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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편/경남 통영시

(경남/통영시) 꼼지락 꼼 아닌 곰장어두루치기 이야기, ‘한려곰장어’

고독한 먹기행 (182) - 경남 통영시 정량동의 ‘한려곰장어’


 

흔히 꼼장어, 먹장어로 불리는 곰장어, 부산 또는 기장 인근을 방문한다면 거쳐야 할 관문 중 하나이기도 한데요. 마침 통영 여행 중 숙소 인근으로 곰장어와 쥐고기(쥐치) 매운탕으로 유명한 집이 있다 하여 방문해 봤습니다. 메뉴가 조금 특이하기도 해 크게 끌렸었거든요.

선택한 메뉴는 꼼지락 꼼장어 구이도, 볶음도 아닌 곰장어두루치기. 당시 태안에서 만난 ‘안흥식당’의 아나고두루치기도 팟하고 떠올랐습니다. 그런 독특한 요리일까? 하며 가게로 향했던 것 같습니다.

 

 

은근히 ‘백년가게’ 타이틀이 많아 놀랐던 통영이었는데, 이 집 역시 백년가게 중 하나입니다. 백년가게에 독특한 메뉴라니 이거 그냥 넘어갈 수가 없다 해서 방문한 곰장어집. 통영시 정량동에 위치한 ‘한려곰장어’가 이번 백여든두 번째 고독한 먹기행의 주인공입니다.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이른 초저녁에 도착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동네 자체가 참으로 한산했네요. (물론 늦저녁엔 바닷 동네 특유의 불빛들이 즐비하긴 했지만)

간판을 보니 어디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이곳만의 폰트였는데요. 획들이 꼼장어처럼 보이는 것도 같았습니다.

 

 

 

 

내부 역시나 한적했습니다. 이거 전세 내고 쓰는 기분도 들 정도인데, 가끔 평일 여행은 이게 좀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넓은 식당에서 떡 하니 딱 한 테이블 차지하고 있는 것이요.

 

 

 

 

여하튼 간 들어와 살피니 멀리 수조엔 갖가지 작은 생선들이 헤엄을 치고 있었습니다. 뭐가 저리도 많이 들었나 하고 메뉴판을 보는 순간 압도 당했습니다.

 

 

 

 

이야, 이거. 당최 처음 듣는 표현들 뿐. 설레기 시작합니다.

지방 여행이라면 현지의 메뉴판은 분석해야 할 과제 중 하나인데요. 열심히 살피고 하나씩 검색해 봅니다. 시간 내셔서 글을 탐독 중이시니 바로 설명을 드리자면, 쥐고기(쥐치), 삼뱅이(쏨뱅이), 탱수(삼숙이, 이 또한 강원도의 방원으로 삼세기), 쑤기미(미역치)까지. 이렇습니다. 아 이거 표현만 생소하다 뿐이지 미역치를 제외하면 얼추 아는 녀석들이긴 하네요.

바다 인근은 참 이런 게 좋습니다. 메뉴판에도 음식 이상의 무언가가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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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 후 유명하다는 쥐치 매운탕과 곰장어두루치기 사이에서 저울질 한 필자인데요. 음, 저녁을 앞둔 시각이기도 해 두루치기로 우선 시작을 해보고 매운탕 추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아, 다행이다. 수조 속 작은 생선과 잡어들을 보니 꼼장어만 만나는 게 영 마음이 싱숭생숭했는데, 볼락조림이 대표로 인사를 나왔습니다. 작지만 먹는 재미가 있지요. 쌩큐!

 

 

 

 

 

찬은 대략 요런 정도인데, 이야. 곰장어두루치기는 쌈으로도 즐기는가 봅니다. 게다가 호래기(꼴두기)젓갈도 보이고 가사리 비슷한 무침이 정말 좋아 주인장께 여쭈었네요.

 

 

 

 

 

‘바다고추’라고 하십니다. 음?! 처음 들어보는 말이었습니다. 현재도 녀석의 이름은 뭔지 모르겠네요. 질기지 않고, 씹을 때마다 톡톡 터지는 식감이 참 마음에 들었던 것 같습니다.

 

 

 

곰장어두루치기

 

그리고 대망의 곰장어두루치기도 등장했습니다. 아, 이런 식인가? 해운대에도 이런 류의 곰장어 집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곳보단 국물이 훨씬 더 많은 느낌입니다. 그래, 이 정도라면 좀 두루치기라곤 할만하지. 국물만 바로 슥 음미를 해본 필자인데요. 음, 독특합니다. 양념이 쿰쿰하기도 시큼하기도 하면서도 칼칼한 맛. 나름 비기가 있는 것이니 확실히 일반적인 양념의 맛은 아니었습니다. 소주 궁합으론 좋네요.

 

더불어 이곳의 꼼장어는 살짝 강렬할 수 있는데, 껍질 째 그대로 나온다는 점이 그러합니다. 그래서인지 뭐랄까, 향도 더  강하고 자연의 맛이 더욱 강한 느낌입니다. 아귀 껍질 등과 같은 식감을 즐기지 않는 이들에겐 호불호가 있겠어요.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나와 수조를 보려는데 맺힌 이슬로 인해 잔고기들을 보이질 않습니다.

뭐 여하튼 간 그렇게, 전반적으로 무난했던 식사였습니다. 배가 두둑해져 매운탕은 훗날의 언젠가로 기약을 했구요.

 

이 집의 곰장어, (이 지점부터 자연스럽게 곰장어로 부르고 싶어 지는데) 일반적은 포차의 꼼장어를 생각한 이들에겐 꽤나 난이도는 좀 있을 듯합니다. 정말 꼼장어 아닌 곰장어란 표현이 더 어울리기도 해요. 꼼지락보단 그대로의 것이라 말이죠. 그래도 아쉽게 만나지 못한 쥐치 매운탕이 참으로 괜찮다고도 하니 통영 여행 중 방문한 번 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독특했던 메뉴 표기도 참 인상적이었고 말입니다.

 

통영 바닷가 인근 ‘한려곰장어’의 꼼장어 아닌, 곰장어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경남 통영시 정량동의 ‘한려곰장어’

- 영업시간 매일 06:30 ~ 20:30 (굉장히 이른 시각에 오픈하는데, 문득 그 시각 식당의 풍경이 궁금하긴 하다.)

- 주차는 가게 측면으로 한두 대 정도는 가능해 보인다.

- 테이블식 구조 (단체를 위한 좌식 룸도 지원하는 듯) / 화장실은 외부 위치로 기억한다. (남녀 구분)

- ‘백년가게’ 타이틀을 획득 중인 곳으로 통영에서 곰장어, 쥐고기(쥐치) 매운탕으로는 알아주는가 보다.

- 필자는 곰장어두루치기를 주문했는데, 소소한 볼락조림도 기본 찬으로 아담하게 등장한다.

- 부산 일대의 기장산 꼼장어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싱싱함과 실함이 느껴지는 꼼장어.

- 단, 바닷가 인근의 꼼장어라 그런진 몰라도 특유의 흙맛이 꽤나 강한 편이다. 이는 부산에서의 맛과도 동일한데, 흔히 접하는 도심의 꼼장어를 생각했다면 조금 난이도가 있을 수도.

- 껍질째로 나오는 점도 그러하다. 흐물흐물한 식감을 선호하지 않는 이들은 참고하시면 좋겠다.

- 곰장어두루치기, 용어의 차이로 부산의 곰장어볶음과 큰 차이는 없다. 다만 좀 더 국물이 많았고, 이 집의 양념은 독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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