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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편/경남 통영시

(경남/통영시) 여행 끝자락에서 만난 할머니의 따스운 손맛, '옛날밥집'의 정식과 김치찌개

고독한 먹기행 (68) - 경남 통영시 봉평동의 '옛날밥집'


애니메이션 속의 아름다운 풍경마냥 그렇게, 

봉수골을 배경 삼아 동화 속 한 장면처럼 행복하시기를!


인생에서 큰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 뒤 방문한 경남 통영. 아름답고 깔끔한 동네의 풍경만큼이나 인상 깊은 맛집의 발견은 적었던 곳이 유독 통영이기도 한데요. (인연이 따르지 않았다 하겠습니다.)

너무 통영을 대표하는 토속 음식만을 추구했기 때문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여행의 막바지 중 눈길을 끌었던 집이 있었으니. 정말 어디에나 있을 향토 아닌 평범한 정식과 김치찌개에서 소박한 발견을 한 필자인데요. 확실히 이 집은 지역 주민들만 찾는 듯한, 로컬의 맛집은 분명한 듯하더군요.

 

어떤 의미로는 우짜와 꿀빵, 충무김밥, 복국보다도 진정한 로컬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즉, 현지인이 편하게 찾는 그런 소박한 집. 귀여운(?) 모습과 말투의 연로한 사장님 내외가 운영하시는 집이기도 한데요. 예순일곱 번째 먹기행으로 소개할 곳은 통영시 봉평동에 위치한 '옛날밥집'입니다.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본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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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사진은 '옛날밥집'을 향해 걸어가는 길입니다. 동네가 참 아름다워 첨부해 봤습니다. '달아공원'에서 조금 웅장한 풍경을 봤다면 산 하나 넘으니 소박한 동네 정취가 필자를 맞이해 주더군요. 시간제한 없이 1,000원이라는 굉장히 넉넉하고 기분 좋은 주차를 마친 뒤, 식당으로 향한 필자입니다.

 

 

잘은 모르지만 이곳 동네는 '봉수골'이라는 꽤나 유명한 마을이더군요. 걷는 풍경 내내 아기자기하면서도 소박한 집들이 더러 보여 아름다운 도로변을 걷는 재미까지 있었으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내부입니다. 이거뭐라 해야 할까요? 먹먹한 기분도 조금 들었는데, 어린 시절의 향수가 살짝 관통하더군요. 식당이라기엔 비좁은 내부. 바로 층이 조금 높은 방과 연결된 구조. 흡사 옛 상회의 느낌도 나는 식당입니다. (제가 살았던 작은 가게가 생각났었습니다.)

또한 인상 깊었던 건 김치를 담그고 계셨던 할머니 사장님입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 모두 만화 캐릭터 같다고 느낀 필자인데, 음. 실례될 수도 있겠으나 마치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인물들처럼, 굉장히 귀여운 말투와 외모의 내외분이셨습니다.

 

아, 이거 아름다운 봉수골 동네 정취를 배경으로 하니 딱 떨어집니다. 애니메이션의 한 컷이 순식간에 완성되었습니다.

 

 

음식을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훈훈합니다. 메뉴판으로 시선을 옮기겠습니다. 마지막 통영에서의 한 끼는 도전적이지 않은, 조금 편안한 한 끼였으면 하는 바람. 때문에 이 집을 선택하게 되었는데요. 예정해 두었던 김치찌개와 정식 1개를 주문한 필자입니다.

 

 

음? 꽤나 놀랐습니다. 11찬이라니. 그럼에도 부담 없었던 건 익숙한 찬들 때문이겠죠. 편안한 백반집. 참으로 옳은 선택이었습니다. 하나씩 맛을 보는데 할머니만의, 이 집만의 손맛도 느껴지더군요. 유일한 아쉬움이라면 아, 이거 더 큰 공복에 방문했어야 하는데라는 생각.

 

이건 정확진 않은데요. 평소 9찬 정도로 나오는 것 같았으나 뭔가 할머니께서 타지에서 온 손님임을 직감하고 고사리+도라지나물, 파김치는 특별 제공찬(?)으로 내주신 것도 같습니다. (조금 늦게 나왔거든요.)

 

 

이번엔 김치찌개입니다. 음, 이건 흔히 아는 김치찌개의 맛보단 두루치기의 맛이 살짝 나는 듯한 김치찌개. 매우 극상은 아니어도 흡족했습니다. 여행 중 생소한 녀석들도 자주 접한 탓인지 참 편안하기도 했구요.

 

 

이 녀석은 중반부에 등장한 들깨시락국. 아,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통영의 어느 시락국집은 일정상 포기했어야 하는데, 여기서 만나게 되다니. 맛보시라며 내어주신 것을 보아 역시 할머니의 인심이 더해진 것이겠지요? 감자도 들어가 있는데 더욱더 속을 편하게 해주니 좋습니다. 정말 좋더군요.

 

전반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것은 나물 찬들. 괜히 따로 내어주신 것이 아니었어요. 그래, 이런 곳이 로컬 맛집이지. 너무 욕심을 부렸나 봅니다. 여행 중 익숙하고 편안함을 느끼게 해준 한 끼로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선택이었습니다. 근래 백반집 중에선 뭐, 제일 좋았네요.

 

행여나 사장님 내외가 연로하셔서 사람이 몰리진 않아야 할 텐데.

삼척~거제~통영에 걸친 여행의 끝자락에서 여러모로 위로받은 백반집. 애니메이션, 동화 같기도 했던 '옛날밥집'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경남 통영시 봉평동의 '옛날밥집'

- 영업시간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별도 사전 문의가 필요.)

- 주차 가능 (가게 전용 주차장은 아니지만, 도보 3분 거리로 상당히 넓은 공터의 유료 주차장이 위치. 선결제로 요금은 무려 1,000원으로 시간제한도 없다 하시더라.)

- 외부 테이블식과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방 안의 테이블식 구조 (총 5테이블 정도 되었던 것으로 기억.)

- 봉평동의 봉수골이라는 꽤나 아름답고 소소한 풍경의 동네 도로변에 위치

- 찌개, 국수, 정식 등을 다루는 전형적인 백반집으로 모든 찬에서 집밥의 향기가 물씬 난다.

- 가격 대비 상당한 가성비집. 2인 기준 찌개와 정식 하나씩을 주문한 필자인데, 무려 11찬. 들깨시락국은 보너스였다.

- 연로한 사장님 내외가 소소하게 운영하는 동네 식당으로, 이런 집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

- 구) '함양집'의 상호였던 것으로 추정.

- 통영에서 지역 특색이 담긴 음식만을 찾다가 물린 이들에게 추천, 그런 의미에서 편안한 한 끼로는 정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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