기반으로 한 분점이더군요. 금액 대비 양이 적어 꽤나 부담스러울 수는 있지만, 퀄리티 있는 갈빗살을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상암동에 위치한 ‘늘푸른목장’을 추억해 보겠습니다. 이백일흔아홉 번째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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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간만에 연고 없는 낮 시간에 방문해 봤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때도 필자의 신분은 백수. 어떡하다 보니 당시의 글들을 연이어 올리게 되었는데, 백수 특집인 것도 같네요.
무더운 어느 때였는데, 그런 날씨임에도 화로로 인해 냉방이 상당했던 집이었기에 거부감없이 입장했습니다.
주력 메뉴는 경주갈비살. 가만 생각해 보니 경주에서의 갈비라, ‘퇴근길숯불갈비’가 떠오르네요. 당시 퇴근길숯불갈비와 비교해 보더라도 같은 중량, 비슷한 가격이지만 맛은 이곳이 훨씬 월등했단 생각입니다.
들어왔습니다. 자리만 된다면 단체 수용도 가능한 내부. 역시 상암 MBC 인근답게 유명 인사들의 사인도 꽤나 한 가득입니다. 늦저녁에 방문하던 당시, 주방 쪽에서 소갈비를 정육 하시는 모습도 직접 볼 수가 있으니, 가벼운 눈 요깃거리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메뉴판. 역시 이곳도 물가 인상에 따라 가격이 꽤 상승했네요. 100그람 기준 2만 원이니, 넉넉히
내 배부르게 즐길 가성비집은 절대 아닙니다. 인근 직장인이라면 법인카드가 풀리는 날에 잘 유용하시길! 이는 사전에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갈비살 2인을 주문했습니다.
음식으로 넘어가서 기본 찬 중 하나를 짚고 넘어가 보겠습니다.
기본 제공되는 소고기 미역국인데요. 이 녀석은 꽤나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있었거든요.
늦은 저녁으로 전시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에 주로 찾던 이곳인데요. 그렇게 찾은 순간 저 미역국을 어찌 그렇게 맛있게 즐겼는지 모르겠습니다. 소고깃집답게 정육 중 국거리 부위를 활용해 푹 끓여 낸 소고기 미역국. 다만, 오래간만에 대낮에 찾은 이날은 타이밍 맞추긴 실패.
이전엔 국거리라도 고기가 맛이 좋았는데, 이날은 꽤나 팍팍합니다. 이른 낮 시간의 방문이었으니 아마 전날의 것을 푹 끓여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네요.
경주갈비살
그리고 도착한 경주갈비살 2인분. 양념 적신 고기들이 등장했습니다. 사진으로 봐도 보이지만 지방층이 낀 부분은 살살 녹는 부분입니다. 몇 점 되진 않으니 구울 때 잘 배분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소고기는 소량씩. 조심조심 심혈을 기울여줘야죠.
양념이 배어 있기도 하고, 근막이라 해야 할지 질긴 부분도 있어, 일반적인 소고기보단 살짝 더 구워주시는 것이 알맞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본격적인 식사 시작입니다.
뭐랄까, 솔직히 과거 한창 방문하던 시기의 맛보단 떨어지는 느낌이긴 하네요. 힘든 하루를 보낸 후에 끼니라 그런지, 회전이 되는 저녁 시간이 그런진 몰라도 당시만큼의 감동을 살짝 덜했습니다. 그렇다 해도 맛은 꽤 좋은 편입니다.
한우된장찌개
추가로 주문한 한우된장찌개입니다. 아, 이것도 참 좋아했던 메뉴였는데. 여기서도 연거푸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옅은 감의 국물. 과거 기억 대비 진한 감이 덜해 섭섭하네요. 먹기행이 이렇습니다. 타이밍. 방문의 시기나 당시의 기분, 분위기 및 가게의 환경에 따라 느꼈던 맛이 천차만별로 달라지니. 미식의 절댓값을 정의 내리는 것은 정말 어렵단 생각입니다.
여하튼 그나마 이 된장찌개는 막 끓여진 덕일지 들어간 고기가 부드러웠네요. 이 정도는 건질 수 있었다 하겠습니다.
유독 주말이면 한산한 상암동의 먹자골목. 예전만큼은 아닌 평범한 정도였지만, 그래도 그 시절의 기억과 맛은 새록새록했습니다. 가만 생각해 보면 회전도 그렇고, 분위기도 그렇고. 회식으로 들끓는 평일 저녁이 참 방문하기 좋을 때가 아닐까 싶네요.
그리고 그런 생각도 했습니다.
내게 있어 맛집이란 건 항상 과거형이구나. 당시의 온갖 상황들이 맞아떨어져 맛있게 즐겼던 곳들이 강렬하게 남아있으니 말이죠. 이젠 그때와 처지가 다르니, 따지고 보면 절대 만날 수 없는 그 시절의 집이기도. 그래서 매번 재방문은 그때만 못하나 싶기도 합니다. 고독한 미식가의 고로가 매번 새 집을 찾는 것도 그런 게 아닐까 싶네요.
늘푸른목장 상암점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마포구 상암동의 ‘늘푸른목장 상암점’
- 영업시간 평일 11:30 ~ 23:00, 주말 13:00 ~ 22:00
- 주차는 바로 앞 PARKM 주차타워 이용권을 지원 (2시간 무료)
- 테이블식 구조 (단체석으로도 이용 가능)
- 화장실은 외부에 위치 (남녀 구분)
- 양으로만 봤을 때 가성비집은 아니나 꽤나 퀄리티 있는 갈빗살.
- 더해 기본으로 나오는 소고기 미역국이 참 맛있었는데, 이는 좀 복불복인 듯하다.
- 메뉴는 양념이 된 한우갈빗살과 육회 및 된장찌개 정도로 가짓수는 적은 편.
- 가끔 매장에서 직접 한우를 정육 하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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