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181) - 이탈리아 아말피의 ‘페스케리아 시카’
이동이 많은 고된 유럽 여행 중에도 이틀 동안은 꿀 같은 휴양을 만끽할 수 있던 곳이 아말피였습니다. 낮에는 레몬과 바다의 색상이, 저녁엔 파스텔톤의 은은한 조명들로 가득한 꿈의 도시와도 같았는데요.
그런데 이런 이질적인 도시에서도 익숙한 기름의 향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바로 그 꼬소한 향기의 오징어튀김 말입니다.
재미난 것이 구글 지도를 통해 검색하면 ‘어물전’을 다루는 집으로 조회됩니다. 아말피의 조그마한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튀김집으로 ‘페스케리아 시카(Pescheria CICA)’란 곳인데요. 번역을 돌리니 나오는 뜻한 ‘생선장수 시카’였습니다. 시카란 뜻은 검색을 해도 나오지 않아, 그냥 생선장수 시카의 집 정도로 소개해 보겠습니다. 아말피의 생선, 오징어튀김집이 이번 고독한 먹기행 백여든한 번째 이야기입니다.
※ 상세한 매장의 요약 정보는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이곳에 오징어튀김이? 란 소식을 듣고 찾은 ‘생선장수 시카’입니다. 이때까진 지중해 인근으로 칼라마리라는 오징어튀김 요리가 널리 퍼져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그 모습의 완전히 흡사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 이곳의 튀김도 그러한 음식의 일종인 것 같았는데요.
음, 도착해서 슥 보니 매장 내 취식도 어느 정도는 가능하고, 튀기는 중의 사장님 앞에 서있기도 하고 딱 우리나라 분식집스러운 모습이네요. 저 타일의 톤은 아말피를 말해주고 있지만요.
들어와 메뉴판을 보니 포케도 주문이 가능합니다. 음, 어려웠습니다. 이탈리아 여행 내내 입에 붙지 않던 음식이 바로 포케였거든요. 바다 인근인지 유독 포케가 많이도 보였는데, 샐러드와 밥이 섞인 저 시원한 조합은 필자 입맛엔 아직 정착하진 못한 상태입니다. (연인은 참으로 좋아했습니다.)
우선은 대표 메뉴로 보이는 쿠오포 시카와(12유로, 한화 약 1만 9천 원) 포케, 페로니 맥주 2병을 주문했습니다.
연어포케 (Poke Salmone)
아직은 어려운 연어포케. 미리 준비 후 냉장 보관을 해두기에 바로 꺼내주셨던 것 같습니다.
쿠오포 시카 (Cuoppo CICA)
(모둠 해산물 튀김인 것 같습니다. 원형 종이컵에 담아 먹는 튀김 요리를 ‘쿠오포’라 하는 듯)
쿠오포 시카라는 모둠 해산물 튀김도 컵에 담겨 등장했습니다. 오, 비슷하긴 하다. 갖가지 종류의 튀김이 꼬챙이로 컵에 담겨 나왔는데요. 멸치, 오징어, 어묵, 새우, 감자 등의 구성이었던 것 같습니다.
확실히 좀 이질적인 기분을 느끼긴 했습니다. 보기도 힘든 크기의 레몬이 가득한 판타스틱한 이 동네에서 기름내 풍기는 익숙한 튀김 요리를 만났으니까 말이죠. 쫑쫑 썬 둥근 모양의 오징어튀김 먼저 맛을 보았는데, 음. 친숙합니다.
다만, 그럼에도 차이가 없진 않습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바삭하고도 하얀 기운 도는 정갈한 오징어튀김이라기보단 까끌까끌하게 튀겨진 정도의 오징어튀김이랄까요? 보이는 것만으로 묘사하자면, 흡사 요리를 못하는 이가 처음 튀김에 도전해 튀긴 듯한 느낌도 납니다. 좋게 말하자면 재료 그대로의 맛에 집중한 튀김의 느낌이었는데, 음. 무난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극찬할 정도까진 아니고 그냥 길거리에서의 튀김, 지중해의 칼라마리를 간접 체험했다고도 생각하니 나쁘지 않은 수확이란 생각이었습니다. 아말피에 오셨다면 그래도 한 번 찾아보는 건 추천이고 말이죠.
이태리 아말피에서 만난 ‘생선장수 시카’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이탈리아 아말피의 ‘페스케리아 시카(Pescheria CICA)’
- 영업시간 06:30 ~ 13:30, 16:30 ~ 20:00 (일요일은 13:30 까지로 점심까지만 영업하나 보다.)
- 주차는 불가하고, 차량 진입 시 굉장히 혼잡하다. (거의 외길인데 그 길로 차량이 지나다니는 것도 신기할 지경이다.)
- 테이블식 구조로 매장 내 취식도 가능한데 포장 전문점에 가까워 보인다.
- 해산물 튀김을 주력으로 다루는 곳으로 포케도 주문 가능.
- 이곳의 대표 메뉴인 쿠오포 시카(Cuoppo CICA)는 모둠 해산물 튀김 정도라 보시면 되겠다.
- 쿠오포(Cuoppo)의 뜻은 무엇인가 하고 보니 튀김 요리를 원형 종이컵에 담아 먹는 방식의 길거리 음식. 오징어가 들었으니 지중해식 오징어튀김이라는 칼라마리라고도 할 수가 있겠다.
- 맛을 본 감상으론 정말 맛있다까진 아니었다. 한국의 튀김이 되려 더 맛있다는 생각. 그냥 이 먼 나라 외딴 휴양지에서 한국향 나는 튀김을 만났네! 정도. (반갑다! 하고 외딴 곳에서 친구를 만나 격한 악수를 나누는 기분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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