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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편

(은평구/불광동) 떡볶이 명인 1호의 가래떡 떡볶이, '떡산'

고독한 먹기행 (96) - 은평구 불광동의 '떡산'


 

필자가 기억하는 인생의 첫 떡볶이가 무엇이냐 하면, 바로 가래떡 떡볶이입니다. 지역의 특징일지는 모르겠는데요. 어린 시절 대전의 집 인근으로나 학교 가는 길 주변으로나 위치한 노점들은 모두 가래떡 떡볶이였죠. 심지어 집에서 어머니가 떡볶이를 해주실 때도 밀떡이나 작은 쌀떡 아닌, 가래떡 떡볶이였구요.

때문에 서울로 상경하고 나서 의아했던 점. 왜 서울은 얇은 떡의 국물 떡볶이가 주를 이루는가? 였습니다.

 

 

뭐 그나마 최근엔 정갈하게 담긴 가래떡 떡볶이를 판매하는 프랜차이즈가 늘어났으나, 흠. 그 시절의 범벅진 그 맛은 아니더군요. 1인분 아닌 떡 하나의 개수로 금액을 셈하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새김할 수 있는 그런 노점형 분식점은 이제 세월의 역사에 그대로 묻혀버린 듯합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찾게 된 집입니다. 그 시절과 같은 도로변의 노점은 아니고, 시장에 위치한 점포인데요. 그래도 그 시절과 유사한 감을 주더군요. 은평구로 거주지를 옮기면서 자주 맞닥뜨리긴 했으나 지나치기만 했던 집인데, 문뜩 떡볶이가 생각이 나 직접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과연, 이곳의 가래떡 떡볶이는 그 시절의 맛을 재현해 줄 것인지.

앞선 추억들을 기술하다 보니 이제야 업체명을 소개합니다. 아흔여섯 번째 먹기행의 주인공, '떡볶이 명인 1호'라는 타이틀도 갖고 있는 집. 은평구 연서시장에 위치한 '떡산'입니다.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본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도착한 떡산의 모습입니다. 아무래도 시장 한켠에 작게 자리 잡은 분식집이다 보니 촬영거리가 많진 않네요. 비좁은 공간에서 겨우 서서 떡볶이 한 그릇 가능한 공간 정도로, 나머진 포장을 위해 줄을 서있곤 합니다. 그래도 이곳에 자리 잡은 지가 햇수로 2년인데, 이제 방문하다니 조금 미안한 감정도 드는군요.

 

 

 

협력 업체인지 모르겠으나, '부산미도어묵'의 간판도 달고 있는 '떡산'이었는데요. 좁은 매장 곳곳에서 부산 어묵을 열심히 설파 중이더군요.

그렇습니다. 사진에서도 확인할 수도 있는데, 부산 출신인 할머니도 그렇고 부산에서 기원한 떡볶이라고 합니다. 음, 부산도 가래떡 떡볶이가 주를 이루나? 하긴 떡오뎅만 봐도 오뎅에 가래떡 몇 개씩은 꼭 들어가 있는 부산이니 그럴 법도 하네요.

그나저나 거창한 표현과는 다르게 막상 가보면 실망했던 기억이 많았던 곳이 부산인데, 과연 이곳은 어떠할런지.

 

 

 

냉큼 그 맛을 보고자 1인분과 김말이 두 개를 주문했습니다. 김말이는 싹둑싹둑 썰어주셨는데요. 그렇게 가게 한 켠에서 즉시 시식.

한 입을 먹어보는데, 음. 무난합니다. 달달한 맛이 진한 편인 투박한 스타일의 떡볶이. 그래도 좋았던 건 가래떡 표면에 양념이 스민 떡볶이를 끊어먹던 그 시절의 향수. 얼마만인가? 했네요. 그 시절의 맛은 아니지만 그런 감정을 조금 느낀 필자입니다.

과거 대전의 '매력'이라는 오래된 화장품 집의 간판을 그대로 달고 공간만 활용해 장사 중이던 필자의 인생 떡볶이집, '황금분식'. 그때의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음식으로 돌아와 재미났던 점은 경남권 사투리를 구사하시는 독특한 할머니의 바로 먹으면 뜨거워 죽을 수도 있다는 엄포. 엄포와 달리 그리 맵지도 뜨겁지도 않아 씨익했네요.

튀김은 튀김옷의 비중이 많아 아쉽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무난무난했던 떡볶이집이란 생각입니다.

 

맛에서 강렬한 임팩트를 느끼진 못했지만 그 시절의 작은 향수 건진 정도면 됐습니다. 아, 유별나게 오뎅 국물은 참 맵싹하니 맛있었던 것도 보태구요.은평구 연신내, 연서시장에 위치한 '대한민국 떡볶이 명인 1호', '떡산'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은평구 불광동의 '떡산'

- 영업시간 11:00 ~ 20:30 /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 주차는 불가하다. (인근 유료 주차장 이용을 권장하나 워낙 차가 막히고 복잡한 연신내다 보니 그리 추천하진 않는다.)

- 매장 내 취식은 불가. 서서 먹을 수 있지만 공간이 협소해 2팀 정도만 먹을 수 있는 정도다.

- 연서시장에 위치해 있는 전형적인 시장형 떡볶이집.

- 큼직한 범벅형 가래떡 떡볶이. 소스에서 까끌까끌한 식감이 느껴지는데, 투박하면서도 달고 느끼한 특유의 진한 맛이 강하다. (그리 맵진 않았다.)

- 1열로 줄을 서면 한 명씩 주문 후 주문한 음식을 공수해 가는 방식. 포장이 많은 듯하더라.

- 꼬불이오뎅과 튀김도 맛볼 수가 있는데, 김말이 튀김은 튀김옷이 굉장히 두꺼운 편.

- 옆 동네, '갈현동할머니떡볶이'의 국물떡볶이와 결을 다르지만 승부를 시켜보자면 아쉽게도 갈현동의 완승.

- 인근 주민들은 이따금씩 찾긴 좋겠으나, 멀리서 올 정도냐? 하면 호불호가 조금 발생할 수도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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