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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편/전남 목포시

(전남/목포시) 썩어도 준치 회무침과 밴댕이사시미, ‘선경준치회집’

고독한 먹기행 (230) - 전남 목포시 온금동의 ‘선경준치회집’

 

뻔하지 않은 먹개론(槪論)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관찰형 아재

지갑만 얇아졌을 뿐. 광고성, 홍보성의 글은 일절 없습니다.


 

 

목포 여행 당시, 사전 조사 중 눈에 띄는 키워드 하나. 바로 ‘썩어도 준치’라는 값어치를 나타내는 표현의 대명사, 준치였습니다. 당시가 10월이었으니 이게 제철은 아닌 듯해 괜찮을까 싶다가도 주로 무침으로도 선보이는 듯해 큰 영향은 없겠다 싶어 소재로 낙점했었습니다.

 

 

그러한 만남의 과정 중 얻어걸리게 된 것이 강화, 인천의 명물이라 하는 밴댕이회(디포리)였는데요. 이곳 목포의 사람들은 특이하게도 송어라 부르고 있었습니다. (인천 차이나타운 근처로도 밴댕이집들이 옹기종기 모인 골목이 있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강렬한 생선을 두 종이나 한 날에. 다소 과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내내 입은 바빴던 시간이었습니다.

목포의 9미(味) 중 하나라 불린다지요. 준치회무침과 송어사스미를 만난 ‘선경준치회집’을 이백서른 번째 고독한 먹기행으로 만나보겠습니다.

 

 

 


게시글 하단의 요약 정보만 참고 가능


 

 

 

 

 

 

도착한 ‘선경준치회집’의 모습입니다. 오랜 구옥을 개조한 식당이라 그런지, 남도 로컬 음식점의 향기는 아주 물씬이네요.

 

 

 

 

들어가 보니 요새 접하기 힘든 좌식.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었구요. (안쪽으로 별도 테이블의 공간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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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보이진 않지만 목포항 인근의 정취와 함께 식사를 할 수 있었던 점도 좋았습니다.

하루의 긴 시간을 운전하고 걷는 끝에서 만나는 지방의 좌식. 이런 건 서울보다 빠르지 않아 좋습니다.

 

도착하느라 지친 하루, 털썩 앉아 첫날의 저녁을 맞이해 봅니다.

 

 

 

 

메뉴판입니다. 이날은 점심도 날것이었기에 회가 강하게 다가오진 않았으나 별수 없었습니다.

이때가 아니라면 기회가 없었고, 준치와 밴댕이는 가장 놓치고 싶지 않은 소재였으니까요. 다만, 제철이 훌쩍 지났단 점이 가장 신경 쓰이는 요소였는데요.

긴 무더위로 인해 올가을 유독 아쉽게 접한 전어를 근거로, 이 녀석들은 반대로 철이 길어지진 않았을까? 일말의 기대를 머금고 주문했습니다.

송어사스미라는 독특한 목포 별칭의 밴댕이회와 준치회무침을 주문했습니다. 가격대는 준수한 편이란 생각입니다.

 

 

 

 

속전속결로 찬들이 깔리고 주메뉴들도 속속들이 등장했습니다. 목포 9미 중 하나와의 첫 대결 개시.

찬들은 역시나 전라도스러운 찬들이네요. 식당 여러 곳을 돌며 느낀 공통점이라면 전라도의 찬은 짙고 무르고 강합니다. 그리고 보태진 쿰쿰함.

갈치속젓도 나와 한소끔 맛을 봐주니, ‘음. 역시.’ 서울의 고깃집 속젓으론 느끼지 못할 찌릿한 쿰쿰함이 훅 들어옵니다. 남도에서 젓갈 시식은 필수네요.

 

 

 

송어사스미(밴댕이회)

 

바로 밴댕이부터 공략했습니다.

본래는 ‘반지’라는 생선이랍니다. 실제 밴댕이는 따로 있다고 하는데, 어찌 이리들 부르게 되었다고 하는 생선이라 합니다. 흔히 속 좁은 이를 밴댕이 소갈딱지라 부르는 것처럼 작은 크기로, 한 마리 그대로를 포를 뜬 사시미의 형태였는데요.

 

 

 

 

쌈으로 한 입 해보았습니다. ‘음, 뭉글뭉글한 식감.’ 이걸 굳이 맞춰보자면 갈치회와 고등어회의 중간 정도되는 무르기인데요. 원래 이런 것인지 정말 철을 못 맞춘 탓인지, 와닿는 고소함은 솔직히 좀 덜했습니다. 심심한 감이 강하기도 했구요.

 

 

 

준치회무침

 

이를 카바해 주라 준치무침아. 하고 녀석도 한 점 해보았는데. 크, 시큼무쌍합니다. 양푼이가 별도로 나와 보통 회비빔밥으로 즐기시는 듯한데, 그렇다 해도 개인적으론 좀 간이 과했습니다. 참기름을 요청해 한 바퀴 두르니 그나마 좀 나아졌던 것도 같습니다.

 

그래도 왜 썩어도 준치라 하는가 대충 짐작은 할 수가 있었습니다. 수분이 배어 맛이 물러져도 그 특유의 빡빡한 식감이 느껴지더군요. 좋은 쪽으로 푸석함 감이 갈치구이와도 같은 빽빽한 밀도.

다만, 이 친구도 밴댕이사시미마냥 뼈가 좀 억셌습니다. ‘세꼬시 두 종은 역시나 좀 과했나?’ 제철이 아닌지라 판단이 제대로 서질 않으니 아쉽기만 하네요.

 

 

 

 

날 것에 강한 연인도 좀 과했었나 봅니다. 목포에서 생선회와의 만남은 여기서 딱 종료되었거든요.

하나 정도는 현지 주민들로 보이는 이들이 주문한 갈치조림으로 갈 걸. 뒤늦은 후회를 하고 맙니다. 맛있게 접하는 듯한 옆테이블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습니다.

 

그나저나 맛 좋다는 준치. 개인적으론 잔가시가 빡빡했기에 왜 구이 아닌 무침으로 즐기는진 모르겠으나,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제철에 만나보길 기약하며. 글도 아쉽게 마무리입니다.

 

 

 

 

목포항 인근에 위치한 ‘선경준치회집’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전남 목포시 온금동의 ‘선경준치회집’

- 영업시간 10: 30 ~ 20:40 /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 주차는 가게 앞 갓길 또는 인도변으로 주차를 하는 듯한데, 그리 권장하진 않는다.

-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외부에 위치 (남녀 구분)

- 퍼석퍼석한 밀도 있는 조직이 느껴지는 식감의 준치와 몰랑하게 문드러지는 식감의 밴댕이를 주력으로 하는 곳.

- 활어회만을 또는 식감 있는 회를 선호하는 이들에겐 다소 호불호가 있겠다. 전어 등의 세꼬시와 마찬가지로 뼈째 포함된 생선으로 잔가시가 좀 짓궂다.

- 제철에 만나지 않아 그런지 뼈가 억센 감이 다소 있었는데, 이는 포를 뜬 밴댕이도 마찬가지.

- 이런 회 특유의 기름진 고소함도 덜했는데 이 또한 아쉬웠던 이유 중 하나.

- 회무침의 경우 개인적으로 간이 과했단 느낌이었다. 중화를 위해 참기름을 별도로 요청했던 필자다.

- 결론적으로 생소한 두 종의 회를 한 번에 만난 건 좋았으나, 전반적으로 아쉬움이 많았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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