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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편/충북 청주시

(충북/청주시) 간장삼겹살 시오야키의 도시 청주, ‘삼남매생삼겹살’

고독한 먹기행 (235) - 충북 청주시 상당구 서문동의 ‘삼남매생삼겹살’

 

뻔하지 않은 먹개론(槪論)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관찰형 아재

지갑만 얇아졌을 뿐. 광고성, 홍보성의 글은 일절 없습니다.


간장에 담긴 삼겹살처럼 그 매력에 제대로 스몄다.

시오란 단어도 소금 아닌 간장이 자연스레 연상되니 신기할 따름!


 

이웃나라임에도 먼나라 일본처럼, 필자에겐 익숙하면서도 먼 도시가 바로 청주입니다. 어린 시절 청주삼촌으로도 불렸던 큰삼촌을 만나러 가장 자주 오갔던 도시였는데요. 기억은 그 시절 거기에서 멈춰있으니 말이죠. 그렇게 인연이 꺼먹꺼먹해지나 싶었는데, 웬걸.

고독한 먹기행을 집필하기 시작하니 눈에 아른거리는 소재가 바로 청주의 대표 음식이라 할 수 있는 시오야키, 별칭 간장삼겹살이었습니다.

 

주류는 충북의 대표 소주 ‘시원’.

 

간장에 담갔다 굽는 삼겹살입니다.

놀라울 정도로 청주 시내 일대에선 이런 집이 당연하달 정도로 흔한데요. 흡사 대전에만 있고 어느 식당에서라도 갑작스럽게 튀어나오는 두부두루치기, 그리고 순대국밥의 대전식 파다대기와도 닮은 그 지역만의 음식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흥미로운 소재를 위해 명절 기해서 경유지로 청주의 한 고깃집을 찾아가봤습니다. 간장을 약재에 달인다고 하네요. ‘서문시장’ 삼겹살거리에 위치한 ‘삼남매생삼겹살’을 이백서른다섯 번째 고독한 먹기행으로 만나보겠습니다.

 

* 시오야키(간장삼겹살): 엄밀히 따지자면 쇼유야키여야 할 것 같은데, 시오야키다. 청주에서 삼겹살 소금구이가 널리 퍼지면서 일제식 시오야키란 표현이 굳혀진 모양. 이후 간장으로 잡내를 잡는 스킬도 동시에 퍼져나간 듯한데, 이게 시오야키란 표현으로 총망라된 듯하다. 정확하진 않고 알음알음이다.

 

 

 


게시글 하단의 요약 정보만 참고 가능


 

 

 

 

 

 

금돼지 동상이 애처롭게 빛을 발하고 있는 청주 서문시장의 삼겹살거리입니다.

눈발이 거센 연휴의 날, 이 굳건하고도 통통한 황금돼지의 동상을 담아봤습니다. ‘너 참으로 고생이 많고 굳건하다.‘

그나저나 ‘성안길’도 그렇고, 시장도 그렇고. 유독 청주에서 처음 듣는 듯한 단어들이 어디선가 만나본 듯한 데자뷔가 뜨문뜨문 들었는데요. 정말 어린 시절에 무의식적으로 남은 기억일 수도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소개할 집입니다. 사전 조사 중 여러 집들을 확인할 수가 있었는데, 가장 유명한 것 같은 집은 휴무였고, 무엇보다 기사 상황이 너무도 좋지 않았기에 숙소 인근의 이곳을 타겟으로 삼았습니다.

그래도 그런 지론이라 발걸음은 거리낌이 없었습니다. 삼겹살거리라는 의미도 있거니와 준수한 평점의 적절한 리뷰 수의 이런 집. 대개 경험상 이런 집들이 손님들에 대한 집중도가 좋아 괜찮은 확률이 높거든요.

 

 

 

 

입장하니 준수한 수의 손님들이 있었는데요. 좀 이른 시각에 찾아서인지 나가는 길로 손님은 더욱 늘어났던 것 같습니다.

 

 

 

 

먼저 자리를 잡고 앉아 시오야끼에 대한 짧은 소개부터 정독을 했습니다.

허, 이곳은 이렇답니다. 단순히 간장을 쓰는 줄 알았건만 한약재와 과일로 달인 간장이라 하네요. ‘청주만의 삼겹살을 위한 공이 지극하고도 정성이어라!’ (이건 진심입니다.)

 

 

 

 

메뉴판입니다. 가격대는 역시나 서울보다는 저렴한 편이죠.

삼겹으로 2인분을 가주었고 된장찌개 별도 추가와 함께 지역 소주를 찾았는데요. 같은 충청이란 생각에 실수로 린을 찾았고, 린은 없다는 주인장의 대답에 살짝 당황했던 필자입니다. 충청의 청, 청주라지만 이곳은 엄연히 북도. 충청북도의 시원으로 정정 주문 완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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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깔린 기본 찬들입니다. 역시 이런 게 지방의 맛입니다. 서울에선 이 가격에 접하기 힘든 기본 찬들이 줄줄이 나옵니다. 물론, 서울이 태생적으로 각박하다기보단 자릿세와 물가 차이가 자연스레 만들어낸 그림이 아닐까도 싶네요. 더덕무침이 꽤나 임팩트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고추다대기, 고추다짐라 해야 할까요? 충북에서 주로 나오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찾아보니 꽤나 검색이 됩니다. 주인장께서 이건 쌈장에 더하라 하십니다.

