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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편/충북 청주시

(충북/청주시) 들기름 청어알 카펠리니와 떡튀김, 한식주점 ‘주주옥‘

고독한 먹기행 (240) -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남문로2가의 ‘주주옥’
 

뻔하지 않은 먹개론(槪論)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관찰형 아재
지갑만 얇아졌을 뿐. 광고성, 홍보성의 글은 일절 없습니다.


 
급체 후 되살아난 청주에서 우아하게 즐긴 퓨전 한식주점입니다. 따스한 분위기에 눈이 아주 많이 내리는 날과도 꽤나 어울렸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퓨전 한식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도 어울림이 있었고, 다양한 우리 주종으로 구성된 것도 근사한 밤에 보탬이 되었다고 할까요?
앞으로 이런 곳이 좋아질 것만 같습니다.
 

 


소위들 말하는 요샛 감성이 듬뿍 들어간 한식주점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쓸쓸하지마는 더 늙기 전에, 조금이라도 젊을 때 즐겨야겠구나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린 시절 나도 모르게 남아 있는 청주의 기억 때문일지, 왜인지 그 이름도 낯이 익은 청주의 성안길에 위치한 ‘주주옥’이 이번 이백마흔 번째 고독한 먹기행의 주인공입니다.
 
 

 


게시글 하단의 요약 정보만 참고 가능


 
 

 
 
 

 


유독 눈이 심하게 몰아치는 청주에서 찾은 주주옥입니다. 아니, 대피할 곳을 찾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수준이었습니다.



 


이곳 외에는 적절한 피신처는 없다는 판단이었기에 웨이팅도 감행해야 했는데요. 다행히 궂은 날씨 덕인지 앞으론 한 팀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청주의 핫플레이스라 그런지, 느긋하게 즐기는 이들도 많아 한 30분 가까이 기다렸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성안길 내 주막 아닌 어느 주점으로 입성했습니다. 요새 컨셉이 가미된 퓨전의 느낌이 짙었는데요. 뭔가 한옥적이면서도 이자카야스럽기도 한 내부가 그 이유입니다.



 


직선의 미가 유독 많았으니까요.
농담삼아 벽에 걸린 그림을 보며 이자카야가 우리 백자를 훔친 것 같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영업시간 및 매장 관련 상세 정보는 이미지를 참고해 주시구요.



 

 

 


메뉴판을 넘겨보는데, 음. 일식 주점의 풍이 있긴 해도, 술도 그렇고 한국의 것들이 심지 꼿꼿하게 자리를 잡고 있네요. 당일 찾았던 옆동네 예산의 추사 선생도 보입니다.



 


안주는 되려 약간 이태리의 기운이 침투해 있네요. 그래도 단어의 조합만으로 궁금증을 유발하는 메뉴들이 꽤 보입니다. 아쉽지만 서문시장에서 간장삼겹을 굽고 온지라 안주는 조금 가벼운 녀석들로 갔고, 주류만 힘을 주기로 했습니다.

고로 들기름 청어알 카펠리니와 마찬가지 재료인 청어알 떡튀김으로 주문했는데요. 곁들임만으로도 두 개 이상은 주문이 가능했기에 가벼운 2종을 선택했습니다. 중복이긴 하지만 곁들임에서 그 외엔 딱히 와닿는 게 없어 선택한 구성입니다.
그리고 주류는 청주 쪽의 빙탄복으로 선택.

* 빙탄복 : 엄밀히 따지면 스파클링 복분자로 과실주다. ‘시원하게(氷) 삼키는(呑) 복(福)’이란 뜻으로 배상면주가의 브랜드. 탄산 복분자란 뜻과도 음절이 통하는 듯해 작명이 좋다 생각했다.

청주의 두 맑을 청(淸州, 淸酒)과 청어의 푸를 청(靑) 투성이. 억지스럽지만 나름의 의미를 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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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기름 청어알 카펠리니


청어알 뭉티기가 올라간 한국식 카펠리니 먼저 등장합니다. 예쁘네요.

* 카펠리니 : 이태리식 면 또는 면요리라는데, 이런 젓갈류를 곁들여 우리네식으로 재해석들을 하나 보다. 처음 먹어봤다.



 

 

청어알 떡튀김


마찬가지로 청어알이 듬뿍 들어간 떡튀김입니다. 마요네즈 소스도 어찌 이리 예쁘게 찍힌 건지, 마찬가지로 예쁩니다.




빙탄복이란 복분자로 청주성찬 시작.



 


슥슥 비벼서 카펠리니 먼저 한입 후루룩 해봤습니다. 음, 고소한 들기름과 백김치가 어우러지니 흡사 백비빔국수 같기도 하네요. 전반적으로 차가운 편이었기에 꼬들국수에 가까운 식감이었는데요. 청어알이 비슷한 식감을 보태줍니다.
카펠리니란 단어를 보지 않았다면, 그저 소면인 줄 알았을 겁니다. 좋게 말하면 한식처럼 잘도 스몄네요. 안주로는 훌륭한 편이었습니다.



 

 


알튀김도 한입 해봅니다. 음, 중복의 구성만 아니었다면 곁들임 각자가 매우 마음에 들었을 것 같습니다. 공복인 상태로 메인 하나에 곁들임 더했더라면 더 만족했겠네요.
도톰한 춘권인데 진득한 떡과 찝찔한 청어알의 조화, 이것도 나름의 매력이 있습니다.



 


두 번째로 더한 주종은 단감명작이었습니다. 솔직히 복분자인 빙탄복보다도 마음에 들었네요. 색감도 이곳과 더욱 어울리고 말이죠. 향은 지금도 기억에 남습니다.



 

 


뭔가 바깥의 눈바람은 거센데 이 테이블만은 느리게 흘러가는 기분. 취했습니다.
‘아, 이런 집. 집 근처에 있었다면 자주 찾았을 텐데.’ 연신내에서 비슷하게 만난 ‘호랭이술상’보다도 좋았습니다.

양각으로 찍힌 팻말처럼 눈도장, 발도장 제대로 찍고 가는 주주옥과 청주의 성안길.


 
 


사진이 다 말해주니 글이 짧아도 좋네요.
‘다음에 또 보자!‘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남문로2가의 ‘주주옥’

- 영업시간 17:00 ~ 01:00
- 라스트오더 00:00 또는 01:00
- 금, 토는 02:00 까지
- 매주 일요일 정기휴무
- 주차는 불가해 보인다. 바로 앞이 ‘성안길고객주차장’이긴 한데 큰 의미는 없어 보인다.
- 웨이팅은 주의가 필요하다. 들어가면 진득이 오래 즐기고 나오는 것 같아 오래 기다려야 했다. 오픈런 추천.
-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반외부로 기억 (남녀 구분)
- 퓨전 한식주점. 이자카야스러운 분위기에 구성은 퓨전 한식과 우리 술 위주다.
- 주점치고는 안주 퀄리티가 좋았다. 들어간 건 적다 쳐도 깔끔하게 멋들어지게 나오는 것도 좋았고 말이다.
- 특히나 요즘 스타일의 청주, 매력적인 과실주 등을 만날 수 있어 마음에 들었다.
- 다양한 조명과 색감이 인상에 남았기에 도깨비 술상의 술판을 즐긴 것도 같았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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