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203) -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파스티체리아 부친토로’
유럽 여행의 사진들을 둘러보니 베이커리 위주의 디저트 먹기행과 빵지순례는 현저히 적었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유를 생각해 보니 젤라또에 치중이 되어 있기도 했고, 숙소의 조식부터 시작해 거의 모든 테이블에서 빵이 등장하기에 갈구가 약했나 싶네요.
그래도 다행히 그중 거의 유일하다시피 ‘내가 이탈리아 제과계의 참된 디저트 중 하나요.’ 하는 사진이 눈에 훅 들어옵니다.
물의 도시 베네치아에 도착하자마자 만난 이탈리아 카니발의 디저트, 카놀리(Canoli)였습니다. 목적을 두고 찾은 건 아니구요. 워낙 인근에 카놀리집들이 곳곳에 보이길래, 이때 아님 또 언제겠나 싶어 바삐 걷던 중 홱 집어 들게 되었네요. (워낙 양산형의 관광화된 집들인 것 같아 멈칫하긴 했습니다.)
‘파스티체리아 부친토로(Pasticceria Bucintoro)’라는 곳의 카놀리를 집어든 이야깁니다. 이백세 번째 고독한 먹기행으로 잠시만 들러보겠습니다.
* 부친토로: 베네치아 행사에 쓰이던 호화 선박으로 곳곳에 이 단어를 쓴 상호의 가게들이 있다.
※ 상세한 요약 정보는 게시글 최하단에 정리해 두었으니, 시간이 촉박한 분들은 요약 정보만 참고 부탁드립니다. ※
카놀리집 중 이곳을 찾은 이유라면 그렇습니다. 이태리 여행 중 아주 잠깐의 도시 베네치아였기에 사전 조사가 너무 적었던 게 그 이유가 되겠네요.
걷던 중 우연히 이태리 카니발의 디저트를 목격하고는 ‘이 다음, 그 다음 골목에서 이런 집이 없으면 어떡하지?’란 생각을 하고 냉큼 들어가게 되었으니까요. (사실 지천에 널린 것이 유사한 카놀리집들이었습니다.)
그리곤 들어가자마자 아차 하고는 후회를 해버립니다. ‘너무 성급했나?’
누가 봐도 이태리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는 직원이 있는 것도 그러했고, (물론 당연히 모르는 거지만) 무엇보다도 굉장히 이른 시각임에도 상당한 양의 카놀리와 디저트가 비치되어 있는 것이 그런 생각을 들게 했습니다.
이 많은 걸 당일 아침에 만들었을 리가 없으니까요. (물론 또 모르는 거지만) 그렇게 순간, 불안감이 엄습해버리고 말았습니다.
피스타치오 카놀리
단 한 개만 구매해 봤습니다. 피스타치오의 나라답게 항시 있는 그 맛 피스타치오로 말이죠.
그래도 눈이 즐거운 건 사실이었습니다. 영화 ‘대부’의 대사로도 알려진 녀석이라죠? 생각보다 조그마한 크기는 의외였습니다.
적당한 곳에서 한 컷 남겨주고 한 입 해보았습니다. ‘으음. 이거 굉장히 단데?’
원래 이런 건가는 모르겠네요. 과장 보태 땀샘에서 당도가 나올 법한 당도입니다. 귀엽게 생긴 녀석이 주는 부담이 상당했는데, 경험이 없으니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빵에서 느껴지는 맛이 퍼석한 것이 영 매력은 못 느꼈습니다. 이건 좀 확실하지 않나 싶은데, 제과란 풍미보단 길거리의 흔한 느낌에 가까운 맛입니다.
그러고는 거듭 후회를 했기에 여행 흔적의 사진 속 우선순위에서도 꽤나 밀렸나 봅니다.
그래도 유일하게 이태리 디저트스러운 한 장을 남겨줬는데 말이죠. 피렌체의 티라미수만은 당연 못하지만, 필자의 첫 카놀리란 인연은 인연이네요.
매번 성공은 없습니다. 유럽이라 관대할 수는 있겠으나 어찌 되었든 천 인연의 카놀리를 가볍게 소개해 봤습니다.
이때부터, ‘그래. 앞으로 뭐가 되었든 첫은 소개하는 것으로.’ 두온세 번째 고독한 먹기행의 이야기였습니다.
베네치아의 수로와 가면 가게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파스티체리아 부친토로(Pasticceria Bucintoro)’
- 영업시간 07:00 ~ 20:30 / 매주 월요일 휴무
- 포장을 위한 각종 디저트를 판매 중인 가게. 피자와 파스타도 베네치아 도심을 돌아다니며 먹을 수 있게 나오는 것 같다.
- 유리창으로 보이는 카놀리에 혹해 덜컥 집어 들었는데, 유사한 집들이 지천에 널려있었으니 신중한 사전 조사를 권장한다.
- 피스타치오 카놀리를 한 개 구매. 시식한 평으론 너무 달았다. 빵에서도 임팩트는 느끼지 못했고 말이다. 그저 관광지의 흔한 길거리 간식의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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