 

 

 

 

 

찌개는 냉이된장의 스타일입니다. 간은 좀 강했으나 개인적으론 삼겹살엔 냉이된장찌개가 좋습니다. 맛좋은 파절임까지 나와주어 한 상 세팅은 완료입니다.

 

 

 

 

시오야키(시오야끼, 간장삼겹살)

 

그리고 정성껏 달이셨다는 간장과 함께 삼겹살이 등판했습니다. 그릇을 들고 향부터 음미했는데요. 진짜입니다. 특유의 짠 향보다도 진한 약재의 향이 풀풀. 보약 같다 해도 될 간장이라 하겠습니다.

 

 

 

 

 

푹 담가 적셔줬다가 불판 위로 안착시켰습니다. 맛을 보기 전인데, 그냥 이런 별도 제조 간장에 생삼겹을 한 번 담근다는 행위 자체가 괜스레 대단한 걸 한 기분입니다.

 

 

 

 

 

 

불판 위로 가득 올리는 스타일이 아니다 보니 늘 삼겹살의 메인컷은 건지기가 힘드네요.

여하튼 간 올리자마자 적셔진 간장으로 인해 파찰음이 상당하단 것 외엔, 육안으로 큰 차이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윤기가 좀 더 좌르르해 보이는 정도랄까요?

 

 

 

 

 

잘 구워내서 맛을 보는데, 음. 그래도 정말 한 번 적신 덕에 약간장의 향이 홱 돕니다. 그리고 맛있습니다. 솔직히 간장으로 인해 맛이 확 뛰었다거나 색다름을 주거나 하는 정도는 아닌데, 의식이 살짝 가미되어 그런가? 촉촉한 느낌도 들고 말이죠. 확실히 잡내를 어느 정도 잡아주는 효과는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생각도 한 편 드는 것이 고기만 먹어도 맛있다란 생각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이 집의 고기 질 자체가 좋은 느낌이었는데, 개인적으로 간장은 덤이자 새로운 경험 추가한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이 집으로 선택하길 잘했다.‘ 싶은 생각이 내내 들었고 만족스러웠습니다.

아까 소개시켜주신 쌉싸롬한 고추다대기를 쌈장에 곁들이니, 이게 또 간장과는 별개로 좋네요. 한 번 방문했을 뿐이지만 느껴집니다. 여긴 좋은 집이고 맛집입니다. 아마 간장이 없어도 맛있다고 먹었을 집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드는 생각이라면 그냥 청주에서 유독 삼겹살에 정성스레 들이는 공이 입맛을 더 돌게 하고, 맛깔나게 색감과 과정을 더해 이곳만의 삼겹살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드네요. 간장 빼고도 모든 게 기대 이상이었으니까요.

다른 쪽으로 생각해 보자면 음식이 그렇습니다. ‘어떻게 해서 드세요.’ 라던지 ‘이렇게 드시면 더욱 맛있습니다.’ 란 나름의 과정은 필요합니다. 그냥 그 한 마디가 이야기가 되고 맛있게 만들기도 합니다.

 

 

 

 

 

뭔가 삼겹살집에서 웃픈 그림입니다. 필자의 시오야키 탐방은 여기까지입니다.

느낌으로 고른 삼남매집의 선택은 좋았습니다. 오직 청주에서만이란 소재 자체가 좋았던 건데, 맛도 좋네요. 이 집이 이정도면 무수한 집들 중 괜찮은 곳이 꽤 되겠구나 생각도 들었구요.

 

‘그래, 인정.’ 들이는 공만 봐도 충분히 삼겹살의 도시라 할만합니다.

어린 시절 멋도 모르고 들락날락했다가 아저씨가 되어 삼겹살로 찾은 청주. 그리고 ‘삼남매생삼겹살’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서문동의 ‘삼남매생삼겹살’

- 영업시간 매일 10:00 ~ 22:00

- 주차는 지방이기도 하고, 근방 주차장 이용이 어렵지 않아 보인다. (시장 내 위치해 있어 바로 앞은 불가하다.)

-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외부로 추정인데, 가보지 않아 모르겠다.

- 청주의 명물, 시오야키를(간장삼겹살) 만나기 위해 방문한 곳.

- 숙소 근처였고 준수한 평점과 적절한 리뷰를 근거로 찾았다. 그리고 삼겹살거리에 있다는 점으로.

- 삼겹살을 담그는 간장은 청주의 공통 또는 이곳만의 방식일지 모르겠으나 약재와 과일로 달여낸 전용장이라 한다.

- 맛있다. 그리고 서울 거주인의 입장에서도 반찬도 푸지다. 지방스럽다고 해야 할까? 간장이 없어도 충분히 맛있게 먹었을 삼겹살집. 간장의 방식은 필자에게 덤이었다.

- 간장에 담갔다 구우면 특유의 향이 돌긴 하는데, 오로지 간장으로 인해 맛이 바뀌었다고 할 수 없는 보조제 정도의 역할. 그래도 기분 탓인지 더욱 맛나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수분이 느껴지기도 하고, 잡내는 잡아주는 듯하니 말이다.)

- 그냥 청주는 삼겹살에 대한 나름의 섬세함과 철학이 있는 것으로 정의했다. 이렇게 고기 육질 외에도 삼겹살을 위해 공을 들이는 곳이 있었을까? 나름 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